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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탕, 탕! 용감한 형제들과 함께한 유쾌한 하루

  •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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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하게 자란 나무 사이로 총소리가 울려 퍼진다. 곧이어 커다란 총을 메고 헬멧을 쓴 사람들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추격전이라도 벌어지나 싶을 때쯤, 기분 좋은 웃음소리와 함께 헬멧을 벗은 이들은 바로 박용진 교수 가족. 햇살 좋은 주말, 네 아들과 박용진 교수 부부가 벌이는 흥미진진한 서바이벌 게임.

야산에서 생존 게임을 시작하다 초등학교 3, 4, 5, 6학년인 연년생 네 아들과 박용진 교수 부부가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도착한 곳은 부산 기장군의 한 야산. 간판도 안내문도 없는 이곳을 찾은 이유는 서바이벌 게임의 일종인 ‘페인트볼 (Paintball)’을 하기 위해서다. 페인트볼은 밝은색 페인트가 들어 있는 탄환을 페인트볼건(Gun)에 넣고 상대편을 맞히는 게임이다. 활기 넘치는 네 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찾다 페인트볼을 떠올렸다는 박용진 교수.

“평소에 가족들과 스키, 등산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페인트볼도 가족들과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렇게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박용진 교수의 말처럼 페인트볼 게임장으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아내 황은혜 씨와 준호, 수호, 현호, 재호는 설레는 눈치다. 등산로를 어느 정도 오르자 서바이벌 게임장을 알리는 깃발이 보인다. 올라온 길보다 절반 이상 좁은 등산로를 따라 한참 올라왔다. 길이 점점 좁아질 때쯤, 페인트볼 장비가 준비된 ‘안전 지대’가 나왔다. 가족들의 안전을 책임질 교관이 환한 미소로 박용진 교수 가족을 맞았다.

팀은 다르지만 형은 형. 첫째 준호가 막내 재호에게 게임을 설명해준다.

“직장인, 대학생 등이 단체로 페인트볼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한 가족이 체험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교관의 말에 박용진 교수 가족 모두 어깨가 절로 으쓱해진다. 게임에 앞서 페인트볼 전용 장비를 착용하는 여섯 명의 가족. 군인처럼 복장을 갈아입고 보호 장비인 헬멧, 조끼까지 갖췄다. 그리고 페인트볼을 장전한 페인트볼건을 손에 들고 총을 쏘는 시늉도 해본다. 네 아들 모두 총을 처음 잡아보지만 포즈만큼은 대한민국 국군 장병 못지않다. 하지만 서바이벌의 세계는 냉정한 법.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자, 이제 시작이다!

아빠 팀이 방심한 틈을 타서 엄마 팀이 공격을 시작한다.

특명! 끝까지 살아남아라!

전멸전, 대장전, 깃발탈취전 등 페인트볼 게임 방식은 다양하다. 이날 박용진 교수 가족은 전멸전을 택했다. 전멸전은 정해진 시간 내에 상대 팀을 전멸시키는 게임. 먼저 게임 필드 양쪽 끝에 각 팀이 대기한다. 시작과 동시에 상대 팀 진영으로 전진하면서 상대방을 저격해 마지막 한 명까지 탈락시키는 팀이 승리한다. 팀 플레이인 만큼 팀원들의 협동심과 빠른 기동력이 승 리의 관건. 가족은 3명씩 아빠 팀, 엄마 팀으로 나눴다. 아빠 팀에는 둘째 수호와 막내 재호가, 엄마 팀에는 첫째 준호와 셋째 현호가 들어갔다. 평소에는 한없이 화기애애한 가족이지만 여기에서는 경쟁 상대다. 두 팀이 흩어져 산속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교관이 외쳤다. “시작!”

“정정당당하게, 알지?” 게임 시작 전 파이팅을 외치는 네 형제.

나무 기둥 뒤에 숨어 몸을 수그린 수호와 재호. 숨을 죽인 채 페인트볼건을 조준하며 언제 나타날지 모를 엄마 팀을 기다리고 있다. 긴장되는 순간이지만 옆에 든든한 형제가 있고, 뒤에는 아빠가 있으니 걱정 없다. 엄마 팀도 마찬가지. 준호와 현호는 엄마를 호위하며 아빠 팀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휙, 휙! 무언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더니 수호와 재호가 총을 쏘기 시작했다. 재빨리 몸을 날려 페인트볼을 피하는 재호. 자리를 바꿔 다시 엄마 팀의 공격에 맞서자, 엄마 팀도 즉각 대응했다. 빨강, 노랑 등 형형색색의 페인트볼이 나무 기둥에 맞아 터졌다. 알록달록하게 물든 나무 사이로 두 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탕, 탕, 탕! 몇 번 총소리가 들리더니 다다다닥! 연달아 총탄이 터졌다. 상대 팀이 가까이 있다는 증거다. “악!”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서로의 페인트볼에 맞아 온몸이 알록달록하게 물들기 시작했다. 또다시 “으악!” 하는 외마디가 들렸다. “자, 그만!” 교관의 신호에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아빠 팀과 엄마 팀. 한바탕 생존 게임이 끝났다. 승리는 어느 팀의 것일까?

재호에게 페인트볼건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박용진 교수.

든든한 네 아들, 부모의 그늘이 돼주길

첫째 준호는 아빠의 보호 장비를 둘러보고 셋째 현호는 막내 재호를 살펴보기 바쁘다. 곧 황은혜 씨가 옆구리를 만지며 안전지대로 내려왔다. “옆구리에 다섯 방이나 맞았어.” 옆구리가 얼얼해 손으로 어루만지는 엄마에게 둘째 수호가 미안한 표정으로 고백한다. “제가 엄마를 맞혔어요.” 아픔도 잠시, 아들의 모습에 부부는 웃음을 터뜨렸다. “괜찮아!”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는 형제들.

교관이 각 팀의 몸에 묻은 페인트볼 흔적을 살폈다. 살아남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번 게임은 아빠 팀이 1점! 아빠 팀의 승리입니다!” 교관의 말이 끝나자 박용진 교수가 가장 크게 환호성을 터뜨렸다. 비록 졌지만 엄마 팀의 표정 또한 밝다. 페인트 볼은 승패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단합된 마음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 네 아들은 페인트볼의 매력에 푹 빠졌다. 첫째 준호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어렸다.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서 좋아요. 처음에는 총을 쏘는 게 무서울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가 생각해도 오늘 전 꽤 잘한 것 같아요.”

막내 재호는 페인트볼을 맞기만 했다고 머리를 긁적였고, 운동 신경이 좋은 셋째 현호는 “재미있다”며 또 하자고 아빠를 졸랐다. 둘째 수호는 페인트볼 덕분에 다음에는 ‘사격’에 도전해보고 싶단다.

네 아들이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성격이라는 박용진 교수의 말에는 아들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건강하게 잘 자라서 행복하고 우애 있는 형제로 컸으면 좋겠어요.” 부모가 네 아들에게 바라는 것은 이뿐이다.

결혼 14년 차인 아내와도 이번 기회를 통해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이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고 행복하게 살자”는 박용진 교수와 “늘 든든한 나무처럼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당신이 고맙다”는 황은혜 씨 사이로 준호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꿀맛 같은 휴식 시간 후 또다시 흥미진진한 전장 속으로 들어가는 박용진 교수 가족. 사랑과 우애로 언제까지나 한 팀이 될 가족의 뒷모습은 그래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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