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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를 뒤흔드는 언더독의 반란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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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중앙연구원

챌린저스는 중앙연구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함께 뛰는 야구 동호회다. 회원 대부분이 야구 초보로 시작했지만 함께 연습하며 팀을 만들었다. 처음 사회인야구 리그에 참가했을 때는 1승도 거두기 힘들었지만 지난해에는 5할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그 이름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젊은 야구팀, 챌린저스를 만났다.

야구가 좋아서, 함께하고 싶어서
토요일 오후, 한산한 중앙연구원 운동장에서 경쾌한 타구음이 들려온다. “집중, 집중! 좋아~”, “자세 낮추고, 그렇지!” 격려의 외침과 함께 배트로 쳐낸 공은 뜬공도 되고 땅볼도 되어 수비 연습을 하는 선수들 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물론 글러브를 넘어 가거나 글러브 아래로 빠져나가는 공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럴 때마다 선수들의 손과 발이 다시는 빠뜨리지 않겠다는 듯 바삐 움직인다. 대덕연구단지 사회인야구 리그인 사이언스리그 B리그 2017 시즌 첫 경기를 2시간 앞둔 챌린저스의 몸 풀기 연습 현장이다.

“타격은 감이나 운으로 될 때도 있지만, 수비는 연습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것 외에 다른 답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 팀 연습은 수비 위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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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이름이 새겨진 챌린저스 유니폼.

챌린저스 창단 멤버이자 전임 감독이며 현 코치인 이용성 선임(중앙연구원 연구전략실 연구관리팀)은 챌린저스 창단 전부터 사회인야구팀에서 활동하던 야구 경험자다. 2010년 창단했지만 리그에서는 신생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챌린저스에서 이 선임은 코 치 역할과 함께 4번 타자와 유격수, 투수 포지션까지 두루 소화하고 있다.

“우리 팀에 사회인야구 경험이 있는 선수는 5명뿐 입니다. 시작할 때는 더 적었고요. 처음에는 팀 꾸리기도 벅차서 3년 가까이 연습만 하다가, 2013년에야 대전서구리그에 참가할 수 있었죠.”

챌린저스는 여느 사회인야구팀과 달리 실력이나 연령을 따지지 않는 열린 팀으로,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 4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그중에는 야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단장직을 맡은 김희근 처장(중앙연구원 원전사후기술센터 해체 기술팀)처럼 그라운드에서 뛰는 대신 선수들에게 심정적, 금전적 지원을 하는 비선수 회원도 상당수다. 이처럼 폭넓은 회원 구성 덕에, 챌린저스 회원들은 ‘야구가 좋아서’ 혹은 ‘야구가 궁금해서’ 가입했다가 ‘여러 동료, 선후배를 알아가는 재미’까지 덤으로 얻고 있다며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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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던져 홈으로 들어온 주자 조광호 연구원. 공을 쫓아 몸을 내 던지는 것도 야구의 매력이다.

아쉬움은 절반으로, 환희는 두 배로

챌린저스의 올 시즌 첫 상대 팀은 KISTI(한국과학기 술정보연구원). “지난 시즌에 우리가 이긴 팀이긴 한데, 야구는 알 수 없죠.” 감독인 김정구 과장(중앙연구 원 품질보증팀)의 조심스러운 예측에서 첫 경기의 긴 장감이 느껴진다. 푸근한 미소로 어떤 실수도 부드럽게 감싸는 챌린저스의 덕장 김정구 과장은 올해 59세로 챌린저스 최고령 회원이다. 지금은 팀을 이끄는 감독직에 전념하고 있지만, 재작년까지만 해도 선수로 뛰었을 정도로 그라운드를 사랑하는 열혈 야구인이다.

힘찬 ‘파이팅’과 함께 시작된 1회는 팀 에이스 임상규 선임(중앙연구원 신형원전연구소 계통설계그룹)의 송곳 제구력과 날카로운 견제에 힘입어 3자 범퇴로 가볍게 끝났다. 스트라이크가 꽂히고 아웃 카운트가 올라갈 때마다 “나이스!”, “잘한다~” 하는 동료들의 응원이 터져 나왔다. 2회 홈런 한 방으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곧바로 권순국 선임보(중앙연구원 신형원전연구소 NRC-DC팀)가 팀의 시즌 첫 안타로 타점을 올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2011년 입사와 함께 챌린저스에 들어와 2013년부터 총무를 맡고 있는 권순국 선임보의 안타에 동료 선수들은 유난히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알고 보니 지난 시즌 안타가 하나뿐이었단다. “야구를 하기는커녕 본 적도 거의 없었어요. 챌린저스에서 기본기와 룰부터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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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포수 이태훈 선임이 맞은편 투수에게 수신호를 보낸다.

챌린저스에는 오랫동안 야구 사랑을 키워온 선수도 있지만, 권순국 선임보 같은 선수도 여럿 있다. 당연히 기본 실력은 차이가 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열심만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때로는 초심자여서 야구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야구에서는 치고, 받고, 던지고, 달리는 게 모두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선수는 거의 없어요. 그중 한두 가지를 못해도 다른 것을 잘하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죠. 우리 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습관이 생겼어요.”

야구를 하며 팀워크의 매력도 새삼 느끼고 있단다. 내가 못했는데 동료가 잘해서 이기면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고, 내가 팀에 보탬이 되면 나보다 더 기뻐하는 동료들 덕에 기분이 좋고, 패배의 쓰라림도 동료들과 함께라면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 9명이 함께 만들어가는 팀 경기, 야구가 키워준 넉넉한 마음이다.

야구,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는 5회에 급격히 기울었다. 힘이 떨어진 선발투수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대량 실점하며 점수 차가 4:12로 벌어진 것. 시간 규정에 따라 남은 이닝은 단 1회뿐. 하지만 챌린저스 팀 분위기는 끝까지 화기애애하고 활기찼다. 그런 기운이 작용한 덕인지 윤석본 선임(중앙연구원 원전사후기술센터 해체기술팀)과 조광호 연구원(중앙연구원 원전사후기술센터 해체기술팀)이 연이어 안타를 터뜨리며 6회말 대거 5점을 뽑아내,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라는 야구 격언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승패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지만 “다친 사람 없이 잘 마쳤으니, 다음에 이기면 되죠”라는 권순국 선임보의 말에 임상규 선임도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리그에 참가했을 때는 시즌 내내 1승도 못했는데 다들 잘 버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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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공을 던지는 투수 임상규 선임.

지난해까지도 챌린저스 선수 대부분은 한 해를 꼬박 기다려 겨우 참가한 사이언스리그에서 1승이라도 할 수 있길 바랐다고 한다. 코칭스태프가 내건 공식적인 목표는 5할 승률, 결과는 7승 6패로 14개 팀 중 6위였다. 마지막 두 경기를 남기고 5승 6패에서 2연 승하며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짜릿했다. 남다른 열정과 동료애로 참가 첫해에 단번에 중위권으로 진입한 챌린저스의 다음 목표는 상위 리그 승급 자격을 얻는 것이다.

“B리그에서 2위 안에 들면 A리그 승급 자격이 주어지는데, 우리 팀의 올해 목표는 우승입니다.”

김정구 과장의 목표가 조금 벅차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흔히들 하는 ‘야구는 모른다’라는 말을 성적으로 증명해낸 챌린저스가 아닌가. 지고 있어도 곧 이길 것처럼, 완벽한 팀이 아니어도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을 것처럼, 서로를 믿기에 포기란 없다는 챌린저스의 도전은 2017년 현재 뜨겁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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