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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정식 미술품으로 인정받다

  •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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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라인, 텔레그램, 페북메신저, 왓츠앱… 전 세계 사람들이 애용하는 문자 메신저 프로그램들이다.

이들 사용자만 다 합쳐도 20억 명이 넘는다. 카카오톡 5천만, 라인 2억1천만, 텔레그램 4천만, 페북메신저 8억, 왓츠앱 9억 명이다. 거기다 중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위챗 6억5천만, QQ 모바일 8억5천만까지 합치면 지구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35억 명이 메신저를 사용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자 메신저는 단순히 글자만 전달하지 않는다. 요즘은 갖가지 표정과 동작을 취하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를 이용해 의미를 전달할 수도 있다. 덕분에 메신저 기반 캐릭터 상품 판매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캐릭터 전에는 이모티콘(emoticon)을 주로 사용했다. 아이콘(icon)으로 감정(emotion)을 전달한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는 글자와 기호를 이용한 이모티콘으로 사람의 표정을 흉내낸다. 웃을 때는 ^^, 슬프거나 미안할 때는 ㅜㅜ, 잘 모를 때는 -_-)a 등을 쓴다.

외국도 웃음을 전달할 때 글자로도 표현하지만 많은 경우 ‘이모지(emoji)’를 사용한다. 이모지는 ‘그림문자’를 뜻하는 일본어 에모지(絵文字)를 영어식으로 읽은 표현이다.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미리 그려놓은 이모티콘을 가리킨다. 하트, 연필, 웃는 얼굴 등이 이모지의 대표적인 예다.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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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지를 처음 개발한 구리타 시게타카

이모지는 일본의 휴대전화 시스템에서 출발했다. 1999년 통신회사 NTT 도코모에서 콘텐츠 개발과장으로 근무하던 구리타 시게타카(栗田穣崇)가 처음 만들었다. 단문 문자 메시지(SMS)는 글자만 보낼 수 있었지만 같은 통신사 회원들끼리는 내부망을 이용해 글자 이외의 기호도 주고받을 수 있게 개발한 것이다.이모지가 인기를 끌자 여러 통신사에서 경쟁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자기 통신사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예를 들어 SKT 가입자가 KT 가입자에게 이모지를 보내면 제대로 보이지 않고 글자가 깨지는 식이다. 휴대전화에서 인터넷이나 이메일을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이모지를 누구나 사용하게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은 휴대전화처럼 이메일에도 이모지를 첨부할 수 있게 시스템을 고쳤다.

컴퓨터용 유니코드(Unicode)에도 이모지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유니코드는 컴퓨터 운영체제나 사용 소프트웨어가 다르더라도 글자나 기호를 문제 없이 사용하기 위해 1987년 개발된 산업표준 시스템이다. 유니코드에 등록된 문자는 어느 컴퓨터에서든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해마다 새로운 문자와 기호가 탑재되었다.

한글은 1991년 1.0.0 버전에 탑재됐고, 한자는 이듬해 1.0.1 버전에 등록됐다. 이모지까지 탑재된 것은 2010년의 6.0 버전이다. 웹사이트(http://www.unicode.org/~scherer/emoji4unicode/snapshot/emojidata.html)에 접속해서 어떤 이모지가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지금의 이모지는 글자로 표현이 불가능한 모양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서 여러 색깔을 사용해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게 했다. 각 나라의 국기를 원색 그대로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태극기의 유니코드 ID는 e-4E5다. 어느 컴퓨터든 유니코드 창을 켜고 이 데이터를 입력하면 화면에 태극기가 나타난다.

정식인정

그렇다면 1999년 처음 개발된 이모지는 어땠을까. 당시에는 총 176개의 이모지가 한 세트를 이루고 있었다. 일렬로 늘어놓으면 빨간 태양, 흰 구름, 파란 우산, 눈사람, 노란 번개, 빨간 나선, 파란 점선그물 등으로 나타난다.

이 최초의 이모지 세트가 정식 현대 미술품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현대미술관(MoMA)은 “176개로 구성된 NTT 도코모의 최초 이모지 세트를 영구 소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기호가 아닌 예술작품으로 평가한 것이다.

태양, 구름, 우산 등 각 이모지의 소재들은 여러 가지 버전으로 그릴 수 있지만, 최초의 이모지 세트는 디자인이 확정되어 고정적으로 사용됐으므로 일종의 작품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미술관의 수집전문가 폴 갤로웨이(Paul Galloway)는 매셔블(Mashable)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이모지는 인쇄를 하거나 화면에 띄우거나 벽지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미술품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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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개발된 최초의 이모지 세트

참고로 현대미술관 측은 지난 2010년에도 의외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영어권에서 ‘~에서’의 위치를 나타내는 전치사 기호 ‘앳(@)’을 정식 미술품으로 등록한 바 있다. 예전에는 평범한 약자 기호로 쓰였지만 공학자 레이 톰린슨(Ray Tomlinson)이 1977년 이메일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주소를 표기하는 용도로 처음 사용한 이후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작품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앳 기호처럼 이들 이모지 세트는 현대미술관 측에 영구 소장된다. NTT 도코모 측도 특별한 요청에 허가를 내주었다. 노벨문학상이 가수 겸 작사작곡가인 밥 딜런(Bob Dylan)에게 수여되어 충격을 준 것처럼, IT산업의 산물인 이모지가 정식 미술품으로 등록됨으로써 과학과 예술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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