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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스타일 :D 그 남자의 이유있는 변신

  •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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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처 예산총괄팀 이규환 차장의 스타일체인지

그 남자의 이유있는 변신

운동화에 티셔츠. 늘 편한 옷만 찾던 남자가 있다. 그가 변신을 하고 싶다며 본지의 문을 두드린 이유는 무엇일까? 알고 보면 로맨틱한 남자의 반전 매력 대공개.

렛미인_1

회사 안에서 입을 옷인가, 밖에서 입을 옷인가.
이규환 차장은 옷을 고를 때의 기준이 오직 하나였다고 고백했다. 주중에는 ‘슈트’라는 고급진 단어보다는 ‘유니폼’이라는 단어에 더 어울릴법한 기성품 양복을 주로 입었다. 사내 출근 복장 규정이 비교적 유연한 덕에, 면바지에 셔츠만 걸치고 출근하는 경우도 잦았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단추가 적은 편한 옷 중 먼저 눈에 띄는 것을 골랐다. ‘구두를 신으면 발이 아프다’는 이유로 회사 밖에서의 신발은 늘 운동화였다. 가끔씩 결혼식장에 가야 할 때 옷장 앞에서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결국 선택은 출근 복장과 비슷했다.

이랬던 그가 작년 8월 본지의 패션 스타일링 코너를 보고 편집실로 신청 사연을 보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회사 사람들은 ‘평생 안 찍어본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이 사보에 실리는데 쑥스럽지 않겠느냐’며 말리셨어요. 반면에 친구들은 잘됐다고 하더군요. ‘너는 진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요.” 동료들은 ‘옷이야 알아서 입으면 되지’ 하는 분위기였던 반면, 평소 그의 옷차림에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던 친구들은 반색을 하며 얼른 나가보라고 부추겼다. 회사 밖 그의 패션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 8월쯤 신청하고 올해 1월에 촬영했으니 무려 5개월을 기다린 셈. 주변의 만류와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며 변신의 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이유가 궁금해졌다. 혹시 업무 때문인가? 그동안 부채 감축 업무를 맡아 정부 관계자와 종종 만났다는 그. 복장은 대외업무가 있는 직장인의 흔한 고민이니까, 당연히 신청의 이유가 업무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규환 차장은 예상과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외모, 특히 패션에 신경이 쓰였어요.” 20대 때는 결혼을 어렵지 않게 생각했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준비해야 할 것도 고려해야 할 것도 많아졌고 이 중 패션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여자 친구와 나란히 선 자신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싶고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도 늘어날 텐데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맞춰 입을 줄 아는 감각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에 주변인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불을 붙였다. “아이가 있는 동료들의 프로필을 보면 애들 사진이 대부분이더군요. 다들 얼마나 예쁜지…. 어떤 분들은 아이와 옷도 멋지게 맞춰 입었던데,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그렇게 센스 있게 코디해 입은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어요. ‘나중에 꼭 저렇게 입고 놀러가야지’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렇게 하려면 옷 잘 입는 법을 좀 배워서 나부터 잘 꾸며야겠죠.”

그래서 최근 1~2년 전부터 남성잡지나 패션지를 찾아 나름대로 공부를 시작했다는 이규환 차장.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런 아이템이 나에게 어울릴까 머릿속에 그려보기도 했지만, 막상 살 옷을 고를 때면 막막했다고 한다. 옷이라는 게 눈으로 봤을 때와 입어봤을 때의 느낌이 매우 달라서, 결국 많이 입어보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에게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입어볼 기회는 많지 않으므로, 이 코너야말로 절호의 찬스.

그토록 고대하던 촬영 당일.

“동료나 친구들의 아이 사진을 볼 때마다 부러웠어요. 제게도 아이와 커플룩 맞춰 입을 날이 곧 오길 바라며, 옷 잘 입는 법을 익혀두고 싶어요.”

“동료나 친구들의 아이 사진을 볼 때마다 부러웠어요.
제게도 아이와 커플룩 맞춰 입을 날이 곧 오길 바라며,
옷 잘 입는 법을 익혀두고 싶어요.”

스튜디오에 도착한 이규환 차장은 코 밑까지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바쁜 업무가 겹쳐 덜컥 감기에 걸린 탓이다. 모델이 되어 사진을 찍는 게 은근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라 스태프들이 우려하던 것도 잠시, 옷걸이에 걸린 의상들을 보는 이규환 차장의 표정을 보고 다들 근심을 덜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준비된 옷들을 살펴보던 그는 스타일리스트의 설명을 토씨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중해 들었다. 모범생을 만난 선생님처럼 스타일리스트도 그에게 어울리는 패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보통 체격에 약간 마른 편이지만, 두상도 작고 어깨가 적당히 있어서 신체 비율이 좋아요. 가능하면 기성복보다는 맞춤 슈트로 어깨와 허리 라인을 살려보세요.” 이규환 차장이 첫 번째로 입은 슈트를 뒤에서 살짝 잡아당기자 허리를 비롯한 전체 라인이 유려하게 흘렀다. 쓰리피스 슈트를 입어본 적도 처음, 메이크업을 해본 것도 처음,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스태프들 앞에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지만 어색함은 금세 가시고 자연스럽게 포즈를 잡는다. 이규환 차장의 표정이 다양해질수록 스태프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흘렀다.

두 번째 옷은 이규환 차장의 바람대로 가족과의 데이트에서 시도해봄직한 캐주얼이었다.롤업 팬츠에 심플한 패턴의 니트를 입고 다시 카메라 앞에 서자 거론되는 연예인의 이름이 다양해지고 여기저기서 주문하는 포즈도 더욱 과감해졌다. ‘허세 작렬’, ‘차도남’, ‘터틀넥을 턱까지 끌어올리고 수줍게!’ 모든 미션을 척척 해내고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 앞에 선 시간, 자신의 모습을 보는 이규환 차장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

“정말 신기했어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매일매일 본 얼굴인데 전에 본 적 없는, 저도 몰랐던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오늘 찍은 사진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되네요.”

촬영을 마친 뒤 이규환 차장은 자정을 넘긴 신데렐라처럼 입고 왔던 옷을 걸치고 다시 목도리를 칭칭 감았지만, 스튜디오에 막 들어섰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어도 앞으로의 패션에 어떤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오늘 입어본 옷들의 색과 질감을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백화점으로 가 비슷한 옷을 장만하라는 스태프들의 당부를 그대로 이행했을지는 모르지만, 3월에 첫 출근할 경주 신사옥에서는 패션 리더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렛미인 이규환차장

Before
폼이 넉넉해서 편한 티셔츠나 남방, 발에는 언제나 운동화. 편한 옷만 찾게 된다는 이규환 차장의 일상 패션

스타일 Tip

도톰한 소재의 옷으로 마른 체형 커버
마른 체형의 남자분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옷을 크게 입거나 품이 넉넉한 옷을 입는 겁니다. 몸에 딱 맞는 핏을 부담스러워하고 그런 옷을 입을 때 몸이 더 작아 보일 거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옷을 입을 때의 기본은 마른 체형이든 통통한 체형이든 자신에게 꼭 맞는 사이즈의 옷을 입는 거예요. 어깨, 허리 사이즈에 딱 맞게 정장을 맞춰 입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장 재킷이나 상의를 고를 때는 얇은 것보다 도톰한 소재가 좋습니다. 니트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스티브 잡스 하면 떠오르는 얇은 니트 말고 폭신폭신하고 도톰한 소재의 니트는 마른 체형을 커버하기 좋습니다. 카디건이나 남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주인공이 입은 롤업 팬츠도 많은 분들이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패션입니다. 흔히 ‘다리가 짧아 보인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팬츠 아래로 드러난 양말 색과 상의의 색을 맞춰 입으면 전체적으로 일관된 색깔 톤 덕분에 몸이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젊고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한 번씩 도전해보세요.

– 글 : 전수아/ 사진 : 김문성
– 원본글 : 수차와원자로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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