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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를 화산 속에 버리면 안 될까?

  • 20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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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준위폐기물 처리장

미국의 고준위폐기물 처리장

일반적인 방사성 물질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활용할 수 없는, 위험한 수준도 존재합니다. 전체 방사성 폐기물의 5%도 되지 않지만, 방사선의 99% 이상을 뿜어대는 이 물질은 고준위폐기물(HLW: High level waste)라고 부릅니다. 주로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핵연료가 해당됩니다. 이러한 폐기물은 처리가 아주 곤란합니다. 방사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간이기 때문이죠.

붕소가 함유된 물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붕소가 함유된 물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따라서, 전세계 대부분의 원자력 발전소는 고준위 폐기물을 붕소를 함유한 물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붕소는, 사용후핵연료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스스로 핵분열을 통해 발생되는 중성자를 잘 흡수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무한정 사용이 불가능함으로 주기적으로 소모품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폐기물이 계속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방사성 폐기물은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방사선을 지속해서 뿜어내므로 극소량이라도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칩니다.

사용후핵연료를 화산에 녹일 수 있을까?

사용후핵연료를 화산에 녹일 수 있을까?

골칫거리라고도 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 인공적인 방법 말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예를 들면 화산같이 뜨거운 마그마가 가득한 곳에 말이죠. 터미네이터도 녹여버리는 마그마라면, 사용후핵연료 정도는 녹여버릴 수 있을 텐데요

결론은 불가능하다

결론은 불가능하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불가능합니다.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LANL)의 화산 지구물리학자 샬럿로 박사는, 화산에 핵폐기물을 버리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인 ‘열’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그마가 핵폐기물을 물론, 폐연료봉의 우라늄 원자핵을 분해해 방사능을 없앨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워야 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사용후핵연료를 녹일 수 있을 정도의 뜨거운 화산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핵연료 안에 들어 있는 우라늄 원자핵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 만도는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화산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마그마도 1,300도에 불과합니다. 이 정도의 온도로는 핵연료 포장 용기로 쓰이는 지르코늄(Zr)도 녹이지 못합니다. Zr의 녹는점이 1,800도 정도이기 때문이죠.

지르코늄(Zr)이란?

지르코늄(Zr)이란?

내식성, 흡착성, 침투성이 풍부하므로 내화물 재료로서 우주왕복선 등에 쓰입니다. 지르코늄의 중성자를 흡수하지 않는 성질 때문에, 중성자를 이용해서 핵분열을 하는 원자력 분야에서는 핵연료 피복재료로 필수적입니다. 지르코늄 전체 생산량의 1%가 순도 95%의 합금 형태로 핵연료 피복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핵분열실험의 방어재로도 쓰이기 때문에 고농도의 Zr은 IAEA의 관리대상이기도 합니다. 다만, 섭씨 1200도 근방에서 물과 산화반응 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엄청난 양의 수소를 만들어 냅니다. 이로 인해 원자력 안전에서 화씨 2200도는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으로 취급받습니다.

알래스카 케나이반도 Redoubt 화산에서 발생한 플리니식 분출(1990년)

알래스카 케나이반도 Redoubt 화산에서 발생한 플리니식 분출(1990년)

또한, 지구상의 육지화산이 거의 성층화산이라는 것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경사가 급하고 원뿔 모양이 특징인 성층화산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세계에서 일어난 대규모 화산 재난의 주범이기도 하죠. 폼페이의 멸망을 가져온 것도 성층화산인 베수비오 화산의 플리니식(Plinian) 분출 때문입니다. 문제는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층화산에 핵폐기물을 버리더라도, 화산 내부로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마그마 표면에 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마그마의 압력, 에너지가 일순간에 터지는 플리니식 분출을 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게 됩니다.

우라늄 원자핵 모형

우라늄 원자핵 모형

혹시나 마그마가 지르코늄을 녹였다 하더라도, 내부에 들어있던 우라늄 원자핵을 녹이는 것은 99.99%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마그마는 이제 방사능까지 장착한 ‘핵 마그마’가 되는 것이죠. 일반적인 용암(마그마)도 위험한데 이러한 용암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실제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해당 지역은, 용암이 굳은 뒤에도 최소 수십 년 이상은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는 접근불가지역으로 지정될 것입니다.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고준위폐기물은 안전하게 보관 중

우리나라의 고준위폐기물은 안전하게 보관 중

만약 핵폐기물이 버려진 화산이 폭발한다면 용암 외에 화산재나 가스도 함께 분출됩니다. 최대 10km 상공까지 치솟아 바람을 탄 ‘방사능’ 화산재와 가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 그야말로 지구 전체에 위험을 끼치는 국지적인 방사능오염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화산에 ‘사용후핵연료’가 버려진 적은 단 한번도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글 : 윤용현 필진
이미지 출처
Globe Views
연합뉴스
TexasVox
Live Science
http://atomstor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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