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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기억 ‘오정보 효과’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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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1_한수원_오기억_01

 

가끔은 어떤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답답한 경우도 있고, 특정한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우리의 기억은 컴퓨터 처럼 완벽하지 못한 기억장치입니다. 하지만 컴퓨터와 다르게 신비로운 저장장치임에는 분명합니다.바로 오정보를 통해 다른 정보를 새롭게 만들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만들어진 기억인 ‘오정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기억의 ‘점화’

좋은 기억은 종종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추억을 할 때뿐만 아니라, 심부름(과제)을 할 때나 시험을 칠 때에도 중요하고, 그리고 법정에서는 종종 증인의 기억(즉, 증언)에 근거해서 판결이 내려진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기억을 상당히 확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 대로 들은 대로”라면서 마치 사진기나 녹음기처럼 기억할 수 있을 것으로 말하곤 합니다.

‘태양’이란 단어에 대해 무엇이 연상되시나요? 그렇다면 ‘태양’과 ‘1월’에는 무엇이 연상되시나요?
마지막으로‘태양’과 ‘1월’과 ‘일출’세 단어를 보시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아마 여러분은 두 번째나 세 번째 단계에서 ‘새해’를 생각하게 되셨을것입니다. 이처럼 연상어를 주고, 핵심이 되는 단어를 생각해 내는 과제를 원격연상검사(remote association test)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점화(priming)가 있습니다. 이것은 생각들이 다른 생각들과 연합되어 있어서, 그 중 하나가 자극되어 흥분하게 되면 그 흥분이 퍼져나가서 다른 연합된 생각들을 자극하여 흥분시키는 작용을 말합니다.

태양, 1월, 일출이란 단어는 각각 혼자서는 추석을 생각나게 할 만큼 강한 점화 효과를 가지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 단어가 동시에 주어지면, 이들의 점화가 집중되는 단어인 ‘새해’는 머릿속에서 충분히 강하게 흥분되어 생각이 떠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20151021_한수원_오기억_02

 

◆ 기억의 점화를 이용하다

한 가지 생각이 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이것들은 또 다른 생각들과 결합하여, 나타나지 않았던 제3의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작용은 은밀히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광고에 종종 응용되기도 합니다. 다음 광고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살펴보세요.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 어떤 것도 그렇게 할 수는 없어.” [아이가 콧물을 훌쩍인다.] “그러나 감기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지. 아이에게 OOO으로 양치질을 시켜야지. OOO이 감기에 걸리지 않게 해준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감기를 이겨내도록 해줄 거야. 감기에 자주 걸리는 계절에는 하루에 두 번씩 OOO으로 양치질을 시켜야지. 음식에 신경을 쓰고, 잠을 충분히 재우고, 그러면 감기에 걸릴 리는 거의 없을 거고 올해에는 감기에 걸리더라도 아주 가벼운 감기일 거야.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은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억하기 쉽게 됩니다. 국내 광고에서도 반복적인 단어를 지속적으로 노출하여 사람들에게 써보지 않아도 어떤 효과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세부적인 것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광고에서 암시된 것이 실제로 제시된 것인지를, 그 기억의 출처에 특별히 주의를 주지 않는 한 세세하게 구별하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20151021_한수원_오기억_03

 

◆ 오정보 효과

그렇다면 우리는 종종 경험한 것을 기억하는 대신에 경험으로부터 추리한 것을 기억하는 것은 아닐까요?
유도신문 혹은 암시 연구에서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정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교통사고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A그룹에게는 “차가 멈춤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을 때 얼마나 빨리 달렸느냐?”라는 질문을 주고, B그룹에게는 “차가 우회전을 하였을 때, 차가 얼마나 빨리 달렸느냐?”라는 질문을 주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으로, A,B그룹 모두에게 “멈춤 신호를 봤습니까?”라는 질문을 주었을 때, (멈춤 신호가 언급된) A그룹은 53%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우회전이 언급된) B그룹은 35%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A그룹에게 한 질문에는 ‘멈춤 신호’가 있었다는 것이 묵시적으로 전제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두 번째 답변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이처럼 틀린 정보의 제공으로 정확 기억이 왜곡되는 현상을 오정보 효과(misinformation effect)라고 합니다. 인간 기억과 목격자 증언이 유도신문이나 오정보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은 사람의 오기억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사람은 완벽하게 기억할 수도 없으며, 만들어진 기억에 의해 왜곡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입력한 그대로 저장하는 컴퓨터는 인간보다 더 좋은 기억장치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컴퓨터 메모리는 인간 기억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인간 기억은 구성적인 특성을 가지는데, 즉 주어진 것 그 너머에 대한 생각(혹은 가설)을 만들고, 실상을 추리하거나 상상하기도 합니다. 기억의 구성 과정은 인간 기억이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 중에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임기 응변할 수 있고 또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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