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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하는 파이터들

  • 201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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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_상단

한울 MMA Team KUMA
격투기라고 부드럽지 말란 법 있나? 주짓수의 뿌리는 바로 일본 유술(柔術). 강한 근력보다는 상대의 힘을 활용하고 관절 등 약점을 제압하는 무술이다.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기는 한울본부의 ‘주짓테로’들, 밤을 잊은 채 훈련 중인 그들을 만났다.

당장 배워서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무술

한울본부 사택 내 복지관 앞에는 ‘무도가’들을 만난다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넘쳐흘렀다. 동호회 룸 문 앞에 떡하니 걸린 팀 깃발에는 포효하는 곰이 새겨져 있었다. 혹시 이 곰처럼 무시무시한 사내들이 기다리진 않을까 걱정 되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운동 전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서는 긴장감이나 무게감보다 유쾌함과 젊은 열기가 느껴졌다. 15명으로 시작해 2015년 정식 동호회로 등록한 주짓수 동호회 ‘한울 MMA Team KUMA(이하 팀 쿠마)’는 어느덧 규모가 27명으로 늘어났다. 팀 쿠마의 KUMA는 다름 아닌 KHNP Uljin Martial Arts의 약자다. 공교롭게도 쿠마는 일본어로 곰을 뜻했고, 따라서 곰을 마스코트로 삼게 됐다. 팀 쿠마의 창단 멤버이자 핵심멤버인 김건형 주임(한울본부 제3발전소 운영실 6호기발전5팀)은 유도와 검도, 복싱 등 다년간 격투기 운동을 해온 경력자다. 다른 멤버 중에도 운동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많다. 그렇다고 초보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힘보다는 기술 지식이 핵심이기 때문에 근력이 약하거나 운동 경험이 적은 사람도 시도할 수 있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호영 주임(한울본부 제3발전소 운영실 방사선안전팀)은 “주짓수는 운동을 전혀 배우지 않은 사람도 할 수 있어요”라며 “지금 당장 배워도 실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무술”이라 소개했다. 또한 그는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무술”이라며 여성들도 주짓수를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주짓수란?

일본의 전설적인 유도가 마에다 미쓰요는 브라질의 그레이시 가문에 자신의 기술을 전수했으며, 여기에서 파생된 것이 브라질리언 주짓수다. 현대의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입식과 좌식, 와식을 비롯한 여러 타격기와 그래플링 기술을 실전에 맞게 집대성한 종합 격투기로 남자는 물론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짓수_2

(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휘선 사원, 이태준 사원, 이신우 주임, 이진홍 주임, 최우승 주임, 김건형 주임, 정성필 대리, 서기용 주임, 정호영 주임, 김희현 대리

전국 대회 참여로 얻은 성과

보통 격투기를 한다고 하면 부상에 대한 걱정부터 앞선다. 주먹과 발로 치고받는 타격기와 조르고 꺾는 그래플링 모두 문외한에게 위험해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성필 대리(한울본부 품질보증처 발전품질검사팀)는 “격투기 계통의 운동은 오히려 미리 몸을 풀고 테이핑 등의 준비도 해두기 때문에 안전해요”라고 설명했다. 부상 빈도는 축구나 농구 등 일반적인 스포츠를 할 때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 또한 체급 차이가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기 때문에 경력이 1년밖에 되지 않는 최우승 주임(한울본부 신한울제1건설소 기전실 배관팀)도 5월에 열린 ‘2016 코리아 오픈 전국 주짓수 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최 주임은 첫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동점 상황을 만들어내다가 아쉬운 점수 차로 판정패 당했다. 아직 21살인 그는 “입대 전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어요”라며 11월에 예정된 대회에도 참가하겠다고 전했다.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서기용 주임(품질보증처 한울건설품질보증팀)은 예비신부가 보는 앞에서 시합을 펼쳤다. 비록 대회에서 수상을 하진 못했지만 믿음직 스럽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서 주임은 “열심히 훈련해서 평생 지켜줄 거예요”라며 미래의 아내에게 수줍게 고백했다. 그런가 하면 김건형 주임은 같은 대회에서 체급 우승을 했다. 하지만 그의 성적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바로 7개 체급별 우승자들 중 최강을 가리는 ‘앱솔루트’부문에서 최종 승리를 한 것. 김 주임은 전국 사설체육관이 참가한 수준 높은 규모의 대회에서 모든 체급 최강임을 증명했다. 자타공인 ‘고수’로 인정받는 김 주임은 회원들에게 주짓수 기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김 주임을 비롯한 베테랑들의 지도 편달로 신입 회원들 역시 실력이 일취월장 늘고 있다. 신입 회원 이태준 사원(한울본부 교육훈련생)은 김건형 주임에게 지도받은 기술을 대련 훈련에서 바로 적용해 지켜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기도 했다.

구분 동작으로 배우는 데라히바 스윕

데라히바 가드는 히카르도 데라히바에 의해 고안된 마운트 자세의 가드 방법이다. 이 가드 상태에서 위에 있는 상대와 위치를 바꾸고 추가로 암바를 거는 기술을 데라히바 스윕이라 한다.
주짓수_데라히바

대회에 참가한 세 사람은 대회 이후 많은 것이 달라 졌음을 실감했다고 한다. 최우승 주임은 팀 상사에게 “앞으로 까불면 안 되겠다”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또한 동호회 룸을 얻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 이희선 본부장도 대회 성과에 크게 뿌듯해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팀 쿠마의 선전 소식을 듣고 주짓수에 관심을 갖게 된 신입 회원도 많다. 대회 참여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던 셈이다.

주짓수_3

새내기 주짓테로, 주짓테라들의 다짐

주짓수 무술가를 포르투갈어로 ‘주짓테로(Jiujitero, 여성형은 주짓테라)’라 부른다. 주짓테로가 된 지 일주일 된 유휘선 사원(한울본부 교육훈련생)은 입사 1년이 채 되
지 않은 신입사원. 그런 그는 회사 생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됐다며 꾸준히 훈련해 언젠가 대회에도 참가하겠다는 패기를 보여줬다. 팀 쿠마에는 유휘선 사원을 비롯한 신입사원들이 많은 편이다. 아직 회사 생활에 적응하기 쉽지만은 않을 텐데 베테랑 회원들에게 “형, 형” 하며 잘 따르는 모습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듯싶다. 새내기 주짓테로 이태준 사원은 “몸으로 대화하며 운동하다보니 더 친해질 수 있어요”라며 꾸준히 훈련해 주짓수 실력도 기르고 회사 생활도 건강하게 해나갈 것이라 다짐했다.
팀 쿠마는 지역사회에도 그 명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덕에 울진은 물론이고 삼척, 동해 등 인근 지역의 종합격투기 체육관에서 합동 훈련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팀 쿠마는 그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은 가르치고 배울 점은 배우고 있다. 정식 동호회로 등록된 지 1년 남짓 지난 새내기 팀이지만 두드러진 실력 덕분에벌써 지역사회와 상호 보완하는 팀이 된 것이다. 정호영 주임은 “우리 팀 내에 전문 강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니 서로가 배우고 알려주는 관계입니다. 그 덕분에 더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팀 쿠마만의 장점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다른 기업에도 주짓수 동호회가 있는데, 기업 내 주짓수 동호회 간에 함께 연계하며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만약 울진에서의 생활이 무료하다면 이들을 찾아가 보자. 새로운 주짓테로, 주짓테라가 되어 상대를 메치고 조르며 스트레스를 풀어볼 수 있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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