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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첫째 절기, 입춘(立春)

  •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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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_새해 첫절기

 

내일은 겨울이 지나가고 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입춘인데요.
오늘은 입춘에 앞서 미리 입춘을 알아볼까 합니다.

입춘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서 음력으로 보면 정월의 절기이고, 양력으로 2월 4일 경입니다.
태양이 황경 315˚에 왔을 때를 말하며 동양에서는 이 날부터 이라 합니다.

입춘 전날을 철의 마지막이라는 ‘절분(節分)’이라 하며, 이날 밤을 ‘해넘이’라 불렀는데요.
따라서 입춘을 마치 연초(年初)처럼 보고 입춘 날부터 15일간을 입춘 절로 봅니다.

하지만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 상당히 추운 날씨인데요.
24절기는 농본 사회에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농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기가 되겠습니다.

 

◆ 입춘- 봄의 어원

입춘이라는 말은 봄에 들어섰다는 뜻이죠.
봄은 4계절 중 첫 번째 계절로 노랗고 밝고 따듯한 이미지입니다.
봄에는 꽃구경을 하고 언 땅에서는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새순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흔히 봄은 새싹, 청춘에 비유되기도 하는데요.

봄이라는 말의 어원에는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 한 가지는 불의 옛말인 ‘블’과 오다의 명사형인 ‘옴’이 더해져 ‘블+옴’에서 ㄹ이 탈락되고 ‘‘이 된 것으로 불의 기운이 다가옴을 가리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다’라는 말의 명사형 ‘봄’에서 온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우수를 지나 봄이 오면서 겨울 동안 얼어붙었던 땅에 생명의 힘이 솟아나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꽃이 피며 동물들도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들을 새로 본다는 뜻인 ‘새봄’ 준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영어 또한 spring은 봄이라는 뜻 외에도 ‘뛰다’, ‘샘’이라는 뜻이 있는데요.
이 의미들은 원래 같은 뜻에서 나온 것입니다. spring은 깨지다 열리다의 뜻을 가진 어간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고대영어에서는 동사의 어미가 있었기 때문에 명사 spring과 동사 springan이 구별되었습니다.
명사는 샘이라는 뜻이고 동사는 샘솟다, 뛰어나오다는 뜻이었죠. 이 둘은 근원이 되는 곳을 말합니다.
그래서 근원, 시작이라는 뜻도 생겼습니다.

1년의 시작이 봄인 것처럼 예전에는 봄을 the spring of the year이라고 했고, 혹은 잎이 나오는 시기라고 the spring of the leaf라고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spring 만 남아서 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정통한 설을 가려내기보다는 긴 겨울을 지나는 동안 새봄에 대한 염원이 실려 있었다는 것만은 충분히 느낄 수가 있네요.

 

입춘의 다양한 풍습

 

◆ 입춘축, 입춘첩

입춘에는 대문이나 기둥, 들보, 천정 등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또는 ‘입춘대길 만사형통(立春大吉 萬事亨通)‘이라는 글귀를 써서 붙였다고 합니다.

‘봄을 맞이 하여 크게 길하고 따스한 기운이 도니 경사가 많으리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이를 입춘축 또는 입춘첩이라고 하는데요.

입춘첩은 당일 절입 시간(절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추어 붙여야 그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
2015년 입춘 절입 시간은 낮 12시 58분이라고 합니다.

 

◆ 보리뿌리로 점치기

입춘에는 다양한 풍속이 있었는데요.
그 중 재미있는 것이 보리뿌리점입니다.

‘열양세시기’의 기록을 보면 맥근점(麥根占)이라고도 하는데 “농가에서는 입춘날에 보리뿌리를 캐어 그해의 풍흉을 점친다.
그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고,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지금 전승되고 있는 각 지역 보리뿌리점법에서 보이는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보리뿌리의 개수에 따라서 각각 흉년, 평년, 풍년으로 점치는 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입춘날 보리 뿌리를 봐서 뿌리가 많이 돋아 있으면 풍년이 들고 적게 돋아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경기도 시흥·여주, 인천에서는 입춘 때 보리 뿌리를 캐어 보리의 중간 뿌리가 다섯 뿌리 이상이면 풍년이 들고, 그보다 적으면 흉년이 든다고 했는데요.

전남 구례에서는 입춘 때 보리 뿌리를 뽑아 살강 뒤에 놓아두면 보리 뿌리가 자라는데, 보리 뿌리가 많이 나면 길하고 적게 나면 그해 보리가 안 된다고 보았고요.

충남에서는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고 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입춘 날 집안과 마룻바닥을 깨끗이 청소한 뒤 체를 엎어두었다가 몇 시간 뒤에 들어보면 어떤 곡식이 한 알 나오는데, 거기에서 나온 곡식이 그해에 풍년들 곡식이라 믿었다는데요. 정말 신기하네요.

 

◆ 입춘 날씨로 점치기

입춘의 날씨로 한 해의 농사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병이 없으며 생활이 안정되지만 눈이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입춘 날 눈보라가 치는 등 날씨가 나쁘면 ‘입춘치’라 했는데요.
그날 무렵에 날씨의 나빠짐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첫날인 입춘에 이러한 입춘치가 있는 것을 농사에는 나쁘다고 생각했답니다.

전남 무안에서는 “입춘날 눈이 오면 그해 머루가 쓰인다.”라고 하여, 그해 여름 벼농사에 며루(자방충)가 많이 생겨 농사에 해롭다고 생각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입춘 날 바람이 불면 그해 내내 바람이 많고 밭농사도 나쁘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입춘에는 조심할 것이 많았습니다.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날인만큼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게 당연하기도 했겠지요.

그 내용을 보면, 입춘 날 입춘 축을 써서 사방에 붙이면 그해 만사가 대길하나, 이날 망치질을 하면 불운이 닥친다고 했고, 제주도에서는 입춘에 여인이 남의 집에 가면 그 집의 논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 특히 조심했답니다.

또 이날 집안 물건을 누구에게도 내주는 일이 없는데, 만일 집 밖으로 내보내면 그해 내내 재물이 밖으로 나가게만 된다고 합니다.

전남 구례에서는 입춘 날 절에 가서 삼재(三災) 풀이를 하는데, 삼재를 당한 사람의 속옷에 ‘삼재팔난(三災八難)’이라 쓰고 부처님 앞에 빌고 난 후 속옷을 가져다가 불에 태웠다고 합니다.

 

입춘이라고는 하나 쌀쌀한 날씨 때문에 아직은 봄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계절의 변화가 하루아침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하리라 생각하면서도 계속되는 추위에 봄의 기운이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절기는 농사에 맞춰져 있는 편이므로 도시에서 입춘의 기운을 느끼기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색다르게 입춘축을 붙여보는 건 어떨까요?
2월 4일 낮 12시 58분이 절입 시간이라고 하니입춘대길 만사형통,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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