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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예술의 총집합, 로보틱아트

  •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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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금속으로 뒤덮여, 도무지 ‘예술’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로봇. 그러나 기술은 언제나 발전하고, 발전한 기술은 ‘로보틱 아트’라는 또 다른 예술 장르를 만들어냅니다.

로보틱 아트의 시작은 ‘웨어러블(wearable) 로봇’입니다. 로봇 옷을 입으면 사람이 원하는 동작에 따라 로봇도 움직이는 것이지요. 이 원리를 이용한 퍼포먼스가 바로 로보틱 아트입니다. 1970년 로보틱 아트를 이끈 영국의 케빈 웨릭 교수는 신체와 결합한 로봇으로 직접 사이보그가 되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브루넬 예술대 스텔락 교수는 1982년, 자신의 오른손에 로봇 팔을 달고 <제3의 손>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1986년 휴스턴, 1990년 멜버른을 거치며 ‘로봇 손’의 기능은 더욱 진화했습니다. 스텔락의 <제3의 손>은 배와 다리 근육의 활동전위를 기록하는 근전도에 의해 작동됩니다. 즉, 배와 다리의 근육 운동이 그의 로봇 팔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는 퍼포먼스에서 이 로봇 팔을 통해 펜이나 공을 집고, 손목을 290도 회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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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손을 장착한 채 글씨를 쓰고 있는 스텔락 교수

이 팔은 기존 의수ㆍ족과 같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체 일부를 기계 보철물이 대신한 것이 아니라, ‘제3의 손’이라는 명칭답게 두 손이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손을 더 가지게 된 것입니다. 스텔락이 추구하는 ‘기계에 의한 신체의 연장’에 부합되는 <제3의 손>은 인간이 새로운 차원의 사고와 행동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죠. 케빈 워릭과 스텔락은 이 과정을 ‘인간의 진화’ 측면으로 바라보았습니다.

1998년, 스텔락은 손이 아닌 다리를 연장하는 기술을 선보입니다. 이른바 <엑소스켈레톤>이라 불리는 이 퍼포먼스는 <제3의 손>같이 1개의 손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무려 6개의 다리를 추기합니다. 흡사 곤충 다리처럼 보이는 6개의 로봇 다리들은 좌우전후로 움직일 수 있고, 한 지점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기도 합니다. 기괴한 모양의 이 로봇은 다행히도 사람이 직접 조종해야 움직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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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스켈레톤과 스텔락 교수.

스텔락은 사람의 팔과 로봇의 다리를 이어 거대한 사이보그 무용수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2005년 열린 테크놀로지 예술 축제 로보독(Robodock)에서 기계적 사운드와 함께 <엑소스켈레톤>을 다시 선보인 것이지요.

스텔락은 2003년 선보인 <머슬 머신>에서 보다 진화된 모습으로 다리 연장의 꿈을 실현시킵니다. 로봇의 움직임은 마치 인간의 근육처럼 부드러워졌고, 조종 방법도 보다 직관적으로 변했습니다. 사람과 로봇이 일체돼 벌이는 이 안무는 기계 사운드와 함께 어우러지며 사이보그틱한 효과를 증폭시켰습니다.

6개의 다리를 가진 로봇에 대한 스텔락의 집착은 <헥사포드>로 이어집니다. 헥사포드는 사람의 무게중심과 상체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데, 신기한 것은 어떠한 센서나 컴퓨터도 장착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직 사람의 움직임이 250kg의 거대 로봇을 생명체처럼 보이게 합니다. 스텔락은 이 프로젝트를 안무가와 로봇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봇을 이용한 작업 외에도, 스텔락은 자신의 팔에 실제 귀를 이식하거나 얼굴을 본떠 만든 형상에 살아있는 세포를 주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작업 방향 때문에 일각에서는 예술적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스텔락의 ‘로보틱 아트’는 확실히 예술보다는 테크놀로지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투박한 기술과 아름다운 예술이 만난 ‘로보틱 아트’! 섬세한 예술 영역을 로봇이 어디까지 구현해낼 수 있을까요? 또 기술이 예술의 상상력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무엇이든 구현해낼 인간의 기술력과 풍부한 상상력의 예술이 만나, 또 다른 예술작품으로 탄생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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