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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의 두 얼굴 ‘디지털치매증후군’

  •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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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매증후군

 

어린 시절 주변의 중학생 고등학생 형, 누나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그마한 수첩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는 친구의 집 전화번호 또는 친인척의 전화번호 그리고 중요한 메모로 보이는 글들이 빼곡하게 적혀있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정작 더 신기했던 것은 공중전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데 수첩을 보지 않고 전화번호를 척척 거는 것이었습니다.

수첩에 번호는 왜 적어놨는지 의아할 정도로 많은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죠.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대부분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자기 번호를 제외한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10~20개씩은 외우고 있었던 것이 당연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핸드폰이 대중화되고 스마트폰까지 발전한 오늘날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번호를 제외한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몇 개나 외우고 있는지 질문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 이외에는 다른 사람의 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일상적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IT의 발전은 우리를 편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어쩌면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능력을 가져가 버린 것은 아닐까요?
이 밖에도 많은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무조건 이러한 현상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난날에는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질병을 불러오게 되었는데요.

IT 기기가 생활화되면서 생겨난 ‘디지털치매증후군(digital dementia)’이 그중에 하나로 오늘은 이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디지털치매증후군

 

◆ 편리함에 기능을 상실한 뇌 ‘디지털치매증후군(digital dementia)’을 불러오다

디지털치매증후군’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IT 기기가 급속도로 생활화되면서 그 활용도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 최근에 주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국립언어원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에 힘입어 스스로의 뇌를 사용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된 현대인들의 기억력 감퇴 현상’이라고 디지털치매증후군 정의하고 있는데,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우리 뇌가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냥 노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걸려오던 회사 전화번호, 수년간 써오던 집 전화번호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던 경험 혹은 운전 경력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어느 순간부턴지 내비게이션 없이는 왔던 길도 찾기 어려웠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나 전자사전에서 찾아 쓰는 한자에 익숙해져 가끔 책이나 신문에서 한자를 보게 되면 헷갈리거나 더 나아가 낯선 경험 또한 있으실 겁니다.

이는 애써 외우기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혹은 전자사전의 이용이 생활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이러한 경험이 하나라도 있다면 디지털치매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20대에서 40대로 비교적 젊은 나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디지털치매증후군은 단순히 기억이 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을 넘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데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휴대폰 배터리 용량을 표시하는 눈금이 하나 남았을 때 순간 마음이 초조해집니다.
그래서 괜히 배터리가 별로 없는 핸드폰에 신경이 쓰이고 심지어는 수시로 스마트 폰이 꺼졌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 유발 현상을 ‘소진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이 너무 심해진다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자력으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보통 치매라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심각해집니다.
TV나 주변을 통해 수발의 어려움을 충분히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디지털치매증후군은 기억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치매와는 달리 기억이 잠시 나지 않게 되는 건망증과 유사한 경우로 질병이라 하기에는 가벼운 기억장애 정도라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디지털치매증후군을 일시적인 장애 정도로 생각하기엔 일상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꽤나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디지털치매증후군 역시 장기간 지속될 경우 사람들의 기억이 사라지는 치매로 진전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더 중요한 것은 나이 든 노인이 주로 걸리는 치매와 달리 비교적 나이가 어린 20~30대에 더 빈번하다는 사실입니다.

 

디지털치매증후군

 

◆ 디지털치매증후군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디지털치매증후군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 원일을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바로 ‘학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뇌는 외부로부터의 여러 가지 자극을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고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한시적으로 단기기억(작업기억)에 저장합니다.

단기기억에 저장된 기억정보는 ‘리허설(rehearsal)’이라는 반복학습과정을 통해 지워지지 않는 장기기억으로 옮겨가는데 이때 지금처럼 집이나 친구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대신 디지털 기기인 휴대폰의 저장 기능과 같은 편리한 보조 도구를 사용하다 보면 굳이 외울 필요가 없게 됩니다.

즉 반복학습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장기기억으로 이전되지 못하고, 결국 필요할 때 기억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디지털치매증후군은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정보량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다시 기억을 회상할 수 있을 정도의 기억 강도를 유지시키지 못하게 되고 결국 우리의 뇌는 기억능력이 퇴화되어 치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상 성인들이 40대 이후부터는 뇌 무게가 10년에 2%씩 감소하면서 뇌 기능 전체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디지털치매증후군을 경험하게 된다면 뇌의 기억 기능은 훨씬 가파르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 디지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이른바 IT 기기가 생활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디지털치매증후군 문제를 기업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 출시되는 새로운 디지털 기기들은 치매 증후군을 감소시키면서도 생활을 편리성을 높여주는 기능들이 보완되어 디지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2007년 출시한 ‘와인폰’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복잡한 휴대폰 사용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고안된 제품이었습니다.

와인폰은 터치폰이 대세일 때 한눈에 들어오는 널찍한 키패드와 넓은 디스플레이 액정화면, 큰 벨 소리와 손쉬운 사용법을 적용하여 사용 용이성을 강조하였고 부모님께 선물하는 일명 ‘효도폰’으로 인기를 얻었고 이제는 ‘와인폰=효도폰’이 떠오를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그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와인폰’은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오늘날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와인폰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국내의 제일 가는 기업인 삼성도 ‘갤럭시 골든’이라는 이름으로 중장년층을 위한 폴더형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에서 이 갤럭시 골든을 사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올인원 PC’가 있습니다.
PC 기능에 낯선 소비자들은 많은 배선 연결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점을 반영한 제품입니다.

올인원 PC는 본체와 모니터를 하나로 통합한 일체형으로 6~7개의 배선을 하나로 줄이고 노트북처럼 이동을 편리하게 했습니다. 또한 깔끔한 디자인과 공간 활용도를 높여 인테리어까지 신경 쓴 제품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요즘처럼 디지털 기기가 쏟아지는 시대에 편리한 디지털 기기의 등장으로 인해 생활이 편리해졌다는 긍정적인 점도 있지만 반대로 디지털치매증후군처럼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점도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디지털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면 그 사용빈도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요.

그렇더라도 스스로 뇌를 자주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고, 가끔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지내보기도 하고 점차 스마트폰의 영역을 줄여나가 일상생활과 스마트폰의 균형을 맞춰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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