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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도 뇌는 깨어있다? ‘렘수면의 발견’

  • 201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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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수면의발견

 

지친 하루를 마치고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잠을 자는 순간 우리는 꿈나라로 여행을 합니다.

행복한 꿈, 악몽 어떤 것은 생생하고 어떤 꿈은 일어나면 기억나지 않거나, 자각조차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꿈과 잠꼬대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는 누구나 하나씩은 직접 경험하거나 들어보셨을 겁니다.

재미난 잠꼬대, 신기하고 재미난 꿈 그리고 개꿈까지 다양한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꿈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꿈이 잠을 자는 동안 뇌가 쉬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활동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깊은 수면상태가 아닌 렘수면 상태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지금은 과학이 많이 발전해 ‘렘수면’에 대해 많이 연구가 되고 알려졌지만 처음 발견했을 당시에는 엄청난 대발견이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렘수면이 뭐길래-”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도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렘수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렘수면의 발견으로 시작된 수면 의학과 뇌과학

렘수면의 발견으로 수면 의학과 뇌과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렘수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간단하게나마 렘수면이 무엇인지 알고 이야기를 하는 게 앞으로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렘수면’이란? 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이며 안구의 빠른 운동에 의해 구분된 수면의 한 단계입니다.

일반적인 성인의 렘수면 비율은 보통 총 수면의 약 20~25%로 발생합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90~120분 정도인데, 꿈의 80%는 렘수면 상태에서 나타납니다.

이미 렘수면의 한 단계가 지난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동물들과 몇몇 사람은 깨는 경향이 있거나 아주 얕은 잠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갓난 아이는 총 수면의 80%가 ‘렘수면’이라고 합니다.

 

이런 렘수면을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당시 가을 시카고 대학 생리학과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유진 아세린스키(Eugene Aserinsky)는 대학 실험실에서 여덟 살인 아들 올먼드의 머리에 전극을 부착하고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수면 연구 학자인 너새니얼 클라이트먼(Nathaniel Kleitman) 교수의 제자였던 그는 우연히 잠든 사람의 눈꺼풀 밑으로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는 뇌파, 심박, 호흡 등의 생리적 신호를 측정하는 수면검사를 하면서 안구운동도 함께 기록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1930년대의 수면 연구에서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잠을 잘 때 신체가 휴식에 들어가고 별다른 뇌의 활동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에 깨어 있을 때와 잠들어 있을 때 뇌파의 패턴에 차이가 있다는 것 이상으로 진전된 연구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세린스키는 아들이 자는 동안 뇌파를 측정하고 안구 운동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안구가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는 잠을 잘 때 관찰할 수 있는 느린 파형의 뇌파가 없어지고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한 패턴의 빠른 진폭의 뇌파가 측정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측정 기기의 고장으로 생각하였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측정해 보니 빠른 안구 운동이 있을 때 특정한 뇌파의 패턴과 이에 따른 다른 생리신호가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던 중 빠른 안구운동을 하던 실험자 한 명이 우연히 깨어나서, 진짜같이 생생한 꿈을 꿨다는 말에 아세린스키는 안구운동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을 일부러 깨워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깨어난 거의 모든 사람이 방금 전까지 꾼 꿈의 내용을 기억하고 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세린스키는 이런 상태를 안구 운동(Rapid Eye Movement)과 함께 일어난다는 점에서 렘수면(REM sleep)이라고 이름 붙이고 클라이트먼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세린스키의 이야기를 들은 클라이트먼 교수는 처음엔 그의 주장을 믿지 못해서 자신의 딸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해보고 나서야 그의 말을 믿고 연구에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연구결과를 정리해서 1953년 저명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렘수면의 존재를 발표했고 이때부터 자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유진 아세린스키

 

◆ 수면 중에도 깨어있는 것처럼 뇌는 움직인다?

렘수면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의 경우 잠의 80퍼센트가 렘수면이며, 이는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줄어들어서 성인이 되면 총 수면시간의 20~25퍼센트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사람은 처음 깨어 있다가 잠이 들면 비렘수면(non-REM)1단계 수면을 거쳐 2단계 수면단계로 들어간 후 서서히 뇌파 중 서파의 비율이 50퍼센트를 넘는 깊은 수면단계로 진입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2단계 수면으로 돌아와 렘수면으로 진행해서 일정 시간을 머물렀다가 더 얕은 수면단계로 넘어가고 다시 깊은 수면단계로 들어가는 순환구조를 이룹니다.

보통 이와같은 한 사이클은 90분에서 2시간 사이로 알려져 있습는데 이중 수면의 후반부로 갈수록 렘수면의 비율이 높아지고, 우리가 기억하는 대부분의 꿈은 후반부에 꾸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신기한 것은 렘수면 중에 뇌파는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과는 반대로 근육은 이완이 되어 있어 뇌와 몸이 따로 놀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집니다.

흔히 잠을 자다가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눈과 정신만 멀쩡한 일종의 ‘가위눌림(수면 마비증)‘ 현상이 렘수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의식의 각성이 불완전하여 뇌는 깨어 있으나 사지는 미각성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렘수면

 

◆ 렘수면으로 병이 악화될 수도 있다?

우리가 꿈을 꿀 때를 떠올려보면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떨어지는 꿈을 꿀 때면 진짜 떨어지는 것처럼 ‘움찔’ 하면서 깨어보신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마치 진짜인 것처럼 생생한 경험을 꿈속에서 하게 되는데요.

이런 내용을 렘수면 기능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꿈속에서 위험이나, 힘들었던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상황에 의연히 대처하고 재빨리 위험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뇌는 미리 반복적이고 생생한 꿈을 꾸면서 모의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안전을 위해서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서 꿈이 아무리 생생해도 움직이지 않게 한 채 말이죠.
그리고 렘수면을 의도적으로 박탈시키면 다음 날 잠을 잘 때에는 자동적으로 더 많은 양의 렘수면을 취해서 보상받으려고 합니다.

그만큼 적정한 수준의 렘수면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렘수면 상태에서 끔찍한 사건 장면이나, 유사한 사건을 재연하게 됩니다.

뇌에서는 끔찍한 사고에 대한 모의 대처훈련을 기대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반복해서 악몽을 꾸다가 깨어나게 됩니다.

이렇듯 렘수면은 학습과 기억, 모의대처훈련이라는 기특한 목적을 갖고 있지만, 문제는 부작용도 발생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방금 소개해드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입니다.

뇌에서는 만에 하나 끔찍한 사건이 혹시라도 다시 일어날 경우, 전과같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훈련해야 하는 것입니다.

꿈속에서 열심히 모의 대피훈련을 해서, 물에 빠지면 헤엄쳐서 살아나오고, 자동차 사고가 나도 놀라지 않고 의연히 대처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렇지만 그 꿈이 너무 생생해서 잠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자극이 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악몽을 꾸다가 반복해서 깨어나고, 깨어난 후에도 꿈을 생생히 기억하며 몸서리친다.

잠을 자는 동안 의식하지 않은 채 조용히 반복 훈련을 하려던 뇌의 계획은 이렇게 보다 나은 결과가 아닌 나쁜 방향으로 치닫는 것입니다.

 

인간의 수명을 80세라고 가정했을 때 수면시간으로 약 26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바쁜다며, 시간이 아깝다면서 잠을 소홀히 했던 지난날들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규칙적으로 생활은 것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여유가 되신다면 혹은 잠이 올 때 바로 수면을 취해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잠을 자는 시간은 그저 충전하거나 낭비하는 시간이 아닌 우리의 뇌가 복잡하고 유용한 준비와 통합 작업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리고 뇌에게도 필요한 것은 수면이라는 쉬는 시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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