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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다리의 품격

  •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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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7_상단

이채윤 차장 / 월성본부 제2발전소 기술실 기계팀 / 글 차주화 / 사진 김문성 / 스타일리스트 신지영 / 헤어-메이크업 뮤제네프
푹푹 찌는 여름은 남자에게도 노출이 필요한 계절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좀처럼 반바지에 도전하지 못한다. 굵은 종아리나 무성한 다리털도 문제지만, 자칫 잘못 코디하면 편안함을 넘어 예의 없어 보이기 때문.반바지만 입으면 ‘아재’가 되는 이들을 위한 스타일링 방법을 알아봤다.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한대리의 장항리 일기 5편에서는 스타일리시한 ‘차도남’을 꿈꾸며 정장을 입고 첫 출근을 했던 한 대리의 에피소드가소개됐다. 동료들이 입고 있는 근무복을 스타일리시하지 않다며 거부하던 한 대리가 결국 그 편리함과 실용성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내용이다. 이날의 주인공 이채윤 차장 역시 과거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패셔니스타였다고 한다. 연애 시절 아내가 그에게 옷을 골라주기 어려워할만큼 까다로운 패션 감각의 소유자였다고. 그러나 현장 근무가 잦은 기계팀에서 근무하면서 스타일에 신경 쓸일이 줄었다. 만화 속 주인공처럼 이 차장도 결국 일하기 편한 근무복을 입게 됐다. 그도 현장에서는 활동적이고 실용적인 근무복이 최고라는 발전맨이 다 된 것.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이 차장의 패션에 대한 관심과 욕심도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패션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패션 잡지를 보며 촬영장 모습을 줄곧 상상해왔던 이 차장은 직접 사연을 보내 올댓스타일 코너 참여를 신청했다. 계기는 바로 한 편의 영화. “패션과 멀어지면서 무료해진 일상을 벗어나보고 싶었어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것 같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평일에는 일하기 편안한 근무복을 고수하지만 주말만큼은 다시 예전처럼 스타일에 신경 쓰고 싶다는 이채윤 차장. 그는 스스로 출연을 신청했지만 막상 섭외 연락을 받고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사보에 실린 모습이 어떨지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격려해줬고, 덕분에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할 수 있었다. 기계팀 홍순법 팀장은 이 차장의 변신을 본인 일처럼 기뻐하며 다른 팀에 자랑해 촬영 소식을 퍼뜨리기도 했다. 조금은 어색하고 쑥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번 기회는 그에게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특별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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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방법

이날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바로 반바지. 헤어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마친 그가 첫 번째 착장으로 갈아입고 나타났다. 모노톤의 스트라이프 재킷과 베스트 그리고 진한 톤의 반바지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특히 상의로 갖춰 입은 재킷과 베스트는 반바지가 주는 캐주얼함에 격식을 더했다. 깔끔한 옷을 좋아한다는 그도 만족한 듯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했다. 섭외 과정에서 그가 반바지에 거부감을 느끼진 않을까 싶었던 걱정이 날아간 순간 이었다. 직장인들이 출근 복장을 고를 때 반바지는 고려 대상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된다. 우리 회사처럼 복장 규정이 자유로워 반바지를 허용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여름철에 반바지를 금지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반바지를 입은 분은 거의 못 봤어요. 젊은 몇몇 분을 제외하면 반바지를 입지 않으시더라고요.” 오랫동안 관찰한 그의 말에 수긍이 간다. 이 차장은 남자 사우들이 다리털이나 하체 굵기 때문에 반바지를 꺼리는 것이 아닐까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용 제모기를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다리가 너무 굵거나 얇다면 체형에 어울리는 핏의 반바지를 골라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이런 스타일링이면 출퇴근할 때도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짧고 시원하면서도 격식 있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요.” 그는 사보에 실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다른 남자 사우들이 용기를 내 반바지 스타일링에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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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패션의 완성

다음으로 입어본 옷은 주말 약속에 어울릴 만한 캐주얼 반바지 코디. 여기서 흔한 동네 아저씨와 약속 있는 남자를 가르는 포인트는 상의에 있다. 티셔츠에 박시한 남방
을 레이어드한다면 마른 체형도 얼마든지 커버 가능하다. 어깨가 넓어 보이는 효과는 덤. 특히 화이트나 블루 톤의 시원한 컬러로 코디한다면 여름 휴양지에서도 시도해봄
직하다. 평소 트렌디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그는 “여름에 교회 갈 때 덥고 답답해 보이는 복장보다 반바지를 입어요”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오늘의 스타일링을 통해 교회
의 패션 피플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채윤 차장은 아내와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다.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고 밴드에서 연주도 한다. 최근에는 아내와 함께 운동도 시작했다. 둘은 연애 기간 7년을 포함해 총 17년을 함께했지만 아직도 무엇이든 같이하는 잉꼬부부다. 이 차장은 오늘의 코디를 기억해뒀다가 조만간 있을 여름휴가 때 아내와 커플 룩으로 입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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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게 된 계기

인터뷰 내내 조용하고 부드럽게 얘기하던 이 차장이 언제나 나긋나긋하고 다정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할 때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많다고. 이 차장은 기계팀 터빈파트 차장으로서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리드해야할 때도 있어요. 또 굽힐 줄도 알아야 하고요.” 그가 업무상 가장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순간이 있다. 2014년 1월 월성본부 제2발전소에서 밸브 누설 문제가 발생했을 때다. 이 차장은 포크레인을 임대해 땅을 파고 50군데를 팀원들과 직접 확인했다. 긴박했던 그때도 이제는 좋은 추억이 되었다. 이 차장은 이때의 일화를 본지 편집실로 적어 보내기도 했다. 그의 에피소드는 4월호 에너지툰으로 소개됐다.
촬영을 마친 그는 “출연한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멋지게봐 준다면 뿌듯할 것이고, 어색하다며 재밌게 보시고 그로 인해 웃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닐까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만족스럽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언젠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고소감을 밝혔다. 다음에는 도시적인 느낌의 차도남 스타일을 시도해보겠다면서.

과거 반바지를 주로 착용했던 이들은 여성이나 어린이들이었다. 활동적이고 시원하지만 격식 있는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 때문에 남성들에게는 외면 받아왔던 것. 하지만 전설적인 록 밴드 AC/DC의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은 1975년부터 현재까지 무대에서 반바지 스쿨 룩을 고수하며 반바지 패션의 아이콘이 됐다. 또한 노년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패션 에디터 닉 우스터는 클래식 슈트 스타일에 반바지를 매치하며 파격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했다. 반바지는 남성들에게 결코 금기가 아니다. 자신감 있게 코디한다면 장난꾸러기 악동같은 매력을 주기도 하고, 정장에 매치하면 과감한 변신도 가능하다. 물론 맨다리가 드러나 여름에도 시원하다는 것은 기본이다. 올여름에는 반바지 스타일을 시도해보자. 어려울 것도 겁낼 것도 없다.

스타일 Tip

상의

최근 반바지 정장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반바지를 입어도 상의로 재킷과 베스트까지 갖춰 입는다면 격식있어 보이고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더불어 마른 체형인 경우 보정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바지

다리가 얇고 곧은 편이라면 펑퍼짐한 반바지보다는 몸에 맞는 핏을 입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젊은 남성들이 허벅지까지 드러나는 짧은 반바지를 입기도 하는데 코디하기에 까다로우므로 신중히 고민 후 선택하자.

신발

반바지 슈트 스타일에는 정장 구두를 신어도 좋지만 발목을 시원하게 드러낼 수 있는 보트슈즈나 로퍼가 잘 어울린다. 캐주얼한 스타일의 경우 흰색 스니커즈나 슬립온 운동화가 어디에나 잘 어울려서 좋다. 하지만 발목을 가리는 하이톱 운동화는 오히려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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