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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구 기자의 원자력 포커스 – 무엇이 ‘원전 수용성’을 가로막나?

  •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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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구기자의 원자력포커스_메인

 

신뢰는 일방통행 아닌 쌍방 간 소통 통해 형성될 수 있어

원전사업자, 지역주민 모두 서로 인정하고 이해해야 가능

 

수용성, 사전적으로 ‘어떠한 것을 받아들이는 성질’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원전 수용성’은 국민 또는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의 원자력발전을 대하는 태도 또는 입장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전 수용성’이란 말이 언론이나 대중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지방자치법의 전문 개정으로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1988년 이후가 아닐까 싶다. 이후 1993년 문민정부 수립과 함께 한 시민운동의 급성장이 원전 수용성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원전 수용성’이란 말을 처음 접한 것은 15년 전 원자력분야 담당기자로 한국수력원자력(주)을 본격 출입하면서부터이며, 이후 지금까지 원전 현장은 물론 원전산업과 관련한 수많은 토론회나 공청회, 방송․신문 등 언론을 통해 귀에 못이 박이게 듣고 있다. 심지어 “아직까지 ‘원전 수용성’이란 말이 나와야 하나?”란 생각이 들 정도다.

대한민국 원전은 70년대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국책사업으로 원전 부지 선정에서부터 건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중앙정부 차원에서 계획․실행돼 일반국민이나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지금처럼 반영되지 못했다. 국가적 이익이 일부 국민들의 불만보다 앞서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방자치제가 자리 잡고 시민운동이 급성장하면서 국책사업에 대한 이해당사자인 국민들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져 현재는 원전을 비롯한 모든 국책사업 수행에 있어 ‘지역 또는 주민수용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쓰레기소각장, 화장장, 발전소 등과 같이 혐오시설 내지 환경오염시설로 인식되는 국책사업에 있어 수용성은 사업수행에 있어 선결과제다. 이해당사자인 주민수용성이 사업수행에 절대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박재구기자의 원자력포커스_01

 

◆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어버리다

대한민국 원전은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부터 최근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월성 2호기까지 24기가 가동 중이며, 지난 40여 년간 안정적 대용량 전력공급원으로서 국가 경제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국가적으로 고리 1호기 이후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해 온 배경에는 석탄, 석유, 가스 등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절대적 자원빈국이라는 안타까운 국가 현실이 있다. 더불어 20세기 들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은 원전 안전성을 우려하는 의견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쉽게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에서 원전을 포기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때 이산화탄소, 온배수 등 대기 및 해양오염 물질의 다수 배출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돼 온 석탄화력발전의 경우 최근 들어 기술의 발전과 오염방지 정책에 따라 친환경 발전소로 거듭나 예전과 같은 극심한 건설 반대는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고갈상태에 있는 석탄 매장량의 한계는 안타깝게도 석탄화력발전의 확대를 고집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다.

반면 원자력발전은 연료인 우라늄의 전 세계적 매장량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대용량의 안정적 전력공급,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미래 지속가능한 에너지공급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원자력발전은 태생부터 가지고 있는 방사선이라는 치명적 약점에 의해 타 에너지원에 비해 반대 여론이 크고, 그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류는 과거 체르노빌원전사고, 미국 TMI원전 사고 등을 통해 방사선 누출의 심각한 피해를 경험했고, 가장 최근 대지진에 의한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겪으면서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최고조에 다다랐고, 더불어 발생한 원전비리 사건은 불신이라는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이에 따른 국내에서의 반원전 정서는 원전 운영 40여 년 기간 중 가장 심각한 상태임을 부정할 없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국내 원전사업에 대한 반발은 어느 때보다 크고, 원전 수용성은 바닥까지 내려온 듯하다. 이는 고리 1호기 폐로 확정, 월성 1호기 1차 계속운전 결정, 삼척․영덕 신규원전 건설 추진 등의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내 원전의 가동률, 고장정지률 등의 개관적 운영실적은 언제부터인가 주민수용성을 높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사선 누출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원전의 경우 타 발전원에 비해 더 엄중한 방호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국내 원전의 경우 지난 40여 년의 가동 기간 중 외부로의 방사선 누출로 인한 인명피해 등 치명적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은 설계 기준보다 더 강화되고 있다.

 

박재구기자의 원자력포커스_02

 

◆ 원전 수용성, 보상 앞서 완전한 이해와 동의 우선돼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 수용성은 필자가 원전을 출입한 최소 15년 전과 비교해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원전 건설에 있어 최우선 조건이 ‘수용성’인데도 말이다.

분명 사회가 변하면서 원전 정책에도 변화가 생겼으며, 이는 원전사업 수행에 있어 수용성이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원전사업자인 한수원도 수용성을 원전 운영에 있어 가장 최우선 조건으로 인식하고, 수용성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역에서의 원전 수용성은 지속되지 못하고 상황 논리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 듯하다.

정부에서는 19년간 표류하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 부지 선정 문제를 주민투표를 통해 경주에 안착시켰고, 오는 21일 역사적인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방폐장은 부지 선정 이후부터 현재까지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채 크고 작은 갈등을 겪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방폐장 유치를 이끌어낸 결정적 이유가 방폐장의 필요성, 안전성 등에 대한 주민들의 완전한 이해와 수용 보다는 수천억에 달하는 보상금과 정부가 약속한 각종 지원이었고, 이후 정부가 약속한 지원에 대한 해당 지역의 불만족은 또 다른 갈등을 지속적으로 유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신규 원전 건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며,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처분시설’ 마련에 있어서는 더 큰 반목과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지역이 거부한 원전 또는 원전 관련 시설을 유치한 지역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보상과 지원이 좀 더 쉽게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임시방편적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가용한 기간 내에서 최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우선돼야 하고, 그러한 기반 위해 합리적인 보상과 지원이 이뤄져야 사업수행 과정에서의 갈등과 반목을 줄이고,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구기자의 원자력포커스_03

 

◆ 일방통행 아닌 쌍방 간 소통 통해 원전 수용성 높여야

원전을 비롯한 원전 관련 시설은 정부나 해당 사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문제이며,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하고 있는 우리들의 문제다. 그러기에 정부나 사업자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민들은 개인적 이기심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물론 이 같은 이해는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 간 소통이 반드시 전제돼야 가능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수립됐다. 당초 삼척에 건설키로 했던 신규원전 2기는 삼척시민들의 반대로 유보됐고, 영덕에는 2기의 신규원전 건설이 확정됐다. 이에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은 지난 6월 영덕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원활한 수행 여건을 마련키 위해 주민들과의 소통의 공간인 ‘영덕사무소’를 개소하고, 지역주민들과의 이해와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지원전건설준비실’이 정식명칭인 영덕사무소는 본격적인 건설계획 수립에 앞서 지역주민들 속으로 들어가 신규원전 건설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덕은 삼척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신규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주민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가동원전이 없는 지역이기에 원전 건설에 따른 이해가 기존 원전지역에 비해 낮다. 그러기에 신규원전 건설에 따른 영덕 지역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더 힘들 것이며, 그러기에 더 진정성 어린 모습으로 다가가야 한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원전 수용성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나 사업자의 일방적인 입장 전달이 아닌 주민들의 불안과 불신, 우려, 기대 등 다양한 의견을 온전히 받아들여 수용하고 해결안을 함께 찾으려하는 열린 자세가 우선 돼야 한다.

한수원 영덕사무소가 영덕지역 주민들에게 단순히 사업자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는 공간이 아닌 신규원전 건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상생을 위한 모범답안을 구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 ‘원전 수용성’ 문제의 해묵은 고민을 해결하고 새로운 발전적 가능성을 제시하는 진정한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박재구기자_네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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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1)

  • 조이경 2 년 전에

    쌍방간소통 절실하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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