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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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에너지가 솟는다

  •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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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에너지 A부터 Z까지
2017년 <에너진>은 한 해 동안 전문강사의 목소리로 신재생에너지의 역사와 원리, 미래전망을 에너지원별로 하나씩 훑어봅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에너지는 ‘지열에너지’입니다.

지금은 자주 듣는 신재생 에너지이지만, 사실 땅의 열로 에너지를 만들자는 생각은 기발하게 느껴집니다. 누가 이 아이디어를 먼저 냈을까요?

1827년 프랑스인 프랑수아 드 라드렐(François de Larderel) 이 화산뻘에서 붕산을 분리하기 위해 지상으로 분출한 스팀으로 가마솥을 가열한 것이 최초로 지열을 이용하려는 시도였습니다. 프랑수아 드 라드렐을 적극 후원하던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레오폴드 2세 대공(Leopold II, Grand Duke of Tuscany)은 라드렐의 업적을 치하하여 이탈리아 중부에 ‘라데렐로(Larderello)’라는 마을을 조성해 붕산공장 노동자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했죠.

이탈리아의 왕자이자 라데렐로 붕산공장의 오너가 된 피에로 지노리 콘티(Piero Ginori Conti)는 품질 향상, 대량 생산, 가격 인하의 목적을 위해 간헐천의 드라이 스팀으로 전기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1904년 7월 4일, 마침내 역사상 처음으로 지열발전기를 테스트해 4개의 전구에 불을 켜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는 1911년 세계 최초로 ‘지옥의 계곡’이라 불리는 라데렐로 화산지대에 상업 목적의 지열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었죠.

‘라데렐로 지열발전소(Larderello Geothermal Complex)’가 그것입니다. 1911년 250KW 용량으로 건설하기 시작해 1913년 준공, 가동했어요. 지금은 34개의 발전플랜트로 구성되어 발전량 770MW로 세계 제2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전 세계 지열발전량의 10%를 차지하며 지역 전력수요의 26.5%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가 1958년 와이라카이(Wairakei) 지열발전소를 지을 때까지 세계 유일의 지열발전소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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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지열에너지는 언제, 어떻게 이용되기 시작했나요?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지열발전소는 2010년 말부터 탐사를 진행해 준공을 눈앞에 둔 포항지열발전소입니다. 이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비화산지역에 건설되는 지열발전소죠. 1단계 목표는 1.2MW로 연간 1,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올해 6월경 시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고요.

우리나라 포항은 화산지대가 아닌데도 지열발전을 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지열 발전기술 중 EGS(Enhanced Geothermal System)’라는 방식을 이용하는데요, 이는 일명 ‘인공저류층’ 생성기술입니다. 지하에 뜨거운 열원이 존재하는데도 이를 지상으로 옮겨줄 지하수나 수증기가 없으면 발전을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인공적으로 수증기를 담아둘 수 있는 저류구조(Thermal reservoir) 즉, 지하우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원하는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4km 이상 ‘보어홀’이라는 구멍을 판 뒤 이 구멍에 강한 수압으로 물을 주입함으로써 암석을 파쇄(Hydraulic fracturing)해 인공적으로 저류층을 생성하는 기술입니다. 이로써 160~180℃ 정도 되는 수증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열에너지의 기본적인 원리가 궁금해집니다. 땅의 열로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그 장치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지표면은 지구가 받은 햇빛에너지의 50% 가량을 흡수해 땅속에 축적합니다. 지표면 가까운 지대(대략 5m~300m)에 축적된 열은 연중 거의 변동이 없는 10~20℃를 유지하죠. 이뿐만 아닙니다. 땅속에는 지열의 주 생성원인인 우라늄, 포타슘, 토륨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열과 마그마의 활동으로 고온이 존재합니다. 지하로 내려갈수록 땅의 온도(지온)는 상승하는데, 지하 10km까지의 평균 지온증가율은 1km당 약 25℃ 정도입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지열은 온도대에 따라 직접이용과 간접이용으로 나눌 수 있어요. 열을 생산하면 직접이용, 전기를 생산하면 간접이용이라 부릅니다.

직접이용과 간접이용, 두 가지 이용법이 있군요.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집니다.
직접이용방법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지열히트펌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열 직접이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로, 저온(10~20℃)의 지열에너지를 취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것이죠. 저온의 에너지를 쓰지만,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항온성이 우수하며 지리적 제약이 없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중온수 직접공급’ 방법
입니다. 가장 오래된 기술로서 30~120℃ 정도의 중온수를 온천ㆍ건물난방ㆍ시설원예난방ㆍ지역난방 등에 이용합니다. 다만 중온수가 풍부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리적 제약이 따르죠.

간접이용방법은 땅속에서 뽑아낸 고온수나 증기(120~350℃)의 열에너지로 터빈을 구동해 전기를 생산하는 지열발전으로서 화산지대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지리적 제약이 큽니다. 여기에도 몇 가지 기술이 존재하는데요, 먼저 역사가 가장 오래된 발전방식인 ‘건증기(Dry steam)’는 고온의 증기가 풍부한 지역에서 가능한 기술입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라데렐로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더 게이저스(The Geysers) 지역을 들 수 있습니다. 가장 널리 보급된 ‘습증기 또는 플래시증기(Wet steam or Flash steam)’ 기술은 터빈의 단수에 따라 1단과 2단 습증기 지열발전으로 분류하며, 최근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3단 습증기(Tripleflash)방식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체로 프리에토(Cerro Prieto)와 미국의 임페리얼 밸리(Imperial Valley)가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이외에 ‘바이너리(Binary)’ 기술이 있습니다. 바이너리 발전은 지하의 열이 낮아 증기를 생산하기에 어려운 경우 사용하는데, 열 교환기를 이용해 고온수를 지상으로 끌어올리면 물보다 끓는점이 낮은 2차용액이 기체화돼 터빈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알래스카의 체나 핫 스프링스(Chena Hot Springs)가 대표적인 지역이며 80℃ 전후의 지열수로 전력
을 생산합니다.

마지막으로 EGS 기술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땅속 깊은 곳의 고온암체(Hot dry rock)에 인공 파쇄대를 형성한 후, 이 파쇄대에 물을 주입하여 열을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물을 주입하는 수압 파쇄용 시추공, 인공저류층 그리고 뜨거운 물을 퍼올리는 생산정 등으로 구성돼 화산지대가 아닌 지역에서도 지열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슐츠(Soultz) 호주의 쿠퍼(Cooper), 미국의 코소(Coso), 독일의 란다우(Landau) 등이 대표적인 EGS 방식 발전소이며, 포항지열발전소도 이 방식으로 지어집니다.

지열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사실 생소합니다. 다른 신재생 에너지원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나요? 또, 단점은 무엇입니까?
우선 지열에너지발전은 날씨에 관계없이 1년 내내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기후 조건에 따라 발전량에 영향을 받지만, 지열발전은 한 번 시설을 갖추면 24시간 전기를 생산할 수 있죠. 또한 건설된 후에는 별도의 연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운영비가 적게 들고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입니다.

하지만 지열냉난방이나 지열발전 모두 아직 미성숙 단계에 머물러 있고, 지하천공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듭니다. 난방 면적이 작은 가정용 설비로는 시공비의 부담이 크므로 경제적 효율성을 꼭 검토해봐야 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열발전을 위해 좀 더 경제적인, 고효율의 EGS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며 특히 히트펌프 기술 표준화와 기술 개량을 통해 원가를 낮춰 개발에 매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열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정부에서도 지열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2014년 재생에너지에 포함시켰습니다.

지열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해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중인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민간연구단체들과 같이 ‘지열분야 보급 및 산업육성방안’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히트펌프 제작기술은 국산화를 완료한 상태로 사실상 기술개발에 의한 큰 폭의 원가절감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나 표준화 및 대량생산을 통한 시장 보급 확대로 보급단가 하락은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건물 냉난방용 이외에 다양한 용도의 개발을 통해 비닐하우스나 온실 등에 지열에너지를 이용할 경우, 혹은 기존의 에너지원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산간ㆍ도서 지방에서는 도시보다 투자 대비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지역 간 에너지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되므로 정부 차원에서의 육성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오늘날에는 심부지열을 이용한 EGS 지열발전을 위해 적합한 지역을 지속적으로 조사ㆍ발굴 중이며 포항 외에 울릉도와 제주도, 광주에도 지열발전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편 저온의 지열을 이용하여 주택 냉난방에 사용하는 지열히트펌프 방식은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가구당 17.5KW 까지 490,000원/KW(총액 8,575,000원)의 보조금을 지불하여 이용 가구를 늘리고 기술과 장비 개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건물 냉난방은 산업, 주거, 상업, 서비스, 공공, 농ㆍ수ㆍ축산 분야 등 시설과 장소 구분 없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전력 소요가 큰 곳이 적격입니다.

2015년 우리나라 지열에너지 생산 상위 5곳을 보면 전체 생산량 135,048TOE 중 경기 29,830, 전북 15,077, 충남11,809, 전남 11,547, 강원 11,041으로 태양광, 수력, 풍력에 비해 다소 미미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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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에너지를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입니까?
아무래도 화산지대를 가진 국가가 대부분입니다. 발전량으로 본 세계 10대 지열발전소에는 필리핀 3개, 미국과 인도네시아가 각 2개, 이탈리아ㆍ멕시코ㆍ아이슬란드에 각 1개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 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이 지열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열발전 설비 용량만 3.1GW로 세계 1위를 차지한 미국은 에너지부(DOE) 산하에 지열발전 담당 부서를 두고 2009년 이후 매년 4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며, 독일 역시 총 4000만 유로의 연구비를 지열발전에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발생을 37% 줄이기로 약속한 바, 이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EGS 지열발전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지열에너지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봐야겠군요. 앞으로 지열에너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땅속 1,000m씩 내려갈 때마다 온도가 약 25℃씩 증가합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땅속 지열을 평균 지온증가율을 기초로 해 계산하면 5km 깊이에서 평균적으로 약 140℃의 온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지열발전이 가능합니다. 특히 포항을 중심한 경상도 지역은 우수한 지열 부존지역입니다. 일부에서는 km당 40℃가 넘는 지온증가율을 보입니다. 이렇게 지온증가율이 높은 곳을 우선개발지역으로 선정해 발전을 추진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의욕적으로 지열에너지 발전 설비를 확장하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재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자본의 참여를 독려하여 석탄발전이나 가스발전 등 비청정발전소를 억제해 공해 저감은 물론 세계적인 목표인 이산화탄소 배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민간부문에서도 지열을 이용한 건물 냉난방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용자는 물론 설비관련업체의 참여가 늘어날 수 있도록 독려했으면 합니다.

지열에너지에 대해 전문강사로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EGS 방식을 이용한다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지열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발전소 소요면적도 타 발전 방식에 비해 아주 적으므로 효율성이 높죠. 공사기간이 길긴 하지만 친환경적인 발전방식인 만큼 우리나라에 꼭 필요합니다. 기술개발을 추진하여 경제성을 높이고 열심히 홍보해 국민적 관심을 이끌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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