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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호기 재가동, “안전에, 또 안전을 더하겠습니다”

  •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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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1,2호기 드디어 활기 되찾다 

지난 10일 찾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부산 기장군 장안읍 신고리 2호기 주제어실 (MCR : Main Control Room).

흡사 ‘슈퍼 점보기’로 통하는 에어버스 A380의 조종실을 방불케 하는 MCR에는 원자로 조종사들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로 가득 찬 듯 했는데요.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주제어실에서는 10여명의 운전원들이 본격적인 계통병입에 앞서 마무리 작업으로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 시간이면 100% 출력까지 다다를 수 있는 화력발전과는 달리 원자력발전의 경우 출력을 조금씩 높이며 갖가지 안전성 점검을 실시하기 때문에 보통 30시간이 지나야 100%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신고리 2호기는 지난 11일, 제어케이블의 성적 시험서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져 지난해 5월말 정지되었다가 7개월여 만에 재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겨울철 전력 피크를 앞두고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본격 재가동됨으로써 빠듯한 전력 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까지 이들 3개 호기가 100% 출력에 도달할 예정임에 따라 전력공급 능력은 총 8,400만kw 안팎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 이유는 각각 100만kw급의 원전 3기가 재가동돼 총 300만kw의 추가 전력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이날 기자들과 함께 신고리 2호기를 찾은 조석 사장은 “3개 호기 가동을 계기로 더욱 안전하게 운영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힘주어 강조한 그의 얼굴에는 그동안 어깨를 짓눌러왔던 큰 짐을 내려놓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깊은 고뇌가 서려 있는 듯 했습니다.

 

◇ 한수원 본연의 역할인 전기 생산에 최선 다할 것

사실, 신고리 원전이 정지된 뒤 고리 직원들의 시계는 ‘2013. 5. 29일 17:00시’로 꽁꽁 정지해 있었습니다.
아니, 멈춘 게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갔던 셈입니다.

휴일과 휴가는 커녕 명절도 없이 제어케이블 등 부품 교체에만 매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따뜻한 위로 한마디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되레 거센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 여름, 원전 3기가 가동 중단되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우려할 정도로 전력 사정은 위태로웠습니다. 각 가정과 사무실 등의 냉방기 가동도 중단되면서 무더위를 작은 부채 하나로 견뎌내야 했고, 한수원은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현정 차장(43)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던 지난 여름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일흔의 노모가 “니 회사 때문에 전기 없다꼬 하는데, 우째 선풍기를 키노?’ 하면서 연신 부채질만 하고 있었다고. 입이 열 개라도 단 한 마디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예비율이 떨어질 때마다 발전소 직원들의 심장도 철렁 내려앉았고, 밀폐된 격납 건물 안에서 무더운 방호복을 입고 6km에 달하는 케이블과 또 무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지만 덥다는 푸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직원들은 지난 7개월간 밤낮없이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그저 새벽에 ‘집’과 ‘발전소’만을 맴돌아야 했습니다. 수능을 앞둔 자녀의 어깨를 두드려 주지도 못하고, 갓 태어난 아기와 눈을 마주하지도 못했던 직원도 있었습니다. 부품 테스트와 안전성 평가 등의 업무를 맡은 이종호 차장(55)은 지난 몇 개월간 가슴통증에 시달렸지만, 병원을 찾을 시간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결국 지난해말에야 검진차 병원을 찾았고, 심각한 심근경색이 확인되어 그 자리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차장은 “모든 직원들이 새벽부터 밤늦도록 일하는데 어떻게 저만 병원에 갈 수 있겠어요. 그동안 진짜로 아플 시간도 없었지요.”라고 말했습니다.

 

◇ 눈물로 지샌 200여일, 이제 아침을 맞다.

제어케이블을 다 걷어내고, 이를 교체하는 작업은 국내에선 전무후무한 일이었고, 그만큼 고난도의 작업이었습니다.
우선 안전성이 입증된 케이블을 공수하는 것이 급선무. 다행히 지난 95년 성능이 검증된 내용을 근거로 지난해 새롭게 제작한 케이블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신규 케이블은 과거 검증된 케이블과 비교해 성능이 더욱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케이블을 교체하기만 하면 재가동될 듯 했지만 LOCA 환경시험(냉각재상실사고 환경에서의 시험)이라는, 안전성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시험에도 많은 시일이 소요됐습니다.
원전 운영허가 기간인 40년 후에라도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최악의 사고에 대비, 케이블이 제 기능을 하는지 시험하려고 새 케이블이 아닌 40년 노후화된 케이블 샘플을 만들고, 테스트를 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품질서류 전수조사도 하게 됐고, 그 와중엔 한수원 수장 자리마저 공석이 되었습니다.

찜통더위보다 세간의 눈총이 더 뜨거웠습니다.
여전히 원전과 한수원을 바라보는 발전소 ‘밖’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고 직원들은 그저 ‘말없이’, ‘묵묵히’ 일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발전소를 가동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고, 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거의 피땀을 흘리다시피 했습니다. 규제기관과 함께 시험성적서 전수조사를 실시, 위조 성적서는 물론 업체 폐업 등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성적서의 부품 역시 교체 완료했고, 그야말로 7년보다도 더욱 더 긴 7개월이었습니다. 주민 설명회를 열어 케이블 교체와 품질서류 관련 설명을 마쳤고, 드디어 규제기관으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습니다. 가동을 멈춘 지 219일만이었습니다.

 

◇ “안전한 원전 운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주제어실에서 나와 고리본부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우리나라 원전 역사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부터 최신형으로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까지 모두 8기의 원전이 모여 있어 국내 원자력발전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아파트 25층 높이에 달하는 돔 형태의 격납건물은 회색빛의 콘크리트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외벽을 보기 좋은 색으로 칠하지 않은 이유는 격납건물의 미세한 균열 등을 육안으로 관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격납건물과 나란히 있는 터빈건물에 들어서자 발전기를 돌릴 증기가 모이는 고압터빈과 저압터빈 등 엄청난 규모의 터빈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7개월 넘도록 멈춰서있던 터빈이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드디어 전기가 생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원전의 안전성 확보와 가동 정지된 원전의 재가동이라는 과제를 안고 취임한 지 100여 일이 지난 조석 사장은 “발전소를 자주 방문해 직접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안전한 원전 운영이 되도록 ‘현장경영’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석 사장은 “연이은 악재로 직원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고, 신뢰도도 바닥이어서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예전의 한수원이 아님을 보여 드리겠다” 고 강조했습니다.

재가동 현장을 찾은 조석 사장은 직원들을 품에 안으며, 이번에는 아무런 ‘다짐’ 한마디 없이 직원들과 연거푸 ‘화이팅’만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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