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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원자력 – 고질라

  •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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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 고질라의 탄생

1954년 3월 1일. 마샬 제도 인근의 비키니 섬에서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이 실시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된 낙진은 미국의 예상과는 달리 인근의 론게랍 섬과 우틱 제도의 거주지까지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주민들이 섬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었죠.

이때 일본 어선 제 5 후쿠류마루 호도 방사능 낙진의 피해를 입어 선원들과 잡은 물고기가 방사능에 오염되었습니다.
일본에 선원들은 구토와 두통을 호소하였고, 39세의 무선기장 구보야마 아이키치가 사망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일본 내에서 반핵운동이 크게 벌어졌으며 이를 기리는 비키니 데이(3월 1일)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거대 괴수의 아이콘이 된 고질라의 탄생에 단초가 됩니다.

 

1954년 고질라

  (1954년 일본 토호영화사에서 만든 ‘고지라’)

 

◆ 고지라(Gojira) 갓질라(Godzilla)로 진화하다.

비키니 핵실험이 있던 해인 1954년 일본의 토호 영화사에서 만들어진 영화 고지라에서 처음 등장한 이 괴수의 이름은 고릴라와 일본어로 고래를 뜻하는 쿠지라를 합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고릴라처럼 힘세고 영리하며 고래처럼 거대하다는 의미를 가진 고지라(Gojira)가 된 것이었죠.

하지만 후에 미국에서 개봉하게 되었을 때는 원래의 발음과 좀 다르지만 ‘God’이 들어간 갓질라(Godzilla)로 바뀌게 되어 지금은 이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인류에게 벌을 내리는 ‘신’이라는 의미가 잘 표현되어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덕분인지 지금은 거대괴수를 상징하는 아이콘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1998년 고질라

 (1998년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고질라’)

 

◆ 고질라(Godzilla) 질라(Zilla)로 강등되다.

1998년에 헐리우드에서 고질라를 리메이크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인디펜던스 데이로 이름을 알린 롤렌드 에머리히가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개봉 후에 원작 영화사인 토호에 의해 ‘God‘을 박탈당하고 ’Zilla‘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이유는 고질라가 너무 약하다는 것이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황당한 이유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단지 토호사의 자존심 문제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고질라가 가지는 상징성은 큰 것이었죠.

일본에서 제작된 고질라 시리즈가 단 한 번도 개봉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질라를 다룬 ‘괴수대백과사전’이라는 책이 80년대 중반 크게 히트를 치기도 했었던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알 수 있죠.

서태지가 설립한 레이블의 한 쪽이 ‘괴수대백과사전’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 사실은 충분히 증명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고질라가 단지 미사일 몇 개 맞았다고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것은 고질라 팬들에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그렇다면 고질라 팬들이 알고 있는 진짜 고질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 이것이 진짜 고질라

고질라는 수폭 실험 과정에서 방사능에 의해 거대화된 괴수입니다.
그런데 고질라 자체가 핵의 공포를 나타내지만 고질라의 막강한 힘 또한 핵으로 인한 것이라는 아이러니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몸 내부가 거대한 원자로인 고질라의 입에서 뿜어내는 것은 방사능 브레스이고, 에너지를 흡수해 내부가 멜트다운(원자로의 핵연료가 과열이나 이상으로 인해 내부의 열이 급격히 상승하여 연자로 그 자체가 손상되는 현상)되면 한층 더 거대한 힘을 내기도 합니다.

결국 고질라는 방사능 피폭을 당한 생명체지만 방사능 덕분에 힘을 가지게 된 것이죠.

어쩌면 이러한 설정은 세계에서 최초, 그리고 유일하게 원폭의 피해자인 일본이 에너지 확보를 위해 스스로 원전을 건설하는 아이러니를 그대로 드러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시대의 거대 로봇 물을 보면 일본 사람들이 원자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도 1986년부터 방영되었던 ‘메 칸 더 V‘의 주제가에는 ‘원자력 에너지에 힘이 솟는다.
용감히 싸워라. 메 칸 더 브이.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비록 원폭의 피해를 받았지만 미래를 여는 꿈의 에너지원으로서의 원자력 발전을 거부하지 않고 수용한 일본인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2013년에 개봉한 퍼시픽 림의 거대 로봇 예거도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원자력이 가진 거대한 힘에 대한 사람들의 동경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에 대한 두려움 또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즉 대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태풍이나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고질라가 돌아가는 것은 고질라가 충분히 만족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죠.

 

역대 고질라 크기 비교

  (개봉 년도 별 ‘고질라’의 크기를 보여주는 표)

 

◆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고질라.

고질라는 수많은 시리즈를 만들어냈고 각종 만화와 패러디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고질라 탄생 60주년이었던 지난 해에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위에서 잠시 소개했던 에메리히 감독으로부터 1998년 작은 질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새롭게 찾아온 고질라는 이전 고질라를 계승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2014년 개봉한 새로운 고질라는 방사능 브레스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전과 다른 모습인데요.
중요한 것은 인류와 괴수 고질라와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류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거대 괴수에게 무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바로 고질라입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고질라는 고질라가 가지고 있던 갓질라(Godzilla)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오만한 인류에 대한 경고용서를 보여주고 있죠.
이 영화는 예고편만으로 기존의 고질라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개봉 후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질라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관객에게는 어필하기 어려웠습니다.
보통 관객들은 당연하게 인류의 승리를 원했지만 이 영화에 등장한 고질라는 대적할 수 없는 재난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본 일부 관객들은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기대한 것은 재난 영화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진짜 고질라를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영화입니다.
고질라는 원자력을 잘못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비키니 섬 실험에 사용된 수소폭탄 같은 무기로 사용될 경우 인류가 겪게 될 재앙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원자력발전과 같이 필요한 곳에 사용한다면 인류를 수호하는 메칸더 V나 퍼시픽 림의 예거처럼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자원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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