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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Zero_미래 건축물로 세우는 친환경 녹색도시

  •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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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제로에너지연구소장
Profile> 김재민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제로에너지연구소장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공학부를 졸업한 김재민 소장은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은 후, 일본 시바우라 대학에서 교환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건축 실내 공기환경 관련연구를 했다. 이후 1995년부터 2년간 건설기술연구원 건축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32살 되던 해인 1997년에 영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스코틀랜드 소재 스트라스클라이드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땄다. 이 과정에서 유럽연합(EU)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구과제에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되어 2001년부터 지금까지 동 대학 에너지시스템연구센터(Energy Systems Research Unit)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표 연구 성과로는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 기업인 스웨덴 에릭슨 사와 함께한 세계최초의 ‘스마트 앱 기반의 에너지정보시스템 개발’이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지난 2012년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에너지자립형 공공 건축물은 그 생김새가 거대한 바람개비 같았다. 첨단 에너지 기술력으로 완성한 미래 건축물의 모델로서, 건물에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100% 충당하는 제로에너지빌딩이다.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제로에너지빌딩. 서울에너지드림센터 내 제로에너지연구소에서 청정에너지를 연구하는 김재민 소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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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로에너지빌딩 분야의 석학이신 소장님께서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제로에너지연구소장직에 몸담으시고, 이와 함께 외국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나가고 계시는데요. 간략한 본인 소개와 더불어 주요 연구 대상은 무엇이신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스트라스클라이드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며 박사 과정을 밟았어요. 그러던 중에 대학 내 에너지시스템연구센터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직업을 얻게 됐죠. 지난 15년간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고, 현재 스코틀랜드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로에너지연구소에는 비상근으로 근무하며 두서너 달에 한 번씩 한국과 영국을 오가고 있고요. 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연구 활동을 해왔어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라고 하는데요. 이 시스템의 적용 대상 중 하나가 제로에너지빌딩입니다. 태양광, 풍력 등 기후에 따라 생산량에 차이가 나는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로에너지빌딩은 한국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신산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소장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에너지신산업에 참여하게 되셨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온실가스입니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태워서 에너지를 만들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가 주범인데, 세계 주요 국가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죠. 그래서 떠오른 게 바람, 물, 태양 등의 자연 자원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였어요. 이러한 친환경에너지를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에너지신산업이 2000년대 들어 급성장했는데요. 우리나라 정부에서 2008년에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선포한 이후, 제가 연구원으로 있는 에너지시스템연구센터와 우리나라의 공기관이나 대기업이 손잡는 횟수가 늘었어요.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연구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했는데, 연구과제에 참여한 게 인연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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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제로에너지빌딩에 대해 모르는 일반인이 많습니다. 제로에너지빌딩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정의하는 제로에너지빌딩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시스템을 통해 생산해서 사용하는 거예요. 다소 어렵게 느껴지실 텐데, 한 마디로 ‘에너지 자립형 건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로에너지빌딩은 패시브(Passive)와 액티브(Active), 두 가지 건축 기법을 더한 개념이에요. ‘패시브’는 두꺼운 단열재, 2중 혹은 3중의 유리창호 등의 자재들을 사용해 건물 내외부의 열 이동을 차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게 뭐냐면 건물 전체를 보온병처럼 완벽하게 밀폐시키는 거예요. 고단열·고기밀 성능을 강화함으로써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전기를 많이 쓰지 않아도 겨울과 여름을 더 따뜻하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액티브’는 태양광, 지열 등을 활용하여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말해요. 냉난방, 전력, 취사에 이르는 에너지 사용을 건물이 해결하도록 일종의 자립심을 길러주는 거죠. 건물의 연간 사용에너지와 생산에너지의 합이 ‘0’이 되면 ‘넷 제로(Net Zero)’라고 합니다. 외부로부터의 전력 공급 없이도 자체 생산한 신재생에너지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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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제로에너지빌딩의 장점과 단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반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것이 바로 자동차와 석탄 화력발전소입니다. 그중에서도 화력발전소는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전력 사용량이 많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석원료를 태워서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 중에는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합니다. 신재생에너지는 일단 깨끗하고 고갈될 염려가 없어요. 환경오염 물질도 배출하지 않고요. 주목할 점은 또 있어요. 한국의 에너지 공급 방식은 중앙집중형으로 이뤄졌어요. 발전소에서 대량으로 생산한 전기를 하나로 연결된 고압 송전망을 통해 전국 곳곳에 보내는 거죠. 이처럼 의존성이 강한 전력공급체계는 자칫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분산형 방식으로 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었는데, 좋은 예가 제로에너지빌딩입니다. 주택, 상가 등 개별 건축물에 ‘자가 발전소’를 세우게 되면, 기존 공급 방식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률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요. 에너지신산업의 일환인 제로에너지빌딩은 쓰고 남거나 혹은 절약한 전기를 전력시장에 팔아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고요. 물론 제로에너지빌딩은 장점이 더 많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고효율 단열재와 유리창호, 태양광전지(PV), 환기시스템 등 갖출 게 많다 보니 초기 건축비용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멀리 내다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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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빌딩은 세계 여러 나라가 주목하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가 됐습니다. 외국에서 연구 활동을 펼쳐 오신 소장님께서는 국내 제로에너지빌딩 시장의 전망을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공공건축물은 2020년, 민간건축물은 2025년부터 신축건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 의무화가 시행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로에너지는 미래형 주거형태입니다. 그야말로 마차 끌다가 자동차 몰아야 하는 날이 머지않았는데요. 제로에너지 기준에 통과하려면 건축가들이 학구열을 불태우면서 능력 향상에 매진해야겠죠. 무엇보다 건축자재의 공급망을 잘 구축해야 합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의 유리창은 기온이 영하 10도를 넘나들어도 열 손실이 전혀 없는 초고성능 3중 창호입니다. 지금은 성능이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있습니다만, 건축할 당시에는 구할 데가 없어서 독일에서 수입해 썼어요. 그만큼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죠. 제로에너지빌딩의 특성에 맞는 자재를 국산으로 대체하면 참 좋을 텐데요. 건설업계가 어려우므로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할 여력은 없을 거예요.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제로에너지빌딩 시범 사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로에너지빌딩에 대한 인식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어떤 제도나 노력이 추가로 필요할지 소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에 ‘보봉(Vauban)’이라는 마을이 있어요. 집집마다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해서 실생활에 이용하고, 일부 가구는 쓰고 남은 에너지를 전력회사에 팔기도 합니다. 패시브 하우스 수준으로 집을 지어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는데요.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호하며 마을 전체를 생태 공원화했어요. ‘친환경에너지 마을’이라는 명성을 이어나가면서 관광수입을 올리고, 마을 조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보고 있습니다.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지자체의 투자 지원도 역할을 했지만, 주민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출발점에 섰을 때는 녹색 생활이 불편할 것 같았는데,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보니까 좋았던 거예요. 앞서 설명했듯이 돈도 벌 수 있고요. 삶의 질이 향상하는 걸 피부로 느끼다 보면 행복감도 생기겠죠? 제로에너지빌딩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인류가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겁니다.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할 바람직한 목표이기는 한데, 사실 “그게 뭐예요?”라면서 질문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어요. 제로에너지빌딩이라는 에너지신산업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며 순항하기 위해서는 보봉마을 주민들처럼 정신적·경제적으로 어떤 이익을 주는지를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어요.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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