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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었다 줄었다’ 전기 만드는 ‘실’

  •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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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전 세계 로봇업계는 국내 연구진이 선을 보인 로봇에 찬사를 보냈다. 균형을 잡고 사뿐사뿐 걷는 것은 물론 턱관절과 팔다리가 다른 로봇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유연한 움직임의 비결은 바로 필라멘트로 엮어 만든 인공근육 덕분이었다. 인공 근육을 구성하는 필라멘트 수백 가닥에 서로 다른 신호를 주게 되면 인간의 근섬유가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동작을 비슷하게 재연할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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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론 실이 이완되면 LED램프에 불이 들어온다 ⓒ 한양대학교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컴퓨터에 전원을 연결해야 사용할 수 있듯이 인공근육 로봇은 에너지를 외부에서 공급해야만 움직일 수 있어서 활용에 제한이 있었다. 인공근육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인공근육이 필요로 했던 에너지 공급장치가 실제로 개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와 해외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이 인공근육 재료에 사용되는 실을 이용하여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반영구적으로 무제한 전기 에너지 생산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실을 개발한 공동 연구진은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의 김선정 교수팀과 미 텍사스대의 과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연구내용은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실은 탄소나노튜브를 꼬아 코일 형태로 만든 ‘트위스트론(twistron)’ 실이다. 트위스트론이란 꼬다(twist)와 기구를 뜻하는 접미어인 ‘-tron’의 합성어로서, 과도하게 꼬여진 고무밴드 같은 코일형태의 실을 말한다.

트위스트론 실을 전해질 속에서 잡아당기면 꼬임이 증가하면서 부피가 감소된다. 그 결과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전기용량이 감소하고, 전기용량 변화량만큼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공동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트위스트론 실은 19.2mg만으로도 2.3V의 초록색 LED 전등을 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을 초당 30회 정도의 속도로 수축·이완만 해도 kg당 약 250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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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이용하여 전기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는 실험 ⓒ 한양대학교

이 같은 기초실험의 결과를 확보한 뒤, 연구진은 바닷가 같은 현장에서 트위스트론 실이 스스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실험을 통해서 에너지 하베스터(enery harvester)로서의 응용가능성을 입증했다.

에너지 하베스터란 열이나 진동, 또는 음파나 운동에너지처럼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소량의 버려지는 에너지들을 수확한 다음에 이를 상업적으로 사용가능하도록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를 가리킨다.

연구진이 바닷가에서 트위스트론 실에 풍선을 매달아 띄우자 파도가 칠 때마다 전기에너지가 생산되었다. 또한 공기 중 온도변화로 움직이는 나일론 인공근육과 트위스트론 실을 연결했을 때에도 전기에너지가 스스로 생성되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존 배터리와는 달리, 트위스트론 실을 사용하면 반영구적으로 무제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해양에서의 장기간 전기 생산이나 휴대폰 및 드론에 연속적 전원공급 등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기술적인 문제보다 경제성이 상용화에 걸림돌

다음은 이번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의 김선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트위스트론 실의 원리가 좀 어렵다. 조금 더 보완 설명을 해주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트위스트론 실은 전해질 속에서 잡아당기면 꼬임이 증가하면서 밀도는 증가하고 내부표면적은 감소되어서 커패시턴스(capacitance)가 감소하게 된다. 커패시턴스란 축전기에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 즉 전기용량으로서 이 커패시턴스의 변화량만큼 전기적 포텐셜의 변화가 발생하여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 트위스트론 실의 상용화에는 어떤 장애요소가 있는지?

기술적으로는 사실 당장이라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별다른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경제성인데, 기존의 섬유에 비해 비용이 월등하게 높다보니까 일반인들이 착용할 수 있는 의류 같은 경우는 제작하기 어렵다. 다만 군복이나 에너지 충전이 어려운 환경에서 사용할 휴대폰 처럼 특수한 용도에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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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에 트위스트론 실을 꿰매서 삽입하고 호흡에 반응하는 자가구동 센서도 만들수 있다 ⓒ 한양대학교

– 연구개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세계 최초의 사례이다 보니 발견 후에 그 원리를 파악하는 과정이 제일 어려웠다. 과거 인공근육의 실험과정에서 전기에너지가 발생하는 현상을 처음 발견했지만, 당시에는 어째서 인공근육 작동과정 중 전기 에너지가 생성되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나노과학기술분야에서 협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텍사스주립대의 레이 바우만(Ray Baughman) 교수팀과 지속적으로 토의하였고, 2년 여 동안 8개팀이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원리규명뿐만 아니라 응용가능성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 이번 연구결과의 기대효과에 대해 언급한다면?

트위스트론 실의 직경을 증가 시키거나 병렬 연결함으로써 에너지 하베스터의 규모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대된다. 만약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다면 해양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전기 에너지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용시간에 제한이 있는 기존 배터리와는 다르게 트위스트론 실은 장기간 동안 전기 에너지를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앞으로 배터리가 없는 휴대폰이나 장기간 비행가능한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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