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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 인생도 금메달 – 올림픽에 관한 영화 세 편 다시보기

  •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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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역도에서 장미란 선수는 들어올리는 힘 하나로 사람들을 들끓게 만들었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신아람 선수의 펜싱 종목에서는 1초에 전 국민이 안타까움의 한숨을 쉬었다. 올림픽, 월드컵 시즌이 되면 ‘시즌 한정 애국자’가 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만큼 선수들의 성취와 노력은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붙이는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약한 국가’의 ‘강한 운동선수’이기에 더욱 빛나고, 어떤 때는 ‘오합지졸’이 팀워크로 뭉쳐 빛난다. 그렇게 올림픽을 보고 나면 결국 우리에게 와 닿는 것은 경기에서 메달을 몇 개 땄다는 숫자가 아니라 개개인의 아름다운 ‘스토리’이다. 리우 올림픽에 맞춰 올림픽에 관한 영화 세 편을 미리 예습, 복습하는 것도 ‘찡한’ 이열치열이 될 것이다.

1. 전통, 그리고 성취 – 불의 전차 (1981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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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듣고도 올림픽이나 운동경기 하이라이트에 꼭 나오는 반젤리스의 음악을 떠올리는 분도 계실 것이다. <불의 전차>는 최초의 올림픽인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이어져 온 올림픽의 필수 종목인 ‘달리기’를 주제로 한 영화이다. 배경은 1924년 제8회 파리 올림픽이다. 배경이 근 구십 년 전이니만큼 현대라기보단 근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화이기도 하다.

참고로 1924년이면 우리나라로 치면 일제 강점기이고,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기이며, 현재도 정정하게 살아계시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태어나기 두 해 전의 이야기이다. 또한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국 런던, 유태인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을 ‘이기는 것’으로 버텨내기 위해 달리는 해럴드, 신앙과 육상을 모두 놓지 않으려는 에릭. 두 사람은 캠브리지 대학에서 만나 함께 달리기를 시작한다. 해럴드는 학교 교칙상 프로 개인 코치를 두는 것이 허용되지 않음에도 이탈리아계 코치와 함께 자신의 단점을 고쳐나가며 실력을 쌓아나간다. 에릭은 해외에 선교를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에게 신이 ‘달리기의 재능도 함께 주셨다’며 육상을 포기하지 않으려다 동생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그리고 1924년 파리 올림픽, 각각 자신의 경주에 출전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중요한 이야기는 각자가 즐기시기를 바람 더 이상의 줄거리 설명은 하지 않기로 한다.

앞서 말했듯 오래전, 올림픽 초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올림픽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여럿 있다. 예를 들어 육상 트랙이 흙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직접 다이아몬드 모양의 개인용 삽으로 스파이크를 디딜 구멍을 파 놓고, 경기 시작 전 삽을 경기 트랙 옆 잔디밭에 꽂는다. 복장은 남자 달리기의 경우 흰색 상의에 무릎 가까이 오는 반바지이며, 여자 선수들의 육상 종목은 아직 신설되지도 않았다. 지금과는 달리 결승선도 레이저가 아닌 흰 끈으로 표시되어 있다. 말 그대로 근대 올림픽의 추억이라고 할까.

선수들이 합동으로 몸을 풀 때 유일한 흑인 선수가 보이는 장면도 있는데, 흑인 선수의 이름은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그 해 올림픽 최초로 흑인 금메달리스트가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선수가 누구겠구나’ 유추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것이다.

2. 날아올라! – 독수리 에디 (2016년 작)

2009년 우리나라에서 화제를 모았던 ‘국가대표’와 같은 종목, 스키점프를 다룬 영화이다. 킹스맨에서 활약한 태론 애거튼의 출연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흥행에는 다소 실패한 듯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추천하는 데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슬프지 않은 휴먼스토리’라는 점이다. 영국의 스키선수 에디는 1988년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지만 ‘너는 올림픽 출전 감이 아니야’ 라는 말을 듣고, 모든 걸 내려놓으려다 ‘스키점프’라는 종목을 발견하게 된다. 문제라면, 영국의 마지막 스키점프 참가가 1928년이었고 그 선수는 이미 돌아가셨다는 점.

1인 대표팀을 만들려니 국가가 인정하는 기록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일단 스키점프 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난관투성이다. <킹스맨>때보다 많이 토실토실해진 에디는 천진난만한 긍정 에너지로 무턱대고 도전한다. 잘 데가 없어서 독일까지 날아가 훈련장 식당 창고에서 자고, 노르웨이 대표팀에게 ‘비법 좀 가르쳐달라’고 무턱대고 매달려 보지만 돌아온 건 싸늘한 현실이었다.

“에디, 몇 살이지?”
“22살이요.”
“노르웨이에선 스키점프를 6살에 시작해. 아니면 그보다 일찍.”
“좀 늦었네. 영국 친구.”

 

그런 말을 들으면 포기할 만도 한데, 용케 포기하지 않는게 에디의 유쾌함이다. 우여곡절 끝에 코치를 만났지만 제대로 된 훈련 캠프가 없어 차 수리 공간에서 어설프게 훈련을 한다 해도, 에디는 ‘울지’ 않는다. 어쩌면 이 부분에서 다른 스포츠 영화의 ‘인간 승리’와 다른 점을 꼽아볼 수도 있겠다. 울 만도 한데 울지 않는다는 점. 어설프고 엉망인 훈련 과정에도 비장하지 않고 경쾌한 음악을 깔아 보는 사람이 함께 그 과정을 ‘즐기게’ 한다는 것.

크기변환_이미지_독수리 에디

에디는 올림픽 경기에 나간다. 그리고 세우는 기록마다 영국 신기록이 된다. 에디 이전의 영국 스키점프 기록은 20여 미터에 불과했기 때문에, 에디가 60미터를 뛰든 70미터를 뛰든 그건 에디의 개인 신기록이자 영국 신기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디가 올림픽 최하위 선수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기록은 기록이고, 메달은 메달이니까. 그러니까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메달리스트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고, 한 운동선수에 관한 이야기이다.

3.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치면? 팀워크!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년 작)

그래도 역시 ‘운동’하면 팀워크고, 천대받는 종목의 서러움까지 이겨낼 수 있는 것도 동료들의 힘이라면 <우생순>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에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한국 여자 핸드볼이라는 게 있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사실 핸드볼이라는 종목 자체가 체육 시간에 정해진 곳에 공 넣는 것 외에 ‘경기’를 겪어 보기 쉽지 않은 종목이다.

앞서 말한 두 영화처럼, 이 영화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야기이다. 해체된 팀을 다시 모아 만들어낸 새로운 팀. 그 안에는 예전 추억을 공유한 ‘올드 멤버’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훈련받고 자란 ‘뉴 멤버’가 공존한다. 이모뻘, 엄마뻘인 올드 멤버와 뉴 멤버는 한 팀 내에서 세대차이로 싸움까지 겪는다. 이로 인해 감독이 갈리고, 고등학교 선수들에게도 패하는 참사를 겪게 되지만 아까 말했듯이 팀이라면 모름지기 팀워크가 있는 법.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은 서로 등을 돌리고 싸우던 멤버들이 서로의 손을 잡는 모든 순간들이다. ‘지금이 아니면’ ‘우리가 아니면’ 사라질 수도 있는 하나를 지키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답고 강한 법이다.

크기변환_이미지_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 영화를 대형 스크린으로 봤을 때, 마지막 자막으로 올라오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문구에 눈물을 훔친 사람이 그 영화관에도 참 많았다. 그 사람들 중에는 무슨 이유로든 간에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영화에 자신을 투사하고, 그 안에서 위로받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하는’ 올림픽 영화다.

IOC에서는 올림픽 참여 국가에게 메달 수로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장소이지, 국가간의 우열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나라마다 순위를 집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하지만 IOC의 입장을 따르자면 금은동메달 모두, 더 나아가서는 참가자 모두가 똑같이 금메달리스트인 셈이다. ‘여자가 있을 곳은 자신의 아들과 친지를 응원하는 관중석뿐’이라는 얄미운 말을 한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은 ‘결과가 아니라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위대한 말도 남겼으니.

금메달을 못 탄 게 아까워 눈물 흘리는 영화도 있지만, 전 세계 대표가 나오는 올림픽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이미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셈이다. 그러니 리우 올림픽을 마음껏 즐기시고, 모든 선수에게 격려의 마음을 한껏 보내 주시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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