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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으로 세상과 소통, 희망을 연주합니다

  •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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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덕 팀장과 아들 정우군

세상 어느 부모에게나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보물이다.
그러나 손수덕 팀장(본사 정보시스템실 PI팀)에게 맏아들 정우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청력을 잃고 인공와우수술을 받은 후 재활치료를 통해 소리를 되찾은 손 팀장의 맏아들 정우(16세·동북고 1)는 청각장애인 후원단체인 ‘사랑의 달팽이’ 재단 도움으로 클라리넷 전문 연주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손수덕 팀장과 손정우 군의 특별한 사연을 들어본다.

 

가을 낙엽이 거리를 수놓던 지난 11월 7일 저녁 8시. 광진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는 세계 유일의 청각장애인 연주단체인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의 제9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이 공연에 손수덕 팀장의 맏아들인 정우가 유명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손수덕 팀장은 정우가 등장하자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영화 시네마천국의 OST 주제가가 잔잔히 울려 퍼졌다. 전자 바이올린과 클라리넷 선율이 감미롭게 어우러지며 청중들의 가슴으로 전달되었다. 수줍은 듯 얌전하게,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클라리넷과 전자 바이올린의 듀엣이 이어졌다.
마침내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은 모두 일어서서 우레와 같은 박수로 정우를 격려했다. 손 팀장은 콧날이 시큰해졌다. 유진박과의 듀엣 이외에도 정우는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의 수석연주자로서 오페라의 유령, 넬라 판타지아, 영화 007과 슈퍼맨의 주제가 등을 멋지게 연주해 청중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선사했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정우군

편견을 이겨내고 희망을 연주하다

정우가 4살까지 말을 안 해서 이상하다 생각한 손수덕 팀장 부부는 병원에 데리고 가 검사를 했고, 청각장애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때부터 보청기를 끼우고 언어치료를 시작했는데 7살 때 열감기를 심하게 앓고 난 후에 그나마 희미하게
갖고 있던 청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2003년에 인공와우수술을 받아 소리를 되찾은 정우는 어렵고 힘든 재활치료를 거쳐야 했다. 보청기로도 청력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달팽이관에 남아 있는 나선신경절세포나 말초 청신경을 직접 전기적으로 자극하여 대뇌 청각중추센터에서 소리를 인지하도록 하는 ‘인공와우수술’을 받는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정우는 친구들에게 많은 괴롭힘을 당했다. 좌절감과 고립감에 힘들어 하던 정우를 일으켜 세운 것은 바로 클라리넷이었다. 엄마 손에 이끌려 3학년 때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달팽이 연주단의 공연을 보고
정우는 클라리넷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방과 후 클라리넷부터 시작한 정우는 이내 클라리넷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7살부터 피아노를 쳤던 정우의 리듬감은 남달랐다. 꾸준히 클라리넷을 연습하고, 실력을 키워나가면서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큰 무대에 오르면서부터 자신감을 갖게 된 정우는
이제는 음대로 진학해 전문 클라리넷 연주자로 우뚝 서겠다는 꿈을 품게 됐다.
특히 정우는 2011년 국제문화예술교육회에서 주최하는 ‘전국 학생음악 콩쿠르’에서 일반인들과 경쟁해 당당히 특상을 받았다.
요즘에는 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 매일 3~4시간 이상 맹연습중이다.
클라리넷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유사한 악기로 청력과 언어 재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손 팀장은 “정우가 이제는 이 길이 내 길이다.
남들보다 배로 연습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고 노력중이어서 대견하다”고 말한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눈망울이 크고 미소가 해맑은 청년인 정우는 다른 청각장애아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언제나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엄마는 “정우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아요.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지만 다른 청각장애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랑의 달팽이 재단’에서도 적극 후원하고 있어요.”라며 따뜻한 눈빛으로 정우를 바라본다.

이번 연주회에서도 공연이 끝난 후에 아이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몰려왔을 정도로 정우는 인기폭발이었다고.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정우가 평범하게 자라나 가정을 이루고 사회에 나갔을 때 밥벌이 하면서 식솔을 챙겨줄 수 있는 가장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소박한 소망을 품고 있다.
청각장애를 이겨내고 클라리넷 연주자로서의 꿈을 키우며 세상을 향해 자신의 걸음을 차분히 내딛는 손정우 군의 이야기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정우를 좌절로부터 일으켜 세운 클라리넷이 이제 그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선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사회의 편견을 이겨내고 소리의 소중함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전하는 정우의 앞날에 무한한 발전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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