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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급과 각 에너지별 이해관계 분석

  •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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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너지 업계가 시끄럽습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각 에너지 업계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에너지 정책에 담기 위한 노력이 한창입니다. 석유ㆍ석탄ㆍ가스 등 에너지원별로, 그리고 시장별로 각 업계가 종사하고 있는 분야가 새정부 에너지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시장경제체제에서의 ‘파이 쪼개기’와 비슷합니다. 국가가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총량은 그 양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특정 에너지의 사용량이 많아지면 다른 에너지 시장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신기후체제와 미세먼지, 그리고 비전통자원과 에너지효율화 및 신재생에너지가 가져온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에너지원의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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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 국가 에너지믹스 현황

과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던 연료는 목재였습니다. 지금도 명절날 어르신들로부터 산으로 나무하러 가던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폈던 나무들은 우리 조상의 난방과 요리를 해결해 준 가장 오래된 에너지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나무는 아직 많은 나라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쓰입니다.

지금은 나무 대신 다른 자원들이 우리나라 주요 에너지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석유와 석탄, 가스의 수입은 나무 의존도를 줄이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의 에너지 사용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현재 국내 에너지 산업에서 쓰이는 자원들은 석유, LNG, 유ㆍ무연탄, 우라늄, 그리고 수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등입니다. 전력과 운송, 난방, 화학 등 국가 운영에 있어 사용되는 에너지 비중을 따진다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자원은 국가 전체 에너지소비의 약 38%를 차지하는 석유입니다. 다음은 유연탄이 약 28%, LNG가 15%입니다. 이외에 사용되는 자원은 우라늄과 무연탄, 신재생에너지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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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과 난방에서 사용량이 줄었어도 석유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다.

이 자원들 중 석유와 유연탄, 가스 세 가지 자원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습니다. 석유는 운송과 난방, 전력, 화학 등 국가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습니다. LNG의 대표 사용처는 도시가스고, 유연탄은 거의 모든 물량이 전력생산에 쏟아 부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석유는 운성과 산업, 유연탄은 전력, 가스는 난방과 열이라는 고유 영역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라늄은 우리나라 전력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원자력발전소 연료이지만, 국가 정책적 요소가 강합니다. 무연탄은 이제 거의 사용되지 않는 연탄의 주 연료입니다. 신재생에너지는 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국가 주유 에너지로 사용되기에는 힘든 위치입니다.

하지만 각 자원별 영역은 신기후체제 도래와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로 빠르게 뒤바뀌고 있습니다. 전력과 난방에서 석유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고, LNG도 최근에는 발전소 과잉 공급으로 전력생산 비중이 줄었습니다. 유연탄은 정부의 탈석탄 기조로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석유, 석탄, 가스. 그 어느 자원도 미래를 확신할 수 없습니다. 언제고 나무와 같이 뒤처지는 에너지가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에너지 업계 간 먹고 먹히는 생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이곳저곳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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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우리의 겨울을 책임졌던 연탄

최근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LPG 사용제한 완화입니다. 현재 택시와 장애인 7인승 이상 승합차에만 연료로 사용되는 LPG를 일반차량에도 사용토록 하자는 것이 골자입니다.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로 경유 차량이 지목되면서 대기오염 물질이 적은 LPG 차량을 늘리자는 취지인데, 정치ㆍ사회권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LPG 차량 사용 제한이 풀리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게다가 오염물질 배출도 적다고 하니 일석이조입니다. 하지만 산업적 이해관계를 놓고 본다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특히 LPG 차량에는 ‘에너지 세제개편’이라는 논란이 있습니다. 휘발유와 경유, LPG의 가격은 각 연료원별로 부과되는 세금으로 인해 순수 자원가격간의 경쟁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휘발유와 경유는 주유소에서 파는 가격의 절반 이상이 세금이지만, LPG는 휘발유와 경유에 비해 비교적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유 업계는 LPG 차량 확대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 때문에 LPG 차량 확대가 필요하다면, 에너지원별 세제부터 고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지금 상태라면 소비자들이 휘발유와 경유 대신 LPG를 사용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입장도 비슷합니다. 휘발유, 경유와 LPG를 공동 경쟁으로 묶기 위해선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LPG 차량 사용이 늘어날 경우, 휘발유와 경유 사용 감소로 국가 세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운송용 연료에서 휘발유와 경유, LPG 간의 경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전기차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는 차량 충전 관련 과세조항이 딱히 없는데다, 정부가 오히려 지원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차량 연료 패러다임 자체가 뒤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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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LPG 경차

전력ㆍ발전 분야에서는 가스시대의 부흥이 단연 화두입니다. 최근 집단에너지 업계를 중심으로 LNG 열병합 발전을 기후변화시대 온실가스 감축과 분산전원의 대안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연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사용으로 대기오염 배출이 적고, 발전소도 전기 수용가 인근에 있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과 대규모 송전망 건설회피의 이점을 취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더욱이 올해 초 전력시장에서 발전소 급전 순위를 결정할 때 경제성과 함께 안전,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더욱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LNG 발전 업계도 집단에너지 업계와 마찬가지로 전력생산에서의 천연가스 사용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탈석탄화력 기조방침을 세운 지금, 앞으로 신규 석탄화력 건설 승인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노후석탄화력이 폐지되더라도 그 빈 공간은 석탄이 아닌 다른 발전원이 채워야 합니다. 때문에 LNG 발전 업계는 석탄화가 빠진 기저발전의 역할을 LNG가 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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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LNG 저장기지

반대로, 유연탄 진영은 석탄화력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초고온ㆍ초고압 상황에서 유연탄을 최대한 완전연소에 가깝게 태워버리는 초초입계압, 냉각계통 특수 코팅, 석탄가스화 발전, 이산화탄소 포집 재활용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석탄의 친환경 연료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비용의 문제일 뿐 실제 대기오염 물질 배출 수준을 LNG 발전소 수준까지 맞춘 사례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5ㆍ6호기가 LNG에 유사한 수준까지 대기오염도를 저감했습니다.

에너지 생태계는 기술과 시대적 배경, 새로운 자원의 등장 등으로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 세계 자원시장에서 OPEC의 석유와 북미산 셰일오일의 경쟁, 전통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와의 경쟁에서도 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규모 경쟁과 기술고도화로 신재생에너지가 값싼 에너지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석유와 유연탄도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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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화력발전소 저탄장

지금 우리는 석유와 유연탄, 가스, 우라늄, 신재생에너지 등 모든 자원이 제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경쟁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다만 영원한 승자는 없습니다. 미래 에너지의 주도권은 어느 분야의 기술이 더 고도화될 것이냐에 따라 결정되지만, 그 트렌드가 언제까지고 유지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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