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블로그
삶에 활력(力)을 더하는 이야기
모바일메뉴 열기
검색창 닫기

이산화탄소 흡수할 불가사리가 ‘돌’?

  • 2017.11.14.
  • 869
  • 블로그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 인쇄

지열(地熱) 발전소가 위치해 있는 아이슬란드의 지하 암반층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온실가스를 먹어치우는 ‘현대판 불가사리’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불가사리, 암반, 온실가스, 지열발전소, 지열발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Climeworks의 DAC 시스템 ⓒ Climeworks

 

첨단 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이산화탄소를 땅 속에 저장하는 신개념의 지열 발전소가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가동되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경제성이 입증된다면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흡수하는 방법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산화탄소를 탄산염 광물로 만드는 과정이 핵심

현영선의 고전소설인 ‘불가사리전(傳)’을 보면 전설 속 동물인 불가사리가 등장하여 적군의 쇠로 된 무기를 모조리 먹어치우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동물은 곰의 몸과 코끼리의 코, 그리고 호랑이의 발 등 여러 동물의 부위가 합쳐진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아이슬란드産 불가사리는 모습도 다르고, 먹어치우는 대상도 다르다. 모습은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발전소의 모습을 하고 있고, 먹어치우는 것은 대기 중에 무한히 포함되어 있는 이산화탄소다.

여기서 먹어치운다는 의미는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땅 속에 묻어 버리는 기술을 가리키는데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카브픽스(Carbfix)’ 프로젝트라 부른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불가사리, 암반, 온실가스, 지열발전소, 지열발전, 카브픽스, 카브픽스 프로젝트
카브픽스 프로젝트의 개요 ⓒ Climeworks

 

프로젝트의 원리는 현무암층과 관련이 깊다.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면 탄산 용액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현무암층으로 내려 보내면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원소들이 물에 침출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게 되면 탄산과 칼슘, 마그네슘 등이 뒤섞인 용액이 현무암층을 통과하게 되고, 이 때 침출된 원소들과 함께 용액이 굳으면서 석회석 같은 광물을 형성하게 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자연스럽게 땅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 전 세계의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모두들 아이슬란드에 위치한 헬리쉐이디(Hellisheidi) 지열 발전소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아이슬란드를 실험 대상으로 삼는 이유에 대해 발전소의 관계자는 “한마디로 말해 아이슬란드는 카브픽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이상적인 실험 장소”라고 언급하며 “과거 활발했던 화산 화동의 결과로 인해 지하의 90%가 현무암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무암층이 위치한 장소에 발전소를 세우는 것이 관건

카브픽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들 중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는 스위스의 클라임웍스(Climeworks)社다. 이 회사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이를 식물을 키우는 일에 사용하여 유명세를 얻은 환경전문 벤처기업이다.

클라임웍스社는 DAC(Direct Air Capture)이라 불리는 가스 포집 기술을 가진 세계에서 몇 안되는 회사다. DAC은 말 그대로 대기 중에서 원하는 가스, 즉 이산화탄소나 질소 등을 뽑아서 포집하는 기술이다.

클라임웍스社의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훨씬 높아지기는 했지만, 평균 농도가 400ppm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대량으로 포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라고 밝히며 “우리는 이 같은 포집 작업과 관련하여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카브픽스 프로젝트의 현황을 살펴보면 특화된 기술을 활용하여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이를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현무암 지층에 고압으로 주입하여 1~2년에 걸쳐서 이를 탄산염 광물로 바꾸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다시 현무암 지층으로 주입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인데, 클라임웍스社는 이를 발전소의 주요 에너지원인 지열(地熱)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불가사리, 암반, 온실가스, 지열발전소, 지열발전, 이산화탄소
연구원이 탄산염 광물로 변한 이산화탄소를 들어보이고 있다 ⓒ columbia.edu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서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환경분야의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흡수하는 ‘최초의 역배출 발전소(negative emission power plant)’가 탄생했다”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편 카브픽스 프로젝트에는 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도 참여하고 있는데, 바로 영국 사우샘프턴대의 주어그 매터(Juerg Matter) 교수와 미 컬럼비아대의 마틴 스튯(Martin Stute) 교수가 이끌고 있는 연구진들이다.

매터 교수는 “이산화탄소를 돌로 만드는 방법인 카브픽스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발표되었던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 중에서도 가장 궁극적이면서 영구적인 방식”이라고 소개하며 “지하에 주입하는 이산화탄소의 95%가 2년도 채 안 걸려 석회암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진 모두가 놀랐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인 스튯 교수도 “모든 가스는 대량으로 처리할 때 압력 등의 문제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만, 카브픽스 프로젝트는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가장 빠르게 처리할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하며 “현무암이 많은 곳에 지열 발전소를 얼마나 많이 세울 수 있느냐는 점이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매터 교수는 “현무암층은 대륙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바다의 해저에서조차 발견되는 가장 흔한 지층”이라고 언급하며 “이처럼 흔한 지층이기 때문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담는 그릇으로 가장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출처

0

블로그지기
블로그지기
삶에 활력(力)을 더하는 이야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