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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담은 예술, 바이오 아트

  •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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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 같은 예술품’을 만드는 것은 예술가들의 오랜 숙원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이상형을 조각으로 완벽히 표현 해냈듯이요. 생생한 예술에 대한 열망은 사실주의를 거치며 끊임없이 갈구돼 왔습니다.

오랜 시도 끝에 살아있는 재료를 결합한 예술, ‘바이오 아트’(Bio Art)가 탄생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탄생지는 미술관이 아닌 과학 실험실. 생명을 다루는 바이오 테크에 기반을 둔 바이오 아트는 전적으로 과학 기술을 응용한 예술입니다.

최초의 바이오 아트 전시는 1936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스타이컨 참제비고깔>전입니다. 세계적 사진가로 알려진 에드워드 스타이켄이 26년간 기른 참제비고깔을 보여준 이 전시는 생명이 미술관에 전시로써 입장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관람객들은 ‘어째서 이 식물이 미술관에 전시된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으나 전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이 전시로 살아있는 작품과 예술의 거리를 좁힌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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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컨 참제비고깔>전.

뒤이어 유전자 조작으로 자신만의 꽃을 피워낸 조지 게서트, 몬드리안의 대표색을 박테리아로 칠한 마르타 드 메네제스 등 바이오 아트를 시도한 예술가들이 등장했습니다. 메네제스는 몬드리안의 대표색이 채워진 아크릴 박스에 섬유 염료를 분해하는 박테리아를 투입시켜 작품 전시 기간 동안 색을 잃어가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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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를 주입한 몬드리안 바이오 아트(Archive of Digital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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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를 주입하는 모습(Marta de Menezes)

바이오 아트라는 용어를 정립한 사람은 브라질 미술가 에두아르도 카츠입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자외선을 받으면 녹색 형광빛을 내는 형광토끼를 탄생시켰습니다. ‘알바’(Alba)라 불리는 이 토끼는 유전자의 색채정보가 왜곡돼 체내 색소가 결핍된 알비노 토끼입니다. 프랑스 국립작물재배연구소와 함께한 이 연구는 토끼에 발광 해파리의 형광 유전자를 주입한 것으로, 연구 목적이 아닌 미적 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실험실에서 유전자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예술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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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토끼 ‘알바’.

DNA를 활용한 바이오 아트도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주운 담배꽁초, 화장실이나 공원 등에서 수집한 머리카락 등에서 추출한 DNA 정보를 토대로 일면식도 없는 ‘그들’의 얼굴을 재현합니다. 헤더 듀이해그보그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DNA 바이오 아트는 사실 벽에 걸린 액자 틈에 끼어있던 머리카락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머리카락은 누구의 머리카락일까’, ‘이 머리카락으로 무엇을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확장된 그의 작업은 곧 연구가 되었습니다. 그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샘플들을 모았고, 거기서 DNA를 추출해 단백질을 녹이고 원심분리기로 DNA를 분리했습니다. 그 후 DNA를 증폭해 분절한 뒤 전기영동 등의 과정을 거쳐 DNA가 가진 피부색이나 눈 색깔, 성 등을 분석해 이를 예측 이미지로 조합한 후 3D 프린터로 출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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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듀이해그보그의 DNA 바이오 아트. (SynBio)

인간의 생명부터 동식물까지, 생명에 대한 시각을 유전자나 바이러스, 세포까지 확장한 바이오 아트는 생명을 비윤리적으로 다루는 행위를 ‘예술’이라는 플랫폼으로 보여주면서 생명에 대한 개념과 예술 장르의 확장까지 불러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할수록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가치를 더욱 무겁게 깨닫고 다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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