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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로 굿판을 연출한다면

  •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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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가의 계보를 잇는 김해민 작가는 독특한 영상설치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1980년 초기 미디어아트가 급부상하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36년에 걸쳐 가상의 이미지를 현실공간에 발현시키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는데, 최근 그의 작품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열린 김해민의 개인전 ‘쾅!’ 전(展)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류정화 부디렉터는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에서 주요한 작업 방식으로 자리 잡은 미디어아트의 초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민 작가,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 대한 물음

‘TV해머’는 초기의 대표작이다. 영상 속의 망치가 ‘쾅!’ 소리와 함께 화면을 내리칠 때마다 아날로그 큰 TV 모니터가 흔들린다. 분명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행위이지만 관람객들은 움찔거림을 느낀다. TV모니터를 통해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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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민 작가의 신도안 ⓒ Kim Haemin 2016

김해민 작가에게는 ‘미디어-무당’이라는 별칭이 있다. 한국의 무속신앙과 미디어아트의 특성을 연결시키는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 90년대 초 국내 무속신의 중심지인 충남 계룡시 신도안을 탐방한 후 제작된 작품에서 ‘신도안’이라는 작품에서 그 별칭이 왜 생겼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내부에 들어오면 모니터들이 산발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보통 드라마에서 보면 크고 오래된 나무 아래서 무당들이 굿판을 벌일 때, 나무에 다양한 헝겊들이 걸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니터 배치에서 그 헝겊의 이미지가 보인다. 촛불이 켜져 있고 황병기의 가야금 산조가 흐르는데, 작품이 전시된 공간이 굿판 같기도 하고 무당들이 기도를 드리는 기도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다음 작품에는 제목이 없다. ‘무제’인 셈이다. ‘신도안’ 공간 벽에 프로젝트 쏟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벽돌 위에 빛이 비추면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그 이미지들이 관람객들의 주관적 생각에 의해 만들어진다. 영성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따가운 햇살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남준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어

김해민의 ‘쾅’ 전시는 이렇게 3점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미디어아트 전시에 대해 조금 아쉬움을 느낀다면 미디어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김해민 작품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이번 전시회의 묘미 중 하나이다.

백남준 작가의 ‘TV 첼로’는 유명하다. 텔레비전 3대를 이용하여 첼로의 모양을 만들어진 작품이다. 다만 첼로의 원래 음정 대신 전자음이 나도록 제작됐다. 실제 연주도 가능하다. 형태 역시 두 개의 큰 텔레비전 사이에 한 개의 작은 텔레비전을 수직으로 끼워져 있고 그 위로 첼로 줄이 가로 질러 이어져 있는 첼로 모양이다. 그리고 3개 텔레비전 브라운관에서는 첼로 연주하는 영상이 나온다. 실제 연주가 가능하다. 이 작품에서는 ‘음악’과 ‘전자’가 결합, 기계문명의 소산인 텔레비전은 유기적인 음악과의 만남으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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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가의 노마드 ⓒ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노마드’는 백남준 작가의 익살스럽고 유쾌함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작은 화물차에는 색색의 추상적인 패턴이 들어가 있다. 색이 현란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그런데 이 화물차에 텔레비전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운전자석에도 TV가 있는데, 그 영상 속 주인공은 백남준이다. 운전자석에서 이 화물차를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운전하는 백남준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텔레비전 위에는 커다란 위성 수신용 안테나가 달려있고 바구니에는 다양한 읽을거리 책들이 놓여있다.

두 대의 모니터와 두 개의 청동 마스크 그리고 바이올린 반쪽 두개가 끈으로 묶인 채 고운 모래층 위에 놓여있는 ‘히디라 부다’에서는 철학적 냄새가 난다. 청동마스크는 백남준의 초상으로 각기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하나의 모니터에서는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청년 ‘백남준’의 영상이, 또 다른 모니터에서는 바이올린을 뒤에서 끌며 산책하는 ‘백남준’의 산책하는 영상이 담겨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직접 작업의 소재가 되어 자신의 예술을 돌이켜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는 미디어아트만 전시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3층으로 구성된 전시실을 아기자기하게 연출하며 다양한 성향의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지안 홍보담당자는 “기존 오디오가이드 서비스와 병행하여 전자책 가이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도슨트 투어나 큐레이터 투어 등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작품과 작가에 대한 상세한 전시 해설을 전자책의 형태로 읽으면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색다른 관람 경험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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