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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난치병에서 해방시킬 구세주?

  • 201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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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pig (+/-1 month)

돼지는 ‘저팔계’나 ‘피글렛’, ‘아기돼지 삼형제’와 같이 만화와 동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친숙한 동물입니다.

그런데 이 돼지가 뜻밖에도 사람을 살리는 중요한 존재로 부각 되고 있다는 사실, 혹시 아세요?

최근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한미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화된 돼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난치병 치료의 신기원이 될 ‘인간화된 돼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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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삼겹살’ 사랑이 유별난 우리나라 사람들을 비롯한 전세계인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인류가 돼지고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 가축의 맛과 영양이 뛰어날 뿐 아니라 번식성이 좋아 대량사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과학이 발달하며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돼지의 겉모습은 사람과 전혀 다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동물 중 사람과 가장 비슷한 장기구조와 생리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난치병을 연구하고 인간에게 장기이식이 가능하도록 연구하고 있는 돼지는 일반 사육장에서 키우는 돼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바로 ‘인간화’ 과정을 거쳐야 하기때문입니다. 돼지 특유의 면역기능을 없애고, 인간의 장기를 이식해도 거부반응이 없도록 하는 기술은 꽤 오래전부터 과학계의 중요한 연구 과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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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실험대상으로 삼은 연구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로마의 의학자 갈레노스는 인간의 몸을 이해하기 위해 돼지, 원숭이, 염소 등을 해부했습니다.

이 동물들의 장기와 뼈, 근육을 살펴보며 인간의 몸속을 유추했던 거죠.

그런 방식의 연구는 현대에까지 이뤄졌고, 그 결과 많은 과학적 성과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과 연구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물실험의 결과물은 어디까지나 동물 특유의 특성에 한정된 것으로 인간에게 바로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류의 질병 퇴치를 위한 보다 획기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시도로 새롭게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인간화된(humanized) 동물’ 개발이 연구됐습니다.

 

Abstract DNA

돼지는 잡식성으로 사람과 식습관이 비슷하고 장기의 구조와 크기, 생리적인 특성 등이 유사해 이종간 장기이식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물로 손꼽혀 왔습니다. 문제는 인간과 돼지의 면역체계가 다르다는 점이었죠.

 

따라서 ‘돼지의 인간화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면역체계와 다른 돼지의 면역체계를 조작해 거부반응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처음 시도된 것은 단 한 마리의 세균에도 감염되지 않은 ‘무균돼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1973년 세계 최초로 무균돼지를 만든 것은 재미 한인 의학자인 시카고대학교 김윤범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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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이 여섯겹으로 두꺼워 어미 돼지의 면역세포가 태아 돼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김 교수는 제왕절개를 통해 면역 제로 미니 돼지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 우리나라 연구팀이 김 교수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무균돼지의 세포를 떼어 내 인간면역유전자(hDAF)를 집어넣은 형질 전환 복제돼지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종간 장기이식용 복제돼지입니다.

 

하지만 장기이식용 복제돼지의 장기는 아직 사람에게 곧바로 이식할 수 없습니다.

돼지에만 존재하는 ‘리트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간화 돼지’연구는 한동안 장기이식보다는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세포이식을 통한 난치병 치료에 집중되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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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진회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팀과 미국 미주리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인간의 장기를 이식해도 아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면역 결핍 돼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간화된 돼지’가 면역력을 제로화 시키고 인간면역유전자를 넣은 복제돼지라면 이번에 개발된 돼지는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하는 유전자 자체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번 성과는 그간 미국과 일본 연구팀의 연이은 실패 끝에 우리가 이뤄낸 쾌거이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사람의 탯줄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 돼지에 이식해 아무런 거부 반응 없이 모든 세포와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인간의 어떤 세포를 돼지에게 이식해도 문제없이 자랄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면역 결핍 돼지는 인간의 질병치료 연구에 최적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돼지를 이용하면 인간의 암세포를 돼지에게 이식해 암이 발달하고 전이되는 과정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또 인간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인간의 혈액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이종간 장기이식의 실용화에 걸림돌이 되어 온 리트로 바이러스의 인간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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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결핍 돼지에 앞서 개발된 연구용 면역 결핍 생쥐가 있습니다. 이 생쥐는 크기가 너무 작고, 가격도 한 마리에 수십만원이 넘습니다.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은 신약 후보 물질의 전임상시험에서 큰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면역 결핍 돼지를 양산할 수 있다면 그 경제적 가치는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돼지가 인간의 생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킨 구세주로 추앙받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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