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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해빙은 잘녹지 않는다? ‘북극빙산의 비밀’

  • 201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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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빙산의 비밀

 

무더운 한여름이면 시원한 아이스커피, 아이스티에 자꾸 손이 가게 됩니다. 아이스커피를 주문하면 커다란 컵에 얼음을 가득 담아 주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손에 잡는 순간 더 시원해집니다.

그런데 이 컵에 든 얼음은 30분, 기껏해야 1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녹아버립니다.

시원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음의 수명에 좌우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얼음을 가득 담아도 한 시간을 채 못 가는데 커다란 북극의 빙산은 어떻게 지구에서 수십억 년 동안 녹지 않을 수 있던 걸까요?

오늘은 북극 빙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북극빙산의 비밀

 

◆ 북극 해빙은 왜 잘 녹지 않을까?

물 위에 떠 있는 얼음이 꼭 아이스커피나 팥빙수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방송에서 자주 보는 북극의 빙산도 역시 물 위의 얼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빙산은 수명도 길고 덩치도 엄청납니다.

영화로 유명한 타이타닉호를 침몰시킨 것도 그린란드의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이었습니다. 그런데 빙산의 수명은 왜 아이스커피에 들어 있는 얼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 걸까요?

혹시 북극의 차가운 바닷물 덕분에 오래가는 것일까요? 혹시 하는 마음에 물이 담긴 컵에 얼음을 넣고 차가운 냉장고에 넣어 봤지만, 여전히 컵 속 얼음의 수명은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잘해야 겨우 2시간 정도였는데 그렇다면 북극의 해빙이 여름철에도 완전하게 녹아내리지 않는 것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북극의 겨울은 평균 기온이 영하 30도로 매우 춥습니다. 한창 추운 겨울에는 바닷물이 계속 얼어붙어 해빙 면적이 점점 늘어나다가 3월이면 최고로 넓어지고, 여름에는 북극의 평균 기온이 최고 섭씨 10도까지 올라갑니다. 기온과 수온이 오르면 바다 위 얼음은 녹아내리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해빙이 다 녹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이 끝나는 9월에도 해빙 면적은 여전히 겨울철 해빙 면적의 3분의 1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V속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북극곰이 아주 조그만 해빙 위에 애처롭게 서있어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북극의 바다얼음은 그 규모를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빙산의 수명이 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접촉면이 넓을수록 얼음은 빨리 녹는다

북극 빙산의 수명이 긴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스커피의 얼음에 작용하는 열에너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냉장고의 내부 온도는 보통 섭씨 3도에 맞춰져 있습니다.

섭씨 20도의 실온에 있던 컵과 커피를 냉장고에 넣으면 컵과 커피는 냉장고의 찬 공기를 받아 점점 차가워지고 시간이 지나면 컵과 커피는 모두 냉장고의 내부 온도와 똑같이 차가운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물체들이 열적으로 똑같은 상태에 있으면서 서로 어떤 영향도 주거나 받지 않게 되는 것을 ‘열적 평형’이라고 합니다.

컵과 커피, 냉장고 안은 모두 ‘같은 온도’, 즉 섭씨 3도로 맞춰졌습니다. 만일 냉장고의 온도를 섭씨 5도로 설정했다면 컵과 커피의 온도는 섭씨 5도의 냉장고 내부 온도에 맞춰졌을 겁니다.

냉장고 속의 얼음이 녹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섭씨 3도의 커피와 섭씨 0도의 얼음이 맞닿아 있으면, 그 온도차 때문에 온도가 높은 커피에서 온도가 낮은 얼음으로 열에너지가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냉장고의 내부 공기와 평형을 이루고 있는 컵과 커피는 항상 같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얼음과의 온도차는 변하지 않고 일정합니다.

그리고 커피에서 얼음으로 전달되는 열에너지는 이 둘 사이의 접촉면을 통해서만 전달되는데 이것을 ‘열전도’라고 합니다. 종합해보면 커피에서 얼음으로 전달되는 열에너지의 양은 둘 사이의 온도차, 접촉면의 크기, 접촉 시간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극빙산의 비밀

 

◆ 북극 해빙이 천천히 녹는 이유

북극 해빙의 면적은 수천만 제곱킬로미터가 넘지만 대부분의 해빙은 얼음 두께가 2~3미터 정도로 생각보다 얇은 편이며, 바다 위에 떠있는 해빙의 모습은 물에 잠긴 정육면체와는 많이 다릅니다.

해빙에서는 바닷물과 접촉하는 바닥면에서만 바닷물의 열에너지가 전달됩니다. 그래서 여름철에 수온이 오르면 해빙은 바닥부터 녹아내립니다. 정육면체 얼음덩어리는 6개의 면이 모두 열전달 통로 역할을 하는데 반해, 북극 해빙은 바닥 쪽 한 면에서만 열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냉장고 속 물과 얼음에서 끌어낸 법칙에 유효 접촉면적만 6분의 1로 줄여서 생각하면 된다.

북극의 여름 환경은 냉장고 속 컵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실제로 여름철 북극해의 수온은 해역별로 그 차이가 크고, 해류의 움직임 때문에 일정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여러 조건들이 있지만, 그래도 북극 바닷물의 어는 온도와 여름철 바닷물의 수온차는 대개 3도 정도입니다. 북극해 상황을 섭씨 3도에 맞춰진 냉장고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해빙은 정육면체 얼음에 비해 열에너지 전달에 유효한 면적이 6분의 1로 줄어듭니다. 한 변의 길이가 1센티미터인 정육면체 얼음이 두께 2미터의 해빙으로 바뀐 것입니다. 계산해보면, (2m/1cm)×6=1200. 즉, 해빙의 수명이 냉장고 속 얼음의 수명보다 1200배나 늘어나는 것입니다. 냉장고 속 얼음이 2시간 만에 완전히 녹는다면, 해빙이 녹는 데는 최소 2400시간이 필요하다. 100일 즉, 3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셈입니다.

우리가 먹는 얼음과는 달리 북극의 얼음은 녹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겨울과 여름을 주기로 얼고 녹는 것이 반복되어서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정보가 도움이 되셨나요? 우리 주변의 얼음에도 과학이 담겨있다는 사실 있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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