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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확산을 반대한 원자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

  • 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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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에너지는 인류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X-선으로 뼈의 상태를 알아보고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며 방사선을 이용해 암을 치료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오펜하이머가 있습니다.  그는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제조를 감독한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데요, 원자와 분자의 양자역학과 원자핵론, 우주선 샤워이론, 중간자론 등 다양한 연구를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물리학자로서 많은 연구자를 양성하며 미국 이론물리학의 지도자 역할을 한 오펜하이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원자력을 선물한 천재 물리학자>

1904년 뉴욕의 독일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오펜하이머는 어릴 적부터 다재다능했습니다.
그는 학창시절 자연과학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였을 뿐 아니라 라틴어, 그리스어, 역사, 미술 등의 성적도 뛰어났다고 합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그는 당시 물리학의 중심지였던 영국 케임브리지 캐번디시연구소에서 공부한 뒤, 독일 괴팅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의 지도교수는 당대 최고의 양자 물리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독일의 막스 보른이었습니다. 학위를 딴 오펜하이머는 귀국해 UC버클리에서 강의를 하며 이 대학교를 미국 양자역학의 중심지로 만들었습니다.

유능한 물리학자로 순탄한 삶을 살던 오펜하이머의 인생은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소장에 임명되며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이 연구소는 핵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창설된 미국 정부기관이었고, 맨해튼 프로젝트(제2차 세계대전 중 진행된 미국의 원자폭탄 제조계획)의 핵심 부서였습니다.

오펜하이머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성격을 180도 바꿔야 했습니다. 그는 군복을 입고 100여 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지휘하며 핵무기 개발을 총괄했습니다. 그는 뛰어난 지휘 능력을 발휘해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과학자들로부터 ‘진정한 지도자’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소장을 맡은 지 2년 만인 1945년 7월 16일에 ‘트리니티’라는 암호명의 원자폭탄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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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펜하이머의 기쁨은 거기까지였습니다.
1945년 8월 6일 은빛날개를 반짝이며 날아간 미국의 B29 폭격기는 ‘리틀보이’라는 이름의 우라늄235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에 투하했고, 14만 명의 목숨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오펜하이머는 그제야 자신이 어떠한 일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됩니다.

전쟁을 끝내는 평화적 수단으로 쓰일 줄 알았던 원자폭탄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악마의 무기로 쓰이자 그는 심한 양심의 가책에 시달렸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이후 적극적인 반핵주의자가 되어 수소폭탄 개발정책에 반기를 들다 1950년대 미국에 몰아닥친 극단적 반공주의 열풍인 매카시 파동에 휘말리게 됩니다.

젊은 시절 한때 공산주의자들과 어울린 전력이 있었고, 또 핵 확산을 줄곧 반대해온 오펜하이머는 자연히 이 마녀사냥의 표적이 됐습니다. 미국과학자연맹은 오펜하이머에 대한 혹독한 심문에 반발했고 이들의 항의로 더 이상의 치욕은 면했지만, 그는 계속 정부기관의 주목과 감시 대상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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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에너지위원회 자문위원회 의장 등 정부의 여러 자문 활동을 맡으며 핵무기 확산을 최소화하자는 주장을 펼치던 오펜하이머는 매카시 파동 이후 미국 보수 세력에 의해 반미주의자로 몰리며 한동안 은둔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그는 1963년 물리학 분야 최고 영예인 엔리코 페르미 상을 수상하며 명예회복을 합니다.

하지만 명예회복이 오펜하이머에게 정신적인 자유까지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후에도 “나는 세계의 파괴자, 죽음의 신이 되었다”고 자책하다가 1967년 후두암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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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불’로 불리는 원자력의 발명은 흔히 불의 기원과 함께 이야기되고는 합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하는데요.

오펜하이머의 삶이 신화 속의 프로메테우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펜하이머의 일생을 다룬 책의 제목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물리학자였지만 원자폭탄 개발자라는 멍에를 지고 평생을 살아야했던 오펜하이머, 과학기술의 산물로 살아가는 우리가 영원히 기억해야할 이름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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