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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가 사실은 식물의 공격무기?!

  • 201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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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시작과 함께 산과 들의 녹음도 짙어지고 있습니다.

녹음이 짙어지면 숲속 나무들이 뿜어내는 ‘천연 살균제’ 피톤치드의 방출량도 늘기 시작해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 최대치에 오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피톤치드 삼림욕을 즐기려고 숲을 즐겨 찾습니다.

피톤치드는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기관지염의 완화 효과, 심폐 기능 강화, 피부 소독과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피톤치드가 사실은 식물의 공격무기라는 사실 알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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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숲속에 들어가 삼림욕을 하면 심신이 안정되고 건강해지는 기운을 받는다고 합니다.

숲속에서 우리가 맡을 수 있는 식물 특유의 상쾌한 향과 기운인 ‘피톤치드’의 영향 때문입니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을 뜻하는 ‘phyton’과 죽이다란 뜻의 접미사 ‘cide’가 합쳐진 말로, 식물이 곤충, 세균,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입니다.

피톤치드는 어떤 특정한 화학 성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수목이 만들어내는 살균 작용을 가진 모든 화합물을 총칭하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이름은 1937년 러시아의 생화학자 토킨이 붙인 ‘파이톤사이드’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입니다.

 

식물에게 있어 이 물질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공격무기이자 하나의 생존 전략인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고요하고 평화롭지만, 숲속 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생물이 뒤엉켜 살고 있는 만큼 생존경쟁이 치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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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에 뿌리를 박고 조용히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식물이지만 알고 보면 그들의 인생도 꽤 바쁩니다.

같은 종끼리 암호를 교환하고 적을 공격하기 위해 다양한 물질을 내뿜으며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도 동물처럼 주변상황이나 자극에 따라 반응합니다. 천적 또는 공생이냐에 따라 방출하는 물질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곤충이나 미생물의 공격을 받아 희생될 수 있기에 식물들도 그들만의 무기를 발달시켜 온 것입니다.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아카시아’는 염소나 영양이 자신의 잎을 뜯어먹으려 하면 나뭇잎의 타닌(tannin) 성분과 단백질을 결합시켜 소화가 잘 안 되는 성분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잎을 뜯겼을 경우 아카시아는 즉각적으로 특정한 화학물질을 발산하고, 그 화학물질을 전달받은 주변의 아카시아도 열심히 화학반응을 해 잎을 맛없게 만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염소나 영양과 달리 아카시아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생물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개미입니다. 초식동물이 다가오면 개미들은 집단 공격을 함으로써 아카시아 나무를 보호합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아카시아는 개미만이 먹을 수 있는 물질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이 물질에는 단백질 분해 효소의 기능을 저해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다른 곤충은 먹어도 양분을 얻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는 개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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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외에도 개미와 공생관계인 나무가 있습니다. 아마존의 열대 우림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히수타(Duroia hirsuta)’라는 나무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프레드릭슨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히수타 나무에 집을 짓고 사는 슈마니 개미는 포름산(formic acid)이라는 독소를 분비해 다른 식물들을 죽인다고 합니다.

즉, 히수타가 개미에게 집을 제공하면 개미는 그 대가로 포름산을 분비해 다른 식물을 죽여 히수타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또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니나 파토우로스 박사팀이 미국 공공과학도서관회지(PLoS ONE)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흑겨자’는 자신의 잎을 갉아먹는 해충을 막기 위해 말벌과 공생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즉, 흑겨자 잎에 양배추나방이 알을 낳으면 잎과 알이 만난 부분에 특정 화학물질이 만들어지고, 이 신호를 통해 냄새를 맡고 찾아온 말벌이 양배추나방의 알에 다시 알을 낳는 것입니다.

양배추나방의 알이 부화한 말벌 애벌레가 먹고 살 양식이 되는 것입니다.

흑겨자는 말벌을 통해 자신을 공격할 애벌레를 막게 되고, 말벌은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는 먹이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식물과 나무들은 자신의 몸에서 화학성분을 배출해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때로는 다른 생물들과 상부상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땅속에 뿌리를 둔 채 햇볕과 비를 맞으며 수동적으로 사는 것 같지만, 이들 역시 자연이란 광범위한 생태계 안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여름, 숲에서 피톤치드를 맡는다면 그 피톤치드가 열심히 생을 살아가느라 고생하는 식물들의 노력이 깃든 땀방울이라는 사실을 한번쯤 기억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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