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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활력(力)을 더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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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1400에 시동 거는 사람들

  •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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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1400_upper

고리본부 신고리제2발전소 시운전실 시운전발전3팀_(왼쪽부터) 최진권 주임, 최승완 주임, 김종섭 팀장, 신정욱 차장, 김재현 주임, 우연주 과장, 이태림 주임,서선덕 주임, 한진 과장, 최동호 과장, 한광훈 주임
꼼꼼한 검사를 거친 자동차가 멀리, 또 오래 달릴 수 있다. 발전소도 마찬가지. 단위 기기의 성능 시험이 끝나면 이것들이 잘 연결되었는지 종합 성능 시험을 시행하는 팀이 있다. APR1400을 시운전하는 시운전발전3팀의 유쾌한 드라이빙을 소개한다.

“우리는 프로다”

시운전발전3팀의 회의는 조금 특별하다. 작업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다 함께 원전 조종사 준수 사항을 외운다. 여기까지는 여느 팀과 다름없으나, “우리는 프로다!”라는 구호로 회의를 마무리한다. 프로는 Precise & Rapid Operator의 약자다. 운전원으로서 신속함과 정확함을 잃지 말자는 뜻이다. 상업운전 이전, 특히 운전 경험이 없는 APR1400의 시운전이기 때문에 매 순간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할 터. 팀원의 과반수가 시운전에 처음으로 참여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들은 구호를 외치며 스스로 또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업무 역량이 향상되거나 모범을 보인 팀원에게 박수를 쳐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 덕분에 신입의 패기와 숙련자의 노련미를 두루 갖췄다. 합심하여 ‘프로’로 거듭나는 모습에서 남다른 팀워크가 돋보인다.

시운전 중인 발전소는 상당 기간 동안 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주요 계통의 문제점을 더욱 깊게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다. 그만큼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준비책도 필요하다. 귀퉁이가 닳도록 절차서를 넘기는 것은 기본,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적극 반영해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 시운전발전3팀은 2년 전 시운전발전 조직에서 분리 발족됐다. 기존에 하나였던 시운전발전 조직에서 6개의 팀으로 나누어진 것. 12명의 팀원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주제어실과 현장을 지킨다. 이들의 업무는 APR1400 신고리4호기 시운전. ‘발전소의 심장’이라 일컫는 원자로 냉각재 계통에 물을 채우는 단계부터 출력상승시험까지 진행한다. 지금은 3교대로 고온기능시험을 시행 중이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조향 장치나 변속기 등 단위 기기가 하나의 유기체로 잘 기능할 수 있는지 종합 시험하는 일이다. 자동차, 아니 APR1400에 처음 시동을 거는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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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눈이 되어주는 팀워크

시운전발전3팀은 주제어실, 1차 현장, 2차 현장 파트로 구성된다. 이들은 서로의 역할을 ‘두뇌, 눈, 손’이라고 일컫는다. 주제어실 운전원은 발전소의 두뇌다. 기기가 잘 작동하는지 감시하고, 추가 점검이 필요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 운전원에게 전달한다. 1차 현장, 2차 현장운전원은 주제어실 운전원의 눈과 손이다. 각각 원자로와 터빈 계통의 기기를 감시한다. 현장 기기의 압력, 유량 등을 점검하여 이상이 발생할 경우 주제어실 운전원에게 전달한다. 현장에서 이상 발생 기기의 정확한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부재하면 시운전에 차질이 생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작업 덕분에 신고리4호기도 유기체로서 그 기능을 발휘하는 중이다.

단단한 팀워크는 업무 성과로 이어졌다. 그중 하나가 증기발생기취출수계통시험. 선행 호기 기준으로 28시간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무려 5시간 만에 이행하는 쾌거를 이뤘다. 주제어실 파트 신정욱 차장은 “당시 시운전 절차서를 꼼꼼히 검토했다”며 “팀이 합심하여 사전 작업을 충분히 거쳤기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이 외치던 프로 정신은 하루아침에 이뤄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스타 중의 스타

이러한 성과는 올해 김종섭 팀장에게 ‘APR 스타상’을 안겼다. 발전소에서 모범을 보이거나 안전 운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김종섭 팀장은 “팀 전체가 노력해서 얻은 의미 있는 상”이라고 말했다. APR 스타상은 1차 현장 파트 서선덕 주임에게도 수여됐다. “당시 건물 배수조의 수위가 올라갔어요. 원인 규명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 친구가 원인을 찾아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 관심 있게 지켜본 덕분이죠.” 당사자보다 김종섭 팀장의 기분이 더 좋아 보이는 건 왜일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제어실 파트는 SRO 면허 보유자 1명, RO 면허 보유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발전소 운영 허가를 받기 위해 주제어실에는 반드시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팀원이 기준치 이상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처럼 주제어실 근무자 전원이 면허를 취득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중 우연주 과장은 20대의 여자 조종사다. 젊은 나이에 벌써 선배 조종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사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주말이나 퇴근 후에는 꼭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어요. 쉽지는 않았지만, 시험 공부가 평상시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됐어요.” 여기에는 팀 내 자연스럽게 번진 학습 분위기가 한몫했다. 시운전발전3팀은 업무 노하우가 담긴 ‘Mark-Ⅵ 가이드북’과 ‘안전제어반 가이드북’도 발간했다. 한수원 원전 운전원을 위한 가이드북으로,APR1400에 최초로 도입된 설비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이렇듯 모든 팀원은 APR1400의 운전원으로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처음’이라는 설렘과 긴장감이 이들을 발전하게 만드는 큰 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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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1400과 함께 성장하다

시운전 시험을 거치는 동안 팀원들에게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1차 현장 파트 최진권 주임은 질문이 늘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그만큼 일의 진척도 빨라진다. 무작정 혼자 고민하기보다 동료의 의견을 구하게 됐다. 소소한 변화는 출퇴근길에서도 드러난다. “자동차에서 작은 이음이라도 나면 ‘왜?’라는 질문이 생겨요. 작은 이음이 결국 큰 고장의 징후이다 보니 그냥 지나치지 못하죠.” 신정욱 차장은 “아기와 외출할 때 물품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점검한 후 집을 나선다”고 말했다. 2차 현장 파트 이태림 주임은 올여름 결혼했다. 아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퇴근길 걸음이 빨라졌다. 업무 진척이 수월해진 건 보너스다. 한 가지 더 인상적인 건 팀에 흡연자가 없다는 것이다. 금연 중인 한 사람을 제외하면 흡연율 0%다. 건강을 위해 팀 차원에서 시작한 일인데 자연스레 업무 집중도 향상에도 기여하게 됐다. 이쯤 되면 시운전이 ‘좋은 남편’ 또는 ‘좋은 남편감’ 만들기에 한몫하는 건 아닐지.

어떤 일이든 처음은 어렵다. 하지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진행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른다. 신고리4호기가 빛을 발할 날도 머지않았다. 지금도 시운전발전3팀은 경험을 통해 프로로 거듭나고 있다. APR1400의 성공적인 상업운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팀에 시동을 걸어주는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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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수첩 아무리 복잡하고 많은 업무도 한 권에 정리하면 찾기 편하다. 두툼한 부피만큼 내용까지 알찬 신정욱 차장의 비장의 무기. 립글로스 바쁜 업무 속에서도 우연주 과장이 유독 빛나는이유. 입술이 건조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도 효과 만점이다. 원전 조종사 준수 사항 운전원으로서의 사명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늘 지닌다는 최승완 주임의 업무 비결. 아기 사진 걸음마를 시작한 딸아이를 보며 한진 과장은 슈퍼파파를 꿈꾼다. 증명사진 첫 근무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자주 꺼내본다는 최동호 과장의 사진. 비타500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정신을 맑게 해주는 김재현 주임의 비타민 음료. 가족사진 보기만 해도 든든한 김종섭 팀장의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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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_김종섭 팀장

개개인의 업무 능력을 끌어올리는 팀워크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관심입니다. 팀원 간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애정도 생깁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 이것이 결속력 있는 팀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힘들고 바쁠 때에도 선후배 간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대합니다. 조직에서 최대의 적은 불신입니다. 사람은 물론이고 업무에서도 정성을 다하면 불신은 사라지고 두터운 신뢰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신고리4호기의 성공적인 운전은 우리 원전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과도 연관 있습니다. 팀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시운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슬기롭게 극복했고, 신고리3호기에 이어 4호기의 성공적인 운영 허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밑거름 삼아 바라카 원전에서도 시운전 공정을 만족스럽게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원전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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