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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가 있는 풍경] 한강수력본부 주변 풍경

  • 20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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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는 우리의 젊은 날이 있다. 청량리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 북한강 물빛과 마주하고, 그 너울거리는 물빛에 비치는 산과 굽은 길이 있으며, 뻔한 주머니 사정으로 배불리 먹을 수 없어 더욱 생각나는 닭갈비와 막국수의 추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현재의 젊은 날을 만끽하는 청춘들도 여전히 배낭을 둘러메고 강촌으로 MT를 온다. 어디 그 뿐인가.

작은 독립국가를 선언한 공화국 남이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나며, 세 개의 커다란 호수에는 자전거길까지 만들어져 고즈넉한 풍경을 달린다.

 

 

 

 언어가 같은 다른 국적의 섬, 남이섬

 

남이섬은 ‘나미나라공화국’ 국적의 주식회사다. 그래서 남이섬으로 가는 모든 티켓은 ‘여권’이며, 업종이 ‘종합휴양업’답게 즐겁게 걷고, 보고, 먹고, 쉴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출입국 절차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에서 밟지만, 입국지는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이다.

북한강을 가운데 두고 강 이쪽과 강 저쪽이 나뉘기 때문이다.

남이섬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배로 5분 만에 도착하거나 짚와이어로 1분 만에 도착하거나. 배는 가평나루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관광객들을 쉴 새 없이 실어 나르고, 짚와이어는 개장 2년 10개월 만에 누적 탑승 10만 명을 돌파했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익스트림 레포츠로 자리 잡았다. 그 풍경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삼성공화국보다 더한 기업이 나미나라공화국 되시겠다.’

남이섬 사람들은 섬 안에서 살지 않고 섬 밖에서 산다.

공화국 전체가 하나의 기업이라 거하는 이가 없고, 한류 열풍을 타고 찾은 아시아 관광객들 속에 섞여 출퇴근한다. 모두 주식회사 남이섬의 직원인 셈이다. 강물이 들고나는 깊이에 따라 형체를 드러냈다 사라지기도 하는 인어조각상 옆 남이나루에 배가 닿으면 그들만의 일상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의 짧은 여행은 숲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된다.

남이섬의 숲길은 중앙잣나무길과 송파은행나무길이 한 가운데로 곧게 이어져 있고, 산딸나무, 편백나무, 수양벚나무,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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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 아카시아나무, 상수리나무, 메타세쿼이아 군락지가 북한강을 따라 에둘러 이어져 있다.

위로는 쭉쭉 뻗어 올린 가지가 틔운 잎들이 계절마다 다른 하늘빛을 만들어내고, 아래로는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과 종교를 초월한 스님과 수녀님들이 정답게  어간다.
그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은 하트 모양으로 쓸어 모은 낙엽, 잰 몸으로 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다람쥐, 사람과 더불어 살기에 익숙해진 사슴과 타조와 토,
버려진 것들을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조형물, 물빛에 너울거리는 갈대, 주변의 풍경을 반영하는 작은 연못,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 장소 등이다.
평범한 것은 지양하고, 발칙한 상상을 지향하여 지금의 ‘나미나라공화국’ 국적의 주식회사가 된 면적 46만 평방미터에 둘레 5km의 작은 섬은, 그러한 것들로 ‘동화의 나라’ ‘꿈의 한 조각’으로 기억된다.

해서 남이섬은 현실과 이상 그 경계에 놓인 섬이다.

댐이 만들어 낸 내륙의 바다 춘천호, 의암호, 소양호 춘천호(春川湖), 의암호衣巖湖), 소양호(昭陽湖)는 춘천댐, 의암댐, 소양댐이 만들어낸 내륙의 바다다. 춘천호는 춘천시 북쪽에, 의암호는 춘천시 서쪽에, 소양호는 춘천시와 양구군과 인제군에 걸쳐 있다.
비스듬한 삼각점을 이루고 있는 세 개의 호수는 운무에 싸였다가, 햇살에 말갛게 드러냈다가를 반복하며 1년 365일 내내 호반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그 풍경도 비슷한 듯 각각 달라 내친걸음이면 모두 들렀다 가게 된다.
좌대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곳이 바로 춘천호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을 떠올리게 하는 춘천호는 상류 쪽으로 화천댐의 파로호와 가깝고, 하류 쪽으로 의암호와 연결되어 산세가 수려하다.
그 산세가 새벽에 피어오른 물안개와 어우러지면 너무도 몽환적이어서 현세인지 내세인지 갑자기 가늠이 되지 않는다. 방외지사(方外之士)의 삶을 사는 이가 아니라면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움츠려드니 기를 흩트리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자칭 낚시꾼이라 하는 사람들도 새벽의 춘천호에서는 강물에 드리운 낚시찌처럼 정신을 꼿꼿이 세운다. 옆으로 길게 누운 섬들이 보이면 그곳이 바로 삼악산(三岳山)자락에 안긴 의암호다. 상중도와 하중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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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뉘는 중도(中島)가 먼저 보이고, 삼악산에서 내려다보면 꼬리 잘린 붕어가 떠 있는 것 같다는 붕어섬이 아스라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의암호 호반 드라이브 길의 진미다. 춘천댐과 의암댐 사이의 이 호반길은 20km로 호수를 내리 끼고 달릴 수 있으며, 거듭 꺾어지는 산허리를 따라 흐르는 풍경이 아름다워 점점 속도를 늦추게 된다. 섬에서 날아오른 새떼가,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풍경이, 역광으로 더욱 눈부신 물빛이 어우러지는 오후에는 마땅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하염없이 바라보게도 한다.
저만치 다수의 사람들을 실은 유람선과 소수의 사람들을 실은 작은 여객선이 보이면 그곳이 바로 소양호다. 유람선은 의암호를 두루 돌아 나오고, 여객선은 청평사(淸平寺)를 오간다. 유람선으로 의암호를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 그러나 풍경이 어찌나 지조 있게 일관된지 마치 정지된 시간 속을 머물다 빠져나온듯하여 몇 분만 지나면 움직이는 이가 없을 정도다. 반면 청평호로 향하는 작은 여객선은 10분 만에 오봉산 아래 절집 ‘청평사’와 연결되어 있고, 청평사까지 이어진 길은 산과 계곡 사이라 사브작 사브작 고요하게 걷게 하니 따로 마음 비울 일이 없다.
이즈음, 그 세 개의 호수에 비친 산과 나무와 길이 가을빛에서 겨울빛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서리꽃이 지고나면 눈꽃이 상고대로 피어날 것이고, 호수 위로 피어오른 물안개는 그대로 언 꽃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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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 느린달/ 사진 : 이영균

– 출처 : 수차와원자로 2013년 11월호 

http://ebook.khnp.co.kr/Viewer/NBG49WU7ZC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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