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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대응시스템으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다

  • 20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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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발생 후 한수원 종합상황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9월 12일 저녁,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인 데다 여진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크다.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현재 진행형. 원전 안전을 확보하고 국민의 불안을 덜기 위해 우리 회사는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지진 규모에 따른 비상 발령 조치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경주시 남남서쪽 9km에서 리히터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상황을 파악한 우리 회사는 ‘지진행동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비상 발령을 내리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채 한시간이 지나지 않은 8시 32분에 규모 5.8의 본진이 발생했다. 이미 본사와 월성본부에서는 A급 비상 발령을 가동 중이었다. 본진 발생 2분 후 고리본부에서도 A급 비상이 발령됐다. 원전 인근에서 지진 발생 시 우리 회사는 지진 규모에 따라 세 단계로 나눠 비상 발령을 내린다. 내륙 3.0~3.9, 해역 3.0~4.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주의 단계로 C급 비상이 발령된다. 재난안전대책본부 자연재해 초동상황반이 운영되며 차장급 이상 임직원은 유선 대기한다. 내륙 4.0~4.9, 해역 4.5~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경계 단계인 B급 비상이 발령되며 상황반이 운영되고 소속 직원의 50% 이상이 근무한다. 이번 경주 지진과 비슷한 내륙 5.0 이상, 해역 5.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심각 단계로 A급 비상이 발령된다. 마찬가지로 상황반이 운영되며 소속 본부의 전 직원이 각자의 자리로 복귀해 상황을 파악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응한다. 9월 12일 저녁에도 A급 비상이 발령된 본사와 고리·월성본부 임직원들은 모두 회사로 복귀해 매뉴얼에 따른 지진대응시스템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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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지진대응 종합상황실에서김범년 부사장이 원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른 수동 정지

원전 주요 기기가 받는 충격에 따른 지진대응시스템은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지진 경보 발생, 데이터 분석 후 내진 설계의 50% 수준에 도달하면 수동 정지 후 안전점검, 90% 수준에 도달하면 자동 정지, 이렇게 3단계로 대응할 수 있게 설계된 것. 지진계측기에 측정된 값이 지진가속도 0.01g(리히터 규모 2~3)가 넘으면 지진자동경보가 울린다. 경보에 따라 원전 현장에서는 지진 상황에 대비하고 주요 안전설비와 구조물 등을 점검한다. 내진 설계(0.2g)의 50%인 0.1g 이상이 되면 원전은 수동 정지하게 되어 있다. 내진 기준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원전을 가동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일단 수동으로 정지시킨 후 정밀 안전점검을 하는 게 원칙이다.

내진 설계(0.2g)의 90% 수준이 넘지 않는 0.18g(리히터 규모 6.4)가 되면 원전은 자동으로 안전 정지된다. 원전에서의 지진 감지 및 대응 상황 등의 정보는 자동통보시스템(ACS), 전화, 팩스 등을 이용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 산업부, 전력거래소, 소속 지자체 등에 공유된다.

진앙지에서 27~28km 정도 떨어진 월성본부는 지진 최대가속도 0.2g, 리히터 규모 6.5로 내진 설계가 되어 있고, 이에 따른 원전운영 절차도 마련해놓았다. 12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월성본부는 지진감지기가 동작된 것을 확인한 후 지진계측값을 분석했다. 결과는 수동 정지 기준인 0.1g(리히터 규모 6.0 수준)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지진 파동을 분석한 응답스펙트럼값이 기준치를 넘어 정지 준비와 후속 조치를 취한 뒤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월성1·2·3·4호기를 12일11시 56분부터 수동으로 정지했다. 4시간 안에 수동 정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매뉴얼대로 조치한 것이다. 전휘수 월성본부장은 “발전소 설비는 안전운전이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안전 최우선 원칙에 따른 절차서 기준대로 수동 정지를 하였다”면서 “지진에 따른 수동 정지 절차서 수행은 처음이었지만 방재훈련을 주기적으로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절차대로 잘 대응했으며, 월성1·2·3·4호기 정밀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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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발생 후 우리회사 종합상황실은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 이후

지진 발생 후 국민들이 원전 안전을 걱정하는 것은 2011년 3월에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 운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우리 회사도 이 사고를 계기로 극한의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도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원전 성능 보강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규모 9.0의 지진에 10m의 쓰나미가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의 비상발전기가 침수되자 핵연료가 녹아내려 방사능이 누출됐다. 이 사고 후 우리 회사를 비롯한 원전 관련 당국은 지진과 해일 대비 설비를 대폭 늘리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안전시설을 대폭 강화했다. 사고 직후 국내 원자력 시설 안전 점검이 이뤄졌고, 구조물 안전성을 확인한 후 침수 가능성에 대비해 전력 및 냉각 계통을 강화했다. 모든 원전 비상발전기가 침수되지 않도록 방수문을 설치하고, 부지고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리본부에는 해안 방벽을 구축했다. 비상발전시스템이 무력화되는 등 최종 열제거원을 상실할 때를 대비해 4개 원전본부에 이동형 발전차도 도입했다.

덧붙여 최악의 시나리오를 짠 후 대비책을 만들었다. 노심이 용융되는 중대 사고로 진전되더라도 방사능 누출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전원 없이도 격납 건물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피동형 수소 제거 설비를 모든 원전에 설치했다. 또한 압력이 높아져 격납 건물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격납 건물 여과배기 계통을 설치하고 있으며, 원자로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한 원자로 비상냉각수 외부 주입 유로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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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월성본부를 찾았다

내진 설비 강화와 스트레스 테스트

원전 주요 설비의 내진 성능도 강화하고 있다. 원전을 건설할 때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지진을 예측하고 여기에 여유도를 추가해 내진 설계 규모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원전은 지진가속도 0.2g(리히터 규모 6.5 수준)로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여기에다 일본과 대만 등 세계 지진 빈발 국가의 경험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지진 대비 안전성을 보완하고 있다. 또 지진 감시 능력을 높여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감지될 경우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는 지진 자동 정지시스템도 구축했다.이 설비는 세계에서 대규모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 원전과 대만 원전, 미국의 디아블로 캐니언 1호기에만 구축돼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전 원전에 설치되어 있다.

월성본부의 경우 월성1·2호기에 각각 5대, 신월성1호기에 6대 등 총 16대의 지진계측기가 설치되어 있어 원전 부지뿐 아니라 원자로 건물이나 보조건물 기초와 외벽에 가해지는 진동을 세밀히 측정한다. 그렇다면 설계 기준을 넘는 지진이 발생할 때는 어떻게 되는가. 이는 국민들의 큰 관심사다. 우리나라에 올 수 있는 최대 지진을 예측한 뒤 여유도를 넣어 내진 설계를 했다 하더라도 만에 하나 예측 불가능한 대형 지진이 올 경우 속수무책이라면 그야말로 재앙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월성1호기와 고리1호기 등 오래된 원전을 중심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설계 기준 이상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원전 주요 기기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으로,지진가속도 0.3g(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도 기기의 건전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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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월성본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골든 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운영종합센터 신설

우리 회사는 본사에 발전운영종합센터를 신설하고 사고 시 전 원전에 대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를 운영하고 있다.원전을 실시간으로 통합 감시하고 원전의 고장 징후를 조기 감지하여 발전 정지를 예방하는 기능을 하며, 방사선 유출이나 테러 상황 같은 비상시에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해 적기에 비상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번 지진 발생에도 발전운영종합센터의 진두지휘 아래 신속하게 지진대응시스템을 가동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의 지진에도 원전에는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전 시설이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 진앙지인 경주를 비롯한 동남쪽 지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실시간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리본부와 월성본부에서는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지금까지 비상 상황을 유지하며 혹시 모를 상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전사적으로 시설을 점검 및 보강하고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할 수있도록 교육 및 훈련을 반복할 계획이다.

비상 발령 현장 조치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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