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블로그
삶에 활력(力)을 더하는 이야기
모바일메뉴 열기
검색창 닫기

핵융합과 수소에너지

  • 2017.12.04.
  • 2354
  • 블로그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 인쇄

여객용 비행선의 퇴출과 함께 교통수단에 수소기체를 이용하는 것은 종말을 고하였지만 수소는 미래의 에너지수단 등으로 여전히 중요시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핵융합발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 핵융합발전의 원리는 수소폭탄과 거의 같으나, 목적이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무공해 에너지 공급이므로 원자폭탄이나 핵분열 에너지를 기폭제로 사용할 수는 없다.

핵융합에 필요한 1억℃ 이상의 고온을 내기 위하여 오래 전부터 레이저 핵융합 등 여러 방식이 시도되었지만, 현재 적용되는 가장 유력한 방식은 토카막(Tokamak) 장치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수소, 핵융합, 핵, 원자력, 원자력발전소
토카막 장치의 내부. ⓒ Free photo

 

1950년대 초반 구소련의 물리학자 등에 의해 고안된 토카막은 러시아어의 합성으로 ‘토로이드 자기장 구멍’이라는 뜻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켜 그 안에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어 두는 식이다. 국제열핵융합로인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한국형 핵융합장치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등이 모두 이 방식을 따른다.

초고온이 필요 없는 이른바 상온 핵융합이 성공했다는 소식은 잊혀질만하면 가끔씩 튀어나오지만, 반복된 오류로 인하여 이제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로 치부되는 형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모 업체가 상온 핵융합에 거액을 투자하였다고 하여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수소가 미래의 에너지 수단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핵융합 발전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로 부각되는 이유로는, 중동 등의 특정 지역에 매장량이 밀집된 석유와는 달리, 물을 통하여 지구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는 ‘평등한’ 에너지라는 점, 연소할 때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라는 점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수소, 핵융합, 핵, 원자력, 원자력발전소
수소경제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 ⓒ Free photo

 

저명한 저술가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지난 2002년에 낸 ‘수소경제(The Hydrogen Economy)’라는 책에서 석유시대의 종말과 함께 수소 에너지가 몰고 올 정치경제, 사회문화적 구조의 변화와 전망에 대해 진단한 바 있다. 이 책에서도 소개되었지만, 인류가 사용해 온 에너지의 ‘탈탄소화’ 경향은 이미 진행되어 왔던 것으로, 나무, 석탄, 석유, 천연가스 순으로 단위 질량당 탄소의 수가 갈수록 적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탈탄소화 여정의 마지막에는 수소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형태 자체가 무거운 것에서 가벼운 것으로, 물질적인 것에서 비물질적인 것으로 진보해 온 것을 감안하더라도 미래의 에너지가 수소라는 데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장점이 많은 수소는 현재 수준에서 자유롭게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수소는 대부분 물의 형태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분자 형태의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물로부터 분해해 내어야만 한다. 또한 수소 분자를 생산했다고 해도 자체의 특성 때문에 보관, 이용, 수송 등이 무척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수소가 지구상의 바닷물에 포함된 거의 무진장한 자원이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물을 구성하고 있는 형태의 수소는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다. 수소는 탄소화합물의 경우처럼 산소가 아닌 다른 원소와 결합하고 있을 때, 또는 홑원소 물질로서의 수소일 경우에만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수소를 에너지 수단으로 사용하려면 물에서 분해하기 위한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며, 그 양은 얻어진 수소가 제공하는 에너지보다 항상 클 수밖에 없다. 이를 무시하는 사람은 무지하거나, 대중을 의도적으로 기만하려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수소, 핵융합, 핵, 원자력, 원자력발전소
수소연료전지 버스의 운행 모습. ⓒ Free photo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들은 송유관 등을 통하여 운송할 수 있으므로 에너지의 저장과 운반, 배분이 가능한 이용매체이자 그 자체가 에너지원도 된다. 그러나 수소는 자체가 에너지원인 것이 아니라, 일종의 에너지 운반체이며 전기처럼 따로 만들어내어야 하는 제2의 에너지 형태이다.

따라서 결국 인류의 미래 에너지 문제는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혹은 다른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나 핵융합발전 등을 활용하여 충분한 수소를 생산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수소는 또한 차세대 자동차의 동력원인 연료전지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연료전지는 화학반응을 통하여 전기에너지를 얻는다는 점에서 1차 화학전지와 원리가 같으나, 다만 외부로부터 반응물질을 계속 공급해 주기 때문에 충전 없이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해낸다는 데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연료전지는 1960년대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의 전력 공급용으로 이용하면서부터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자동차, 모바일 기기 등으로 실용화 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매우 최근의 일이나, 그 개념이 나온 것은 내연기관보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연료전지가 주목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 자체가 곧 하나의 미니 발전소가 될 수 있으므로, 송전 방식으로서 ‘분산 전원’이라는 새롭고 혁신적인 시스템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중앙 집중화된 전력 생산 및 공급 시스템을 대신하여, 각 가정, 건물 등에 작은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면, 모든 사람이 에너지의 소비자인 동시에 잠재적인 에너지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월드와이드웹(WWW)의 인터넷 통신망에 비견되는 수소 에너지망(HEW)이라는 분산적 시스템의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적인’ 에너지 권력 시대에 들어설 수 있으며, 저렴한 수소 에너지는 제3세계를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여 세계 권력구조의 재편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150달러 이상을 상회하는 고공행진을 할 때에 수소경제가 크게 주목을 받다가, 그 이후 세일가스 등 새로운 화석연료가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 역시 크게 줄어든 듯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및 환경 문제 등을 감안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인류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에너지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 수소, 핵융합, 핵, 원자력, 원자력발전소
미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했던 연료전지. ⓒ Free photo

 

출처

1

블로그지기
블로그지기
삶에 활력(力)을 더하는 이야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