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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자력본부 주변 여행지 소개 – 부산 묘관음사

  • 201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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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추천 :: 발전소 주변 여행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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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보이게 되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즐겨 읽는 책의 한 구절에서 유서 깊은 문화재와 사찰을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됐던 그 경이로움을 곱씹어본다. 문화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옛 이야기를 품은 문화재들, 지역의 유서 깊은 문화재를 찾아 기장군과 울주군 시리즈로 탐방에 나섰다.

숨겨져 있던 문화재를 캐러 길을 떠나다

묘관음사에서 찾은 보물이야기

곧 휴가철과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7월. 모두들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감흥을 찾으러 밖으로 눈을 돌린다. 감동을 찾아 나서는 여행은 으레 외국이거나 국내 다른 지역의 유명한 곳이다. 학교에 가고 회사를 오가는 일상의 이곳은 그냥 평범한 곳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는 일상의 곳곳에도 여러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다만 몰랐을 뿐이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771호로 지정된 장안사의 유명함에 가려져 다른 보물들을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임랑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너무나 익숙한 그 길옆에 부산광역시 지정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묘관음사가 있었다.

“산사가 부른다.” 문화재를 찾아 나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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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여m 앞 바다를 내려놓고 나무로 우거진 산길을 걸어 올라갔다. 상큼한 초록 여름이 가득한 숲길 끝에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묘(妙)한 기운의 작은 사찰, 바로 묘관음사(妙觀音寺)가 있다.

문을 활짝 연 일주문 너머로 대웅전이 바로 보인다. 널찍하지는 않다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일주문은 사천왕문을 겸했다. 정갈한 마음을 가지고 사찰로 향해 첫발을 딛게 하는 문의 분홍 색감이 신비하게 예뻐 보인다. 문하나 만으로 길을 연 사찰의 첫 대문의 강렬한 첫인상이다. 바람이 불어와 잔잔히 흔들리는 대웅전 앞 종려나무도 색다른 정취를 남겼다.

주지 스님의 예불 소리가 끝나고 법당은 금세 고요와 정적이 함께 한다. 사찰 내에 유난히 ‘정진 중’ ‘조용히’란 문구가 많이 눈에 띄어 조심스레 발을 옮겼다. 가만히 툇마루에 걸터앉아 잠깐이나마 시원한 푸른 빛을 향유한다. 요지부동의 자세로 참선 중인 스님들의 모습도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정진하고 안거하기 참 좋은 곳이다. 볕이 따뜻하니 양감(量感)이 있어 산만한 마음이 사라지는 정적인 공간이랄까. 1941년 지어진 묘관음사는 장구한 세월을 보낸 고찰은 아니지만 오랜 시절 수행의 기운이 응축된 곳이다. 불교계 큰 스님들의 영정과 부도, 탑이 모셔져 있고 수행하고자 이곳을 들르는 스님들이 많다. 명산과 명찰은 그 산과 절에 누가 사느냐가 좌우한다고들 한다. 깃들어 사는 사람이 청정하게 수행하고 바르게 살고자 하는 묘관음사는 충분한 명찰이었다.

묘관음사 도량에 가득 핀 꽃들이 법당 문에도 내려앉았다. 만 가지의 선행을 쌓아야 하나의 꽃이 피어난다고 믿기에 불교에서 꽃은 만행화라고 불린다. 법당 문의 화려한 꽃창살에는 불교의 꽃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하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 듯하다.

아담한 사찰이 품은 큰 보물, 불자와 오여래탱

 사찰 내 깊은 곳에 자리한 조사전에는 일곱 분의 스님들이 모셔져 있다. 성우당, 운봉, 향곡, 혜명스님 등 한국불교의 큰 맥을 이으신 분들의 영정이 모셔졌다는 면에서 사찰의 짧은 역사에 비해 그 의미는 매우 깊다. 모든 번뇌를 씻어내고 참선을 통해 화평을 얻은 그들의 손에는 불자가 들려있다. 불자는 수행자가 마음의 티끌과 번뇌를 털어내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불교용구다. 묘관음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불자는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 사이에 우수한 공예적 수법으로 제작돼 드문 희소가치를 가지는 문화재라고 한다.

이곳 묘관음사의 또 다른 보물은 오여래탱이다. 다섯 여래(부처)의 모습을 정면관 또는 측면관에 따라 얼굴과 몸의 자세, 손과 발의 모습이 조금 다를 뿐 거의 흡사한 도상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원래의 은은한 채색이 여러 번 덧대져 아름다운 가치는 많이 빛바랬지만, 묘관음사 오여래탱은 조선시대 작품 중에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극히 드문 가치 있는 탱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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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품은 묘관음사는 아름답고 화려한 색채를 가진 절이다. 분홍빛의 일주문, 만행화를 품은 꽃창살, 대웅전 벽을 곱게 장식한 심우도까지. 묘관음사가 들려주는 많은 이야기 속에서 오감이 바빠진다. 화려한 색감에 더욱 빛나 아름다운 단청 아래 서서 비록 불자는 들지 않았어도 짧은 합장으로 속세에서 데려온 번잡한 마음의 근원을 돌이켜 보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려본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살면서 마음먹지 않아도 부담 없이 다녀 올 수 있는 일상 속의 아지트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평범한 일상에 이야기를 입히면 그곳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고, 사랑하게 될 것이고,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과 다른 시선으로 평범하기만 했던 일상을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한편의 이야기가 문화재였다. 삶에 새로운 감동을 위해 잘 몰랐던 여러 이야기를 캐러 나만의 길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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