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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 담아보낸 아이들의 마음

  •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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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남초교

 

사장님앞으로 배달된 편지중에 눈에 띄는 편지 하나가 있었다. 커다란 스케치북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롤링페이퍼로 쓴 편지. 보내는 이는 ○○○과장, ○○○차장의 아들딸이 아닌 전남 영광군의 백수남초등학교다. 아이들과 교사들이 회사와 사장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 편지를 썼단다.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집에 돌아가지 않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다. 이곳은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남학생 12명이 전부인 전남 영광군의 백수남초등학교. 1·2학년, 3·4학년, 5·6학년끼리 한데 모아 수업을 가르치다 보니 3학급이 전부다. 학교 주변엔 그 흔한 문방구나 구멍가게 하나 없다. 어딜 봐도 논밭이다. 버스도 자주 다니지 않아 아이들은 먼 길을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한다.

아이들은 수업이 끝나도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 학원가기 바쁜 도시 아이들과는 다른 풍경이다. 집에 돌아가 봐야 고단한 농사일로 손주 돌보는 것이 버거운 할머니와 할아버지뿐이니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학원이자 놀이터요, 학교 친구들이 형제요, 가족이다. 몇몇 특수 장애 학생은 교사들이 직접 머리도 감기고 씻기기도 하니 선생님이 엄마아빠나 다름없다. 엄마아빠에게 받지 못한 부모의 정을 교사들의 사랑으로 채워간다.

 

전교생이 모여 편지를 쓰게 된 사연

이 아이들이 다 같이 모여 편지를 쓰게 된 것은 3·4학년의 담임이자 한빛본부 제2발전소 2발안전팀 권용진 과장의 아내, 여수영 선생님의 제안 덕분이었다. “어린이 편지에 답장을 쓰는 딸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우리 학생들과 교사들이 평소 갖고 있던 고마움을 편지에 담아 보내면 사장님께 전달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교장 선생님께 바로 의견을 말씀드렸죠.”

김경순 교장 선생님 역시 여수영 선생님의 제안이 반가웠다고 한다. “마음으로만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었거든요. 저희가 직접 찾아가도 사장님을 만나 뵐 수 없을 테고, 감사의 글을 쓰려고 한수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게시판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사장님께서 받아보실 수 있는 편지가 있다고 하니 기뻤어요. 마침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카네이션도 만들고 삼겹살 파티를 했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 다 같이 둘러앉아 편지를 썼죠.”

백수남초교편지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모여 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쓴 편지. 가운데 카네이션 그림 역시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물감으로 색칠했다]

실제로 한수원은 발전소가 있는 지역의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군청이나 교육청의 지원금 외에는 기업이나 단체에서 받는 후원금이 없었기에 백수남초등학교는 한수원의 지원금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다. 덕분에 아이들은 평일 방과 후 수업은 물론 주말에는 체험학습도 받고 있다. 방과 후 교사를 초빙해 피아노, 한국화, 태권도 등을 배우고, 다른 도시에 가서 문화·예술활동, 지역축제 등도 경험한다. 이전까지 피아노라는 것을 연주해본 적이 없던 아이들이지만 방과 후 수업으로 ‘1인 1곡 완성하기’를 통해 각자 1곡 정도는 외워 연주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입학식·스승의 날·졸업식 날이 되면, 아이들이 각자 배운 곡으로 축하연주를 하는데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고 선생님들은 입을 모았다.

“우리 아이들은 광주에 가서 영화 관람만 해도 ‘우와~’ 하고 감탄해요. 지난번에 서울에 가서 63빌딩과 놀이동산에 갔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도시 아이들에게는 일상인 것도 이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니까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어요. 체험학습 간다고 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정말 고마워하면서 한수원이 최고라고 말씀하세요.” 여수영 선생님은 가능하면 아이들이 더 많은 체험을 할 수 있게 돈을 알뜰살뜰하게 나누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백수남초교2[부모처럼 아이들을 보살피는 3·4학년 담임 여수영 선생님, 1·2학년 담임 정준 선생님, 5·6학년 담임 장건우 선생님/ 백수남 초등학교 아이들]

백수남초교4[방과후 수업으로 배운 한국화와 서예는 복도와 교실 벽에 걸어두었다]

 

더 큰 가치를 낳는 기업의 사회환원

얼마 전까지 도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올해 백수남초등학교에 왔다는 1·2학년의 담임인 정준 선생님. 기업의 사회환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곳에 와서야 새삼 깨닫게 되었단다. “예전 학교에서는 이런 말을 할 일이 없었는데, 여기에서는 자주 언급하는 게 있어요.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한수원에서 지원해줘서 갈 수 있게 된 거라고 말하는 것이죠. 이런 얘길 안 하면 아이들이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또 자신들이 받은 것처럼 나중에 사회에 환원하는 큰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을 하죠.” 처음에는 버스기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던 아이들도 요즘에는 한수원에 들어가려면 공부 잘해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욕심을 낸다고.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정준 선생님은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한수원에 감사하다며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백수남초교3[한수원의 지원금으로 피아노를 하련하고, 강습도 받았다며 멋지게 연주를 들려준 아이들]

교사가 된 후, 첫 부임 학교로 이곳에 왔다는 5·6학년의 담임 장건우 선생님은 ‘아인슈타인 클래스’ 덕분에 아이들의 학습 동기가 일어나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 ‘아인슈타인 클래스’란?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소외지역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부족한 과목을 가르쳐주는 지식나눔 프로그램.

지난겨울, 백수남초등학교에는 서울대 학생들이 와서 수학과 영어를 가르쳐주었다. “아이들이 만나는 사람이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저희밖에 없다 보니까 대학생을 처음 만났어요. 그동안에는 대학교에 들어가겠다는 아이들이 없었는데, 서울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요즘에는 대학교에 들어가고 싶다는 얘기를 해요. 아이들의 시야가 점점 넓어지고, 장래희망이 다양해져서 좋아요.”

인터뷰하는 내내 고마움을 표시한 백수남초등학교 선생님들. 준 것보다 받은 것을 더 크게 느끼는 선생님과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기업의 지역상생 프로그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비록 금액이 많지 않아도 이 돈이 아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모습을 보니 돈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꿈을 꿔본다. 이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2030년쯤 한수원 신입사원으로 들어오는 꿈을.

– 글 : 이은영(홍보실)/ 사진 : 이나은(편집실)

– 원본글 보기 : 수차와원자로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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