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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따라가는 여행] 양양양수발전소 맛집과 여행지를 소개해요♥

  • 201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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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양수발전소

바다는 동해요, 강은 남대천이며, 산은 설악이다. 물치항에서 남애항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은 낙산도립공원과 절벽 위의 소나무가 절경인 하조대를 품고, 투명한 물이 흐르는 남대천은 여전히 은어와 연어 등의 산천어를 품으며, 숨은 비경 진전사와 둔전계곡은 고요함을 품는다. 한라산,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설악산은 한국의 등뼈답게 민족의 수난과 비극을 고스란히 겪어냈음에도 여전히 비경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곳을 품은 곳이 해오름의 고장 양양(襄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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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의 축제, 물치항에서 남애항까지

박명(薄明)의 새벽, 수평선은 짙고 푸르며 별은 아직 지지 않았다. 밤과 낮의 경계가 미묘한 그 짧은 시간 부지런한 여행자들이 하나 둘 바다를 향해 걷는다. 침묵은 무언의 약속. 간혹 몸짓으로 젊음을 표현하는 청춘들이 있으나 전혀 거슬리지 않는 것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그리움 혹은 부러움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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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윗 가장자리가 수평선과 맞닿으면 짙고 푸른빛은 붉은빛으로 서서히 색을 달리 하고, 총총했던 별들은 이내 사라지고 없다. 마침내 해가 떠오른 것이다. 그 순간 양양 낙산의 일출은 용솟음치듯 장엄하고, 하조대의 일출은 바위 절벽 독야청청 소나무를 배경으로 떠올라 장관이며, 물치항과 남애항의 일출은 해가 두 개의 등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 더욱 낭만적이다.

일 년 삼백육십오일 매일 뜨고 지는 해는 유일하건만 바다에서 그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유별하다. 이생진 시인의 시처럼 ‘어느 동쪽에도 그만한 해는 솟는 법인데’ 유독 자기가 있는 곳에만 해가 솟는다고 여긴다. 시인은 그것을 ‘착각’이라 했으나, 그와 같은 ‘착각’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꿈에도 못 잊을 폐사지 진전사에서 숨은 비경 둔전계곡까지

설악산 둔전골 초입, 유홍준 선생이 ‘꿈에도 못 잊을 폐사지’라 한 진전사(陳田寺)가 고요하다. 심심산천(深深山川)이란 바로 이런 곳을 가리켜 하는 말이겠다. 도의(道義), 일연(一然), 보조(普照) 등 득도한 선사들이 창건하고 거쳐 갔으니 지난 날 그 위엄이 대단했을 것이나 지금은 당시의 흔적으로 보이는 삼층석탑과 도의선사의 묘탑으로 추정되는 석조 부도만이 남았고, 짐작되는 절터에는 요사채 같은 절집 두 채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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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냥으로 들은 사람들만 어쩌다 오가는 까닭에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진전사는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의 높이와 마주한다. 그 높은 자리에서 오래된 절터를 지키며 사람을 반기는 것은 덩치 큰 삽살개 한 마리. 온 몸으로 달려 나와 살갑게 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삼층석탑과 도의선사 묘탑까지 길을 안내해 준다. 왜 사람들이 그곳에 가는지 녀석은 알 수 없겠으나, 누구나 진전사에 오면 당연히 발걸음을 하니 자연스럽게 방향을 잡는다. 그러나 그렇게 머무는 시간이 너무도 짧은 탓에 녀석은 둔전계곡 초입까지 앞서 내달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라 몇 번을 일러도 들은 척을 않는다. 고즈넉한 산중 생활의 외로움일랑 사람이나 개나 매 한가지. 터벅터벅 진전사로 향하는 녀석의 뒷모습은, 그래서 한동안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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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 들어가는 둔전계곡은 숨은 비경이다. 진전사까지 왔던 사람도 저수지에 가려진 계곡을 미처 못 보고 그냥 돌아가며, 작정하고 양양 여행을 하는 사람도 설악산, 낙산, 남대천 같은 유명한 곳만 돌아볼 뿐 그 숨은 비경을 끝내 놓치고 만다. 멀찌감치 떨어져 지어진 두 채의 집이 있긴 하지만 조용하게 거하여 물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래서 양양 사람들은 둔전계곡을 외부 사람들에게 일부러 알리려 하지 않는다. 물 위로 뛰어 오르는 산천어와 봄부터 늦가을

까지 피고 지는 야생화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겨 다니며 노니는 작은 생명들을 지켜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니 둔전계곡에 가시려거든 마치 아니 다녀 온 듯 다녀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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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과 단풍과 폭포의 향연, 흘림골에서 주전골까지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을 통제했던 흘림골이 사람들에게 다시 길을 내 준 것은 20년 만인 2004년. 그러나 2년 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흘림골은 다시 길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수마가 할퀴기 전의 흘림골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너무도 달라진 풍경에 안타까워하며 그 길을 걷는다. 곧았던 나무는 뿌리 채 뽑혀 여기저기 나뒹굴고, 등산로 쇠난간은 엿가락처럼 휘어졌으며, 햇살에 반짝반짝 빛이 났던 바위는 뭉텅 잘렸거나 모나게 깎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자연의 기운은 여전하여 불제자 일곱 형제가 선녀탕에서 목욕하는 선녀를 바라보다 그대로 바위가 되었다는 칠형제봉도 그대로요, 대청봉과 한계령을 한눈에 품을 수 있는 등선대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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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심폭포, 등선폭포, 십이폭포, 용소폭포도 심하게 가문 날을 제외하고는 제 자태를 드러낸다. 신록의 여름에는 보랏빛 노루오줌과 흰빛 숙은노루오줌이 지천이며, 운이 좋은 날에는 바위 절벽에 핀 에델바이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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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객들은 흘림골에서 주전골까지 단숨에 걷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매우 힘에 부쳐 한다. 등선대 직전에는 깔딱고개도 있고, 오름과 내림이 만만치 않으며, 크고 작은 돌들로 덮인 구간도 계속 이어지므로 자칫 산객의 말만 믿고 산행을 나섰다가는 다치기 십상이다. 계곡이 넓어지는 주전골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길은 긴장을 늦춰도 괜찮다 한다.

그리고 그 지점에 이르면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흘림골에서 주전골까지 가장 많이 보였던 단풍나무가 가을이 되면 얼마나 곱게, 왔던 길을 물들일까 미리 짐작되기 때문이다. 해서 여름날 신록 여행은 가을날 단풍 여행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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